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2 여름호(247호)

[국제 공동 수업] 한문 시간에
일본어로 소통하다!

신미경 (배화여자고등학교, 교사)

한문 수업의 새로운 도전

매년 3월 신학기가 되면 한문 수업을 하기 전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한문 과목을 무조건 어렵거나 따분하거나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선입견과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는 4년 전부터 한문 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 되면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중 40여 명이 한문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선택과목인 ‘한문 I’ 첫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왜 한문 과목을 택했는지 들려줄래?’라는 질문을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국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또는 ‘다른 제2외국어(중국어, 프랑스어)보다는 낯설지 않아서요.’ 라는 답을 합니다. 반면 우리 학교에서 제2외국어인 중국어, 프랑스어를 선택한 아이들에게 ‘왜 한문을 선택하지 않았니?’라고 물어보면, ‘한문은 따분해요, 지루해요, 어려워요.’와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한문 I 교과서 1과에는 한자, 한문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세 가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첫째,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으므로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쓰기 위해서이고, 둘째, 한문을 알면 옛 기록에 담긴 우리 문화와 조상님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고, 마지막으로, 한자 문화권의 나라들과 원활한 교류를 위해 한자, 한문을 배워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첫 수업에 가르칠 것으로 강조하는 부분이고 학생들도 이미 첫 번째, 두 번째 이유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한자, 한문을 배우기 위해 선택한 아이들이 대다수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이유인 한자 문화권 나라와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한자, 한문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은 학생들에게 실제로 와닿지 않는 듯했습니다.

항상 무겁고 복잡한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2021년 3월 우연히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OLE 프로그램) 참가 학교 모집’이라는 공문을 보았습니다. 저는 우리 학교에서 한문 교과와 국제 교류 업무를 맡고 있고, 특히 일본어 구사가 가능하여 일본 학교들과의 교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일 양국 학생들의 교류가 활발했고, 그 교류 활동은 수업이 아닌 홈스테이나 일회성 특별수업이었습니다. 교류 때마다 한·일 양국의 학생들은 서로의 실제 수업을 궁금해했고, 번역기를 돌려 가며 더듬더듬 서로 소통할 때 우연히 발음이 비슷한 (센세-선생님, 칸코쿠-한국 등) 단어가 나오면 신기해하던 모습이 떠올라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을 통한 일본과의 교류에 망설임 없이 지원하였습니다. 한문 과목을 선택한 아이들에게 지원 사실을 알렸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선발되면 열심히, 즐겁게, 최선을 다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해 보자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대부분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한 학교들이 신청하는데, ‘한문’ 수업 시간에 일본어로 소통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에 신청한 것이 색다르게 보였던지, 우리 학교는 OLE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OLE 프로그램)’ 준비

사실 한문 선택반 학생들을 만나기도 전에 지원했기 때문에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일본의 교류 학교가 매칭되고, 한문 선택반 학생들에게 일본어가 가능한지 물으니, 13명 중 2명만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일본의 교류 학교 학생들과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다고 하자, 일본어를 못하지만 그래도 배워서라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모두 설레했습니다. 일본어가 가능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OLE 프로그램 지원서에 ‘한자 문화권인 일본의 학생들과 다양한 한자들을 실제로 활용하고 소통하는 수업을 하고 싶다.’ 라고 썼던 만큼, 걱정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 컸습니다.

