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2019 봄호 (234호)

‘과정 중심 지필평가’로서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가치

임종헌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유경훈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원)

1. 평가가 변해야 학교교육을 바꿀 수 있다

현대사회와 미래사회에서는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과 직업생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기초능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정보활용력, 소통능력 등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핵심역량이 생애에 걸쳐 중시될 것이다(유경훈 외, 2014). 그렇다면 학교 교육의 변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학교교육의 핵심은 교육과정과 수업, 그리고 평가라 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혁신되어야 학교교육이 본래의 목표에 부합하며 제대로 된 교육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다(서용선 외, 2014).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과 수업의 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독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뚜렷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단편적인 지식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학생들을 서열화하여 선발·분류·배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형 지필평가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강석, 2014). 이러한 지필평가 방법은 교수·학습 활동의 개선이나 학생의 보다 큰 성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기보다는 교수·학습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학생들의 성취도만을 파악하여 서열화하거나 선발하는 기능만 강조하는 경향이 많다(김석우 외, 2015).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열화를 위한 평가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학습한 것에 대한 평가’가아닌 ‘학습을 위한 평가’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강석, 2014; 이승왕, 2017). 보편적으로 교육평가는 목적 달성을 지향하는 학습자의 향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였는지, 목표실현을 위한 교육의 계획과 과정은 적절한지, 교육목표가 제대로 성취되었는지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김석우 외, 2015).
즉 점수 확인과 서열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진정한 교육과 성장을 위한 평가, 평가의 본래 목적과 역할을 회복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교육계에서는 지필평가에 있어서 기존의 선택형 중심 평가를 벗어나 서술형 평가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평가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권태현, 2012). 서술형 평가는 단편적인 지식만을 암기하도록 조장하는 기존의 평가 방식을 지양하고, 학생의 창의성이나 문제해결력, 정보활용력 등 고등 사고 기능을 파악하고, 개별적인 학습신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백순근, 2002). 즉 서술형 평가는 학생 개인의 특성과 성취를 보다 깊이 파악할 수 있으며, 선택형 평가보다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데 적합하다.
서술형 평가의 필요에 대한 지속적 요구에 의해 국내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지필평가 중에서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강석, 2014). 그러나 단위학교에서 출제되고 있는 지필평가에 있어서 대부분의 서술형 문항도 객관적 점수산출에 초점을 맞추고, 서술형의 실제 의미와는 차이가 있는 단답형 문항이나 괄호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나 단순 사실을 기억해서 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사례가 상당하다(강석, 2014). 하지만 지식은 하나의 ‘정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답’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문영빛 외, 2016), 단순 지식을 암기해서 정답을 작성하는 서술형 평가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의 서술형 평가의 교육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형빈(2015: 63)은 학교 현장에서 평가의 본래적 의미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경쟁적인 대학입시체제에서 학생을 서열화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되고, 평가가 학생의 서열화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평가의 본래 목표와 목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사실이나 단편적 지식을 묻는 평가에서 벗어나,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단계인 해석적 추론, 분석적 추론, 예측적 추론력 등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는 평가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강석, 2014). 즉 새로운 학력 기반의 평가는 선발관에 의해 객관적인 점수 산출에만 집중하는 대신에 학생의 학습 상 문제점을 발견하고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다양한 역량을 비롯한 비인지적 측면까지 강조되는 사회적-교육적 추세를 반영하고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강조되고 있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수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평가체제의 변화가 반드시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단순한 일제식, 객관식 평가로는 학생의 다양한 역량과 비인지적 성취를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평가체제가 변하지 않는 이상 수업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사회에서는 획일화된 평가를 지양하고 평가 방법의 다양화가 예상되므로 (임종헌 외, 2017b), 기존의 전통적 평가 방법은 미래의 4차 산업혁명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평가 패러다임을 서열화를 위한 목적에서 피드백을 위한 목적으로,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모두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경기도교육청, 2013).
과정 중심 평가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 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를 의미한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7: 4). 즉, 과정 중심 평가는 학습의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평가하여 학습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다(온정덕, 2015).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과 평가 활동을 분리시키고 일련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난 후 그 결과 또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평가가 실시되어 온 경향이 크다(전경희, 2016). 하지만 과정 중심 평가에서는 다양한 평가방법과 도구를 사용하여 모든 학생이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여기서 다양한 평가 방법은 평가 빈도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학습증거를 수집함을 의미한다(전경희, 2016).

