특별기획Vol.226.봄호

고등학교 개방 –
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

|임유원

Ⅰ. 추진 배경

지난 정권의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사실상 고교 체제 서열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날 교육계에서는 일반고의 위기적 상황에 대한 극복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일반고 침체의 원인은 외적으로는 불평등한 고교 체제에 기인하지만, 내적으로는 그동안 학 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다양한 요구와 선택권을 무시한 채 문·이과 중심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과정으로만 운영해 온 데서도 원인과 대책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 학생 선택 교육과정이 도입된 것은 7차 교육과정 이후 20년이 되어가고 있으나, 아직 학교 현장에서 학생에게 과목 선택권은 극히 제한적이며 학생들은 학교에서 짜주는 대로 과목을 배우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일반고 학생들이 희망하는 교육과정과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현황 사이에는 격차가 크다. 오늘날 일반고에는 학력 격차, 학업 의욕, 희망 진로 등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학교가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 진로 희망과 학교교육과정의 불일치로 인해 학생의 자발적인 학습동기가 저조하고 교사들의 수업 의욕도 침체되어 고등학교가 행복한 배움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고교원들도 교육과정 다양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편이지만, 현실적으로 문·이과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의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이과로 양분된 수능시험 체제, 성취평가제로 수업과 평가를 시행하면서도 교과 내신 등급을 산출해서 반영하는 대입전형, 학교 교원 수급의 경직성 등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적 장애 요소들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시대적 요청으로서 고등학교 교육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지식, 학력, 역량의 변화에 따라 고등학교교육은 단지 대학입시 준비를 넘어 주체적 삶을 개척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워야 한다. 또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이른바 ‘인구 절벽’의 상황에서, 학생 한 명을 소중히 여기며 가능성과 잠재력을 찾아 키워주는 교육과정 운영의 혁신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우리교육청은 2016년 4월에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 체계를 발표하였다. 관행적으로 편성되고 있는 경직된 교육과정 체제에서 탈피하여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교육과정체제로의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전제가 되는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학생의 진로탐색 및 개인별 맞춤 교육과정을 2018년부터 실질적으로 가능케 하는 체계적인 안내와 준비·지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2016년 하반기 시범운영에서 개방형 교육과정 7개교, 연합형 교육과정 11개교 등이 참여하였으며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업무매뉴얼을 개발하고 집중적인 컨설팅과 워크숍 등을 제공하고 있다.

Ⅱ. 추진 근거

일반고등학교 및 고등학교 교육과정 관련 법령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76조의3(고등학교의 구분)
① 일반고등학교(특정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반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고등학교)
초중등교육법 제48조(학과 등)
② 고등학교의 교과 및 교육과정은 학생이 개인적 필요·적성 및 능력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하여져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 학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학생이 이 교육과정에 제시된 선택 과목의 개설을 요청할 경우 해당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이 경우 시·도 교육청이 정하는 지침에 따른다.
• 학교는 학생이 이수하기를 희망하는 일반 선택 과목을 개설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모든 학생이 보통 교과의 진로 선택 과목에서 3개 과목 이상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
–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교육부 고시 제2015-80호, 2015. 12. 3.)

Ⅲ. 추진 목적 및 비전

• 진로 희망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함으로써 학생의 배움의 욕구와 자기효능감을 제고하고, 활기찬 수업과 역동적인 학교 문화 조성
• 경쟁주의적 ‘Number One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다양성을 꽃피워주는 ‘Only One 교육’의 실현
•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더욱 요구되는 융합적인 직관력과 창의성, 소통과 협력을 통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교육과정 운영
• ‘단위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학교 간’ 협력 교육과정의 혁신을 통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의 실질적 확대 및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 기반 마련

일반고 교육과정 운영 혁신의 비전
● 학생을 능동적인 배움의 주체로 세우며, 자기 삶의 가치와 미래의 희망을 찾게 하는 교육과정 ● 교사에게 교육과정 운영의 재량권을 부여하고, 학교 구성원의 관계 혁신을 통해 교육활동의 역동성이 살아나는 교육과정 ● 급변하는 미래의 직업세계 및 인공지능 시대를 앞서가는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교육과정

Ⅳ. 주요 추진 내용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하여 단위학교 차원에 그치지 않고 학교연합 및 지역사회와 연계·협력하는 종합적인 교육과정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지원한다.