우리 학교는 일본 아키타현립 노시로소요고등학교(秋田県立 能代松陽高校)와 매칭되었습니다. 노시로소요고등학교 담당 치즈코(智津子) 선생님과 전화와 이메일로 인사하고 교류 일정, 교류 주제들을 정하며, 학생들에게 즐거운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자며 의기투합했습니다. 4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일본 학교의 일정과 우리 학교의 중간고사 일정 등이 있어서 대망의 1회차 온라인 수업 교류는 6월에서야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치즈코 선생님과 저는 온라인 교류 수업의 특성상, 온라인 매너(무단 캡처, 녹화 금지)를 지킬 것, 학생 신분을 잊지 말 것, 한·일 양국의 어떠한 정치적 이슈도 수업 시간에 언급하지 말 것과 같은 주의 사항들을 양국의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사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1회차 수업의 주제는 ‘한자 이름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기’였습니다. 교류 수업 전 한문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쓰고 한자 위에 영어와 가타카나로 이름의 음을 적어 준비했습니다. 가타카나를 처음 쓰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번역기를 돌려가며 이름의 의미를 이용한 짧은 일본어 문장을 만들어 보고 발음 연습도 했습니다.

발음을 연습하며 일본어가 한국어와 비슷하다며 신기해하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한국어와 일본어의 한자 발음이 유사하다 보니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하고 발음 연습을 해서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들으면 ‘일본어 꽤 잘하는 학생이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한편 일본 학생들도 한국어 수업(선택과목)에서 자신의 이름을 한자와 영어, 한글로 음을 적어 소개하기를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담당 교사인 제가 일본어로 일본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우리 학교 이름과 학교의 역사를 일본어로 소개한 다음, 치즈코 선생님께서 노시로소요고등학교 소개를 한국어로 해 주시기로 순서를 정했습니다. 담당자인 저와 치즈코 선생님은 미리 시뮬레이션 수업을 했습니다. 인터넷 접속, 음성 전달 상태 등을 점검하고 수업 시간 50분에 맞추어 순서, 흐름 등을 정리하였습니다.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OLE 프로그램)’의 시작

2021년 6월 8일 화요일 4교시, 역사적인 한·일 양국 고등학생들의 ‘상대국 언어로 말하기 온라인 협력 수업’ 1회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집에서 교복을 갖추어 입고 조금은 긴장한 듯한, 조금은 설렌 듯한 상기된 표정으로 모니터를 켜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일본 학교에서는 컴퓨터 한 대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여 그 모니터 안에서 교류에 참여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양국의 학생들이 자기 소개를 하며 순조롭게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양국 모두 한자로 된 이름을 쓰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음으로 이름을 읽고, 일본의 경우 음과 훈으로 이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은 가장 신기해했습니다. 비록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이름을 마주한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매우 흥미롭게 수업에 집중하며 서로의 이름을 익히려 메모하고 되뇌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치즈코 선생님과 저는 사전에 연습한 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두 학교 학생들의 ‘한자 이름으로 자기소개하기’를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온라인 교류이고, 한·일 양국 학생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쓰지만, 자국의 언어를 타국의 학생들이 사용해서 소통하고자 하는 서로의 노력에 감격해하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이를 지켜보던 저와 치즈코 선생님은 울컥했습니다. 1회차 온라인 교류 수업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국제 공동 수업 1회차– 한자 이름으로 자기 소개하기 장면>

수업을 잘 마치고, 치즈코 선생님과 전화와 이메일로 1회차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소감과 반응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가정에서 개인 컴퓨터로 접속해서 빠르게 발표 및 진행이 된 반면, 일본 학생들은 한 컴퓨터에 대고 발표하느라 발표 순서대로 나오고 들어가는 시간 차가 있어 진행이 살짝 늦어진 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다음 주제는 학생들에게 직접 교류하고 싶은 주제를 정하게 해 보자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런 즐겁고 흥미로운 수업교류가 학생들에게 활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저와 치즈코 선생님은 힘을 내기로 다짐했습니다.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OLE 프로그램)’의 진행