2. 어떤 평가가 ‘과정 중심’인가

학교 현장에서는 과정 중심 평가라고 하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과정 중심 평가를 수행평가로만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게 좁은 의미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정 중심 평가는 결과보다 과정에 천착하는 평가로, 수업 과정 안에서 실행 및 완료를 추구하고, 수업 과정에 대한 피드백과 성찰을 강조하는 일련의 평가 활동이며, 다음 그림의 개념영역처럼 평가방법 측면에서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모두 가능하다(임종헌·최원석, 2018).

위 그림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행평가는 과정 중심, 결과 중심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지필평가 역시 과정 중심, 결과 중심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교사가 학생들이 수행하여 제출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평가를 실행한다면 그 평가는 수행평가 중에서도 ‘결과 중심 수행평가’라고 볼 수 있고, 교사가 결과물보다 수행 과정 자체를 관찰해서 평가한다면 ‘과정 중심 수행평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1차, 2차 지필고사)처럼 학업성취결과를 측정하는 평가는 ‘결과 중심 지필평가’이며, 수업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내용적으로 수업 과정의 성장 경험을 담는 지필평가는 ‘과정 중심 지필평가’라고 할 수 있다.

3.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무엇인가

학교 현장에서 정기고사(지필평가)에 활용되는 문항 유형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서술형 평가는 서답형 문항 구분에 포함되는데, 서술형 평가는 학생들로 하여금 주어진 문제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지식이나 의견 등을 직접 서술하도록 하는 평가 방식이다.
이는 영어의 에세이 테스트(essay test)를 번역한 것으로 흔히 주관식 평가라고 한다. 서술형 평가는 학생들의 사고능력과 수행능력 모두를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며(김래영 외, 2013), 학생이 알고 있는 정보나 지식을 활용하여 설정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분석, 설명, 해석하거나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 유형이다(백순근, 2002). 즉 서술형 평가는 소위 객관식이라고 불리는 선택형 평가와는 달리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고 학생의 특성과 지적 수준을 보다 심층적으로 평가하고, 보다 다양한 역량을 함양하는 평가라 할 수 있다. 논술형 평가는 서술형 평가와 유사하지만 상대적으로 학생이 작성해야 할 분량이 많고, 개인의 생각이나 주장을 창의적이고 논리적이면서 설득력 있게 조직하여 작성하는 것이 강조되는 평가이다(백순근, 2002).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가 서로 구별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술형 평가 내에 논술형 평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며(강석, 2014), 본 연구에서도 문맥에 따라 혼용 또는 병용하여 사용하였다.
서술형·논술형 평가 확대의 근본 취지는 지식 중심의 평가를 넘어서 역량 중심의 평가로 전환하는 데 있다(김석우 외, 2015). 즉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함양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학교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된다면 바람직한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장단점을 고려하고 학교 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서술형 평가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러 연구자들이 정리한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장점과 효과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김래영 외, 2013). 즉 학생들이 문항이 지시하는 범위 내에서 보다 자유롭게 사고하여 답을 서술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자유로운 표현과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둘째,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창의력, 표현력, 문제해결력과 같은 다양한 역량을 측정하고, 학생들의 추론, 해석, 적용의 과정을 포함하여 평가한다(김명숙 외, 2010).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거나 단순 암기 지식을 단답형으로 작성하는 간접적 반응을 평가하지 않는다. 즉 학생 스스로 자기의 지식이나 기능을 다양한 역량을 바탕으로 활용하게 되는 직접적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기주도적 역량은 물론, 보다 다양한 역량들을 활용하게 되고, 이를 평가-피드백 할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 태도 개선에 효과적이다(김석우 외, 2015). 서술형 문항은 개념이나 원리 적용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이를 학생들이 자신의 말로 표현하여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서술형 평가를 통해 개념을 활용하고, 정의를 내리며, 원리를 적용해 보는 학습 활동을 하게 되고 이는 학생들의 학습태도에 변화를 가져온다. 넷째, 학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강석, 2014). 교사들은 문항을 보다 깊고 넓게 다룰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 개개인의 사고와 지식의 폭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해당 주제에 대해 학생이 이해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한편 학교 현장에서는 사실상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위와 같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다음의 여러 단점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강석, 2014; 김석우 외, 2015; 김명숙 외, 2010; 성태제 외, 2013).
선행연구들이 밝힌 단점 및 저해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업무적 부담의 증가이다 (김석우 외, 2015).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채점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즉 채점 자체에 대한 부담, 채점 소요 시간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다. 둘째, 타당도와 신뢰도의 문제이다(성태제 외, 2013). 서술형 평가는 채점하는 사람에 따라 채점결과가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사람이라고 하여도 상황이나 여건 등에 따라 채점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선택형 평가에 비해 평가결과에 대한 타당도나 신뢰도 문제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서술형· 논술형 평가에서는 선택형 평가에 비해 문항 표집 수가 제한된다(강석, 2014). 즉 시간이나 공간의 한정에 따라 많은 문항을 출제하기가 어려우며, 측정을 하지 못하는 학습목표가 생길 수 있다. 넷째, 교원의 서술형·논술형 평가 전문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김석우 외, 2015). 즉 교사들은 평가와 관련된 전문적 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거나 적고, 교사 스스로도
전문적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활동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05).
이처럼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교육적 장점이 분명히 있음에도 시행 과정에서의 단점이 부각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의 정착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본 연구에서는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부각시킨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촉진 요인을 드러내고자 한다.