개방 - 연합형 종합 캠퍼스 교육과정
◑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 학생들이 특정 진로과정의 교과목에 제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과목 선택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며 개별 교육과정을 형성해가는 방식 ◑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교과목이나 특성화된 중점과정을 학교 간 협력에 의해 공동 운영하며 확장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 ◑ 종합캠퍼스 교육과정 다양한 진로 희망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종합적인 교육 기회의 장으로서, 개방형과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등을 통해 멀티 트랙(multi-track)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학교와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체제

1. 단위학교 선택 교육과정의 실질적 운영

•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전제로 학생들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고, 학교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과목을 개설하고 개별화된 이수 경로로 특성화함으로써 개인별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함.
• 학생들이 고정된 계열/과정 없이 ‘개방적으로’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측의 ‘과정 제시형’에서 학생들의 ‘과정 형성형’으로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도록 안내하고 지원함.
• 진로 탐색 및 진로와 연계한 과목들에 대해 최소 5개 이상의 과목(15단위 이상)은 실질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여, 학생 개개인의 이수 경로(과정)를 진로 성장 이력으로 인정하고 관리해 줄 수 있도록 함.
• 대학 진학을 위한 보통교과 중심의 이수 경로 외에도, 진로 탐색, 취업 희망, 폭넓은 교양 등에 대한 학생 요구를 반영하여 전문교과나 대안교과 등의 선택 조합을 통한 다양한 이수경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함.
• 학교의 인적, 물적 여건 상 제한된 선택과목만을 개설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최대한 자신의 ‘선택’에 따라 수업을 찾아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함.
• 학생 과목 선택 확대를 위해서 운용 가능한 학교의 자원을 총결집하고, 기존의 학급 구성 및 수업 형태에 변화를 주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병행함.
• (무계열학급 운영) 관행적인 문·이과 구분에 따른 학급 편성 및 수업 운영을 지양하고, 학생 희망에 따라 선택한 과목별 학급 편성 및 수업 운영함.
– 선택하는 과목에 따라 이동하여 수업을 진행하며, 무학년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 학생 선택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으며, 향후 자유수강 신청을 통한 무학년학점제로 발전할 수 있음.
• (교과교실 활용 및 블록타임 수업) 학교별 여건에 따라 구축되어 있는 교과교실을 적극 활용하여 많은 선택 과목 운영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블록타임 수업 등을 통해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하는 시간표를 운영함.
• (소인수학급 담임제) 인가받은 행정 담임학급제에 추가적으로 소인수학급 담임제를 병행하여 학급당·수업당 학생수 감축을 통한 교육과정 운영의 융통성을 확대함.

2. 학교 간 협력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

•거점학교형
– 거점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인근 학교에서 학생 개별 참가를 통해 공유하는 형태
(거점학교 1개교, 참가학교 다수)

– 운영 방법 : 특정 요일 오후 또는 방과후, 주말(토요일) 등 시간 활용
– 2013년 하반기부터 도입된 협력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2016학년도에 47개교로 확대되었으며, 참가 학생은 연간 5,000명 정도에 달함.

■ 2017 협력 교육과정 거점학교 현황(43교에서 56과정)

– 과학(8), 음악(5), 미술(8), 체육(9), 제2외국어(5), 직업(7), 기타(11) (※기타 : 고급수학Ⅰ, 역사연구, 연기, 시창작, 현대문학감상, 국제경제, 영화영상 등)

•학교연합형
– 인접한 2~4개 학교들이 특정 교과목(또는 과정)을 공동 시간표를 통해 공유하고, 학생들을 교환하여 공동 운영하는 형태

– 교육과정 중점 및 특성에 따른 학교연합형

•위탁교육형
– 산업정보/문화예술정보학교에서 일반고 3학년 대상으로 주4일 직업위탁교육이 시행되어 왔으며, 2016학년도에 2학년 대상으로 확대됨.
– 기술학원, 직업훈련기관 및 지역사회학습장을 활용한 직업위탁교육이 다양해짐

Ⅴ. 교육청의 지원 과제

•학생 선택을 지원하기 위한 선택과목 안내서 개발 및 보급
– 학생·학부모용 교육과정 안내서 및 진로 진학 관련 선택과목 안내서 개발
– 전공과 연계된 선택과목 정보 및 미래사회 직업·진로에 대한 정보 제공
•자유교양과정 교육감 승인 신설과목 개발
– 미래역량을 키우는 창의적인 탐구활동 중심의 교과융합 신설 교과목 및 인정교과서 개발
•2015 개정 교육과정과의 연계 및 지원 방안 마련
– 학생 과목 선택에 의한 학교교육과정 편성 절차 및 업무 매뉴얼 개발 보급
– 과목 선택형 교육과정 편성을 위한 시간표 작성 프로그램 연구 및 개발
•학교 교원 대상 연수 및 워크숍
– 2017학년도부터 선택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육과정 부장 연수 및 일반고 교감·담당
부장 워크숍을 통한 사례 제시 및 현장 적용 지도
– 학교교육과정 혁신 방향에 대한 공감과 인식 제고를 위한 단위학교 컨설팅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을 지원하는 강사 지원
– 단위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를 위한 강사비 등 우선 지원 확대
– 다양한 과목의 강사 인력풀 확보 및 순회강사 연계 배치 지원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전문가 그룹 양성
– 학교 교육과정의 비전을 제시하고, 학생의 진로와 과목 선택 및 학습 코칭을 잘할 수 있는 교사
– 학생 과목 선택에 의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시간표 운영, 교실 배정 등을 계획하고 컨설팅할 수 있는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