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19 겨울호 (237호)

교과서를 넘어 수업에서
교육과정을 채우다
‘교육과정 재구성 통합수업’

고윤정 (개원중학교, 교사)

1. 학교 중심으로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과정 재구성의 재량권이 교사에게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할 때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틀 에 갇혀 교사의 자율성이 구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잘 반영되고 구 조화된 교과서야말로 교육과정의 내용과 교수방법이 총망라된 것이라 생각하고 대다수가 수 업의 지침서로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잘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교사가 다시 구성해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고,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습 요소와 평가 요소를 다룬 교육과정 문서를 소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제 교육과정은 ‘주어진’ 것을 그대로 교실에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중심으로 ‘만들 어 가는’ 것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이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자율화가 확대 되어 교사는 교육과정 실행자, 사용자, 교수자로 한정되지 않고 교육과정 최종 결정자이며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개발자이다. 이에 기초하여 주제를 정하고 각 교과의 공통된 내용들을 취합하여 새로운 과정을 구성하고, 학생의 융합적 사고 형성을 돕기 위해 교실 수업에 서 배운 바가 삶과 연계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통합 수업을 시도하고 있는 학교 가 적지 않다. 본교의 사례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자.

2. ‘현재 우리 환경, 지켜갈 우리 미래’를 그린 통합수업

가. 재구성의 방향을 잡다

2월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하는 집중 기간, 교과협의회를 통해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 가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년협의회에서 공통된 학습 요소를 주제로 선정하고, 교과 간 중복된 내용과 가르쳐야 할 내용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협의했다. 그 결과 학년 중점 주제가 <환경>으로 정해졌고 국어-도덕-과학-미술 통합수업으로 구성하여 각 교과 의 수업내용을 여러 교과에서 활용하여 교과간 연계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각 교과의 전문적 특성을 살려 수업함으로써 교사들에게는 수업 전문성 확보, 학생들은 각 교과의 활용을 통한 통합적 사고의 획득 및 깊이 있는 수행 활동이 되도록 하였고, ‘현재 우리의 환경,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를 주제로 현재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여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수업 흐름을 잡다

  • 1단계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점 세우기’로 국어와 도덕 교과에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국 어는 ‘세상을 보는 눈’ 단원에서 관점 개념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였고, 도덕은 플라스틱 빨대를 통해 환경문제 바라보기 수업을 하였다.
  • 2단계는 ‘환경에 대한 배경지식과 경험 쌓기’로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정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과학적 원리를 배우며 ‘환경’에 대한 배경 지식과 유의미한 학습 교과서를 넘어 수업에서 교육과정을 채우다 ‘교육과정 재구성 통합수업’
  •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였다. 국어 독서시간에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를 읽 고, 과학은 ‘해류의 개념’을 학습하고 해류와 해양 쓰레기 문제의 관련성을 인지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스토리텔링 수업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도덕 시간은 이야기식 토론으로 환경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 3단계는 2단계 활동을 바탕으로 ‘환경 실천 다짐’ 단계로 미래 우리 아이에게 줄 동화를 국어 시간에 창작했으며 미술시간에는 북 아트를 완성하였다. 마지막 도덕 시간에는 주장 글 쓰기 활동(수행)을 통해 환경문제 인식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단계로 학생들의 사고가 확 장될 수 있게 진행하였다.
  • 4단계는 ‘환경 친화적인 삶 동참하기’ 단계로 환경 캠페인과 잔반 제로 운동, 플라스틱의 올바른 사용과 재활용에 동참하도록 하였다.

다. 수업을 재구성하고 운영하다

3. 언제나 희망으로 꿈꾸는 교실

우리들은 수업으로 희망을 꿈꾸지만 학생들은 지금 배우는 내용이 다른 교과와 어떤 관련 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한 번 두 번 반복되는 교사의 설명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새로운 것 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교과 융합 수업은 비로소 학생들이 교과간 연계성과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앞의 통합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이야기를 작성하고 책을 읽는 전 과정을 정확하게 평가하며 피드백하기는 힘들었지만, 분명한 것은 미래 환경 을 생각하는 아이들은 사고의 연결점이 창의적이고 구체적이었으며, 그들이 제시한 방법 또 한 실현가능성이 높았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결과를 평가하지 않고 피드백을 주어 다시 점검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과 구체적인 채점 기준을 제시하고 수업 안에서 평가를 했다는 점이 학생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꿈꾼다. 교사와 학생을 위해 새로운 발 견과 희망이 가득한 수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