6월 첫 교류 후 한문 시간에 학생들은 새로운 한자를 배우면 ‘이 한자 일본어로 어떻게 읽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했고, 다음 주제인 ‘일본인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우리 문화(K-culture)’에 대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학생들이 한문 시간에 무언가를 이렇게 즐겁게, 신나게 준비하는 모습이 처음이라 저도 덩달아 신이 나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를 자청하며 학생들을 도왔습니다. 드라마 <화랑>을 소개하고 싶다며 발표를 준비하는 학생은 국사 선생님께 자신이 조사하고 준비한 내용을 검수받기도 하고, <오 나의 귀신님>을 소개하고 싶은 친구는 일본의 도깨비, 귀신에 대해 찾아보는 등 스스로 확인하며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의 한자를 암기시킬 때의 무표정함과 사뭇 다른, 활기차게 스스로 찾아 익히는 것을 보며 ‘진짜 머리에, 가슴에 오래 남을 공부를 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일본 학생들과 온라인 교류 후 한문 반 아이들이 기억하고 활용하는 한자 수가 확연히 늘어 학습 효과가 확실했습니다.

2회차 ‘상대국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우리 문화(K-culture/J-culture) 수업에서 우리 학생들은 모두 PT로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발표했습니다. PT 완성도도 높았고, 발표 글(일본어)도 여러 번 발음을 연습한 덕인지 일본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었습니다. 일본 학생들도 PT나 준비한 글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음악 등을 소개했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국내 흥행작 또는 자신의 추천 작품을 소개했지만, 일본 학생들은 한국에 널리 알려진 일본 작품들(‘꽃보다 남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소개했습니다. ‘일본인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우리 문화(K-cul-ture)’ 2회차 교류를 마치고, 양국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 소감을 나누었는데, 역시나 일본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이 소개한 작품들을 처음 접했다.’, ‘꼭 보고 싶다(듣고 싶다).’는 평이 많았고, 한국 학생들은 ‘일본 학생들이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국제 공동 수업 2회차 – 드라마 소개 장면>

2회차 교류 후 치즈코 선생님과 소감들을 모아 보며,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의 성향 차이가 드러났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30명 남짓한 양국 학생들의 교류로 단정을 지을 이야기는 아니지만, 2회차 교류에서 한국 학생들은 일본 친구들이 모를 만한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반면, 일본 아이들은 한국 친구들이 알 만한 일본 작품들 소개로 친근감을 나타내려고 하는 마음이 컸던 것이라 봅니다. 이런 학생들의 마음을 고려하여, 양국 학생들에게 2회차 발표의 의도를 전했고, 3회차 교류부터는 상호 교류 국가(한·일) 학생들에게 이 교류에서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 전달을 해 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교류 주제를 정해 보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3회차 교류 주제는 ‘우리 학교 이곳저곳 소개하기’로 정해졌습니다. 우리 학교는 2022년 현재 124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이고, 학급 명도 1학년 1반·2반, 2학년 1반·2반이 아닌 1학년 인(仁)반·의 (義)반, 2학년 진(眞)반·선(善)반과 같이 한자로 되어 있습니다. 한문 반 학생들은 학급 명을 한자로 쓰고, 일본어로 설명하기 위해 학교의 역사, 한자의 뜻, 일본어로 표현하기 등을 스스로 찾아가며, 배우고 익혀 가며 준비했습니다. 일본 노시로소요고등학교 학생들은 10주년이 된 학교를 알리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고, 한국어 설명을 더해 PT를 만들었습니다.

3회차 교류는 124년 된 학교와 10년 된 학교의 소개라는 점에서 교류하는 아이들끼리도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3회차 온라인 교류에서 학생들은 서로 다른 학교의 모습과 교실들의 모습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보며, 서로의 학교생활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 학교는 2학년 진(眞)반, 일본 학교는 2年(넨) 1組(구미)라는 소개를 신기해했습니다. 너무 짧다며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양국에서 나올 정도로 학생들의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국제 공동 수업 3회차-학교 소개 장면 >