4. 학교의 서술형·논술형 평가, ‘과정 중심 지필평가’로 재구조화 하자

초·중등학교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지필평가 유형인 선택형·단답형 지필평가는 학습 결과를 정확하게 평정하는 데는 적절하지만, 학습 과정을 읽어내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사교육으로 대표되는 학교 밖 학습경험보다 학교 안에서의 학습경험에 대한 충실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데 어느 정도 교육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강조되고 있는 ‘과정 중심 평가’는 평가 방법 측면에서 수행평가 뿐만 아니라 지필평가로도 활용이 가능하므로(임종헌·최원석, 2018) 지필평가에 과정 중심 평가를 녹여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비로소 학교 교육에 과정 중심 평가가 정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초·중등학교에서 ‘과정 중심 지필평가’로서 서술형·논술형의 정착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1.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확대한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과정 중심 지필평가’로서의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학의 논술시험처럼 학생의 지식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은 결과 중심 지필평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방향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해석한다면 학교 교육 정상화와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다. 결과 중심 지필평가가 강조된다면 학교 밖 사교육에서의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고 초·중등학교 논술학원이 유행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초·중등 학교의 서술형·논술형 평가는 학교 수업 또는 체험활동에서 경험한 내용, 학습한 지식,
    그러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미 추론 등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내용적으로 학생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 있는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지향해야 한다. 굳이 힘들고 어려운 서술형·논술형 평가로의 평가 변화를 도모하는 이유는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평가를 시행하기 위해서다. 형식적으로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평정하는 데에만 그친다면 서술형·논술형으로 지필평가를 개선하는 교육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 교육관계자들이 지필평가 개선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분명히 공유해야 한다. 과정 중심의 서술형·논술형 평가로 지필평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 학생, 학부모, 나아가 교육행정가 모두 평가개선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분명히 인식할 필 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평가가 무엇을 목표로, 어떠한 목적을 중심에 두고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평가는 단순히 학습의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 로만 작용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중요한 과정으로서 학습자의 성장까지 필수적으로 연 결될 수 있도록 실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확대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3. 교원의 평가권을 강화하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수업이 곧 평가이다. 수업이 평가라는 것은 수업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면서 알게 된 내용과 평가를 분리시키지 말자는 과정 중심 평가의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에게 온전한 평가권을 주고 이를 지원하고 보호해주는 교육정책이 일관되게 진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사회전반으로 평가의 개선방향, 교원의 평가권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인식 변화를 꾸준히 주장해나가야 한다. 또한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비롯한 과정 중심 평가를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해와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사 연수도 내실화하여 교사들의 평가전문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4. 본 글의 주요 논지인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확대는 현실적으로 지필평가가 강조되고 있는 현 국내 학교교육의 상황 속에서 지필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단계적 방안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즉 지필평가의 비중을 확대하여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지필평가가 높은 비중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비중 확대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과정
  5. 중심 평가가 정착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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