<2021년 노시로 소요고등학교 축제에 소개된 본교와의 온라인 교류 활동>

온라인 교류 수업 이후 일본 노시로소요고등학교에서는 축제 때 우리 학교와의 온라인 교류와 함께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특별히 만들어 큰 호평을 얻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한·일 양국의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참여하는 수업이었기에 저도 치즈코 선생님도 학교에 아이들의 교류 활동을 알렸습니다. 우리 학교는 삼십년 지기 일본 자매학교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교류가 단절되어 1년에 한 번 온라인 교류와 컬처박스 교환 등으로 최소한의 교류만 이어오던 터라, 실제 수업 시간에 일본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해 가는 이번 교류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일본 노시로소요고등학교와의 온라인 수업 교류의 경험을 통해 2022년 우리 학교는 일본 자매학교와의 온라인 수업 교류(공동 수업 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 시행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3회의 교류 수업을 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학생들은 다음 교류를 기다리며, 4회차 교류 주제를 ‘일본 (한국)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먹거리’로 정하고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마침 한문 교과서에 전통 먹거리(떡국의 유래 등)에 대한 본문이 있어서 학습하던 즈음이라, 학생들은 전통 먹거리부터 요즘 가장 유행하는 먹거리까지 다양한 먹거리 소개 발표 준비를 하며,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학교 선생님께서도 일본 학생들이 한국의 먹거리에 매우 관심이 많아서 다음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4회차 온라인 교류는 마지막 교류이다 보니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해 교류에 임했습니다. 일본 학생들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소개한 약과, 오메기떡, 떡볶이, 불닭볶음면, 회오리 감자 등에 큰 관심을 가졌고, 기회가 되면 먹어 보고 싶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일본 학생들이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일본 가정식 등의 소개에 우리 학교 학생들도 코로나 19 상황이 나아지면 꼭 가서 먹어 보고 싶다며, ‘우리 꼭 만나자!’, ‘서울, 아키타 어디에서든 꼭 만나자!’며 만남을 기약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번 국제 공동 수업을 통해 한·일 학생들의 ‘찐 교류’, ‘찐 우정’을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학생들에게, 이번 국제 공동 수업에 참여한 우리 학교 학생 중 일본어가 가능했던 학생들은 단 2명뿐이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일본어 번역기를 통해 일본어 작문을 하고, 발음 연습을 해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 깜짝 놀라시며,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들 일본어가 가능한 학생들인 줄 알았고, 그동안 발표하려고 일본어를 연습했던 모든 순간들에 감동했고 정말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대단해요(すごいですね。).’, ‘놀랐어요(びっくりしました。).’ 라는 일본 학생들의 반응에 우리 학생들은 매우 기뻐했고, 성취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수업에 참여했던 모든 학생들은 일본어를 꾸준히 배워 이번 교류에 참여한 일본 친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4회 교류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한· 일 학생들은 비록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연신 손을 흔들고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안녕~ 또 만나요.’(さよなら、また あいまし ょう).’를 몇 번이고 외쳤습니다.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OLE 프로그램)’을 마치며

공식적으로 한·일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은 4회로 끝이 났지만, 우리 학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연말연시 카드를 정성스레 적고, 먹거리 소개 때 일본 학생들이 먹어 보고 싶다고 했던 약과, 떡볶이 과자 등의 간식거리와 함께 컬처박스를 만들어 보내며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한문 I’ 교과 시간에 일본 학생들과 ‘한자’를 매개로 소통이 가능함을 눈으로, 귀로, 표정으로 직접 느끼며 익혔던 학생들 대부분은 ‘한문 II’를 선택해서 올해도 일본의 노시로소요고등학교 학생들과 더욱 재밌고 즐거운 수업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온라인 교류 때 소회의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모둠별 주제로 소통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수업에 참여하며 즐거워할 한·일 양국의 학생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온라인 협력 수업’은 제2외국어 수업 그 자체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중국어, 일본어 등)나 영어가 가능한 선생님들께서 교과 수업 시간에 활용하실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또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통·번역 프로그램을 이용한 국제 공동 수업’은 외국어로 수업하는 수업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국제 공동 수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컬처박스 – 연말연시 카드와 우리나라 간식거리, 공예품 등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