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21 가을호(244호)

[더굳쌤]학교 현장의 동력,
‘교사’에서 답을 찾다

김정연(서울특별시서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 장학사)

교실에 들어서면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아이들이 저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소란스러운 교실을 정리하고, 가볍게 일상을 물으며 수업을 안내하고, 모둠을 정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텅 빈 교실 작은 화면 속 아이들과 소통해야 하는 낯선 상황. 학생으로서 이제까지 경험했던 수업, ‘선생님이 되면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계획,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새로운 형태의 수업과 업무에 발령과 동시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 경험이 많은 선배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당황스러운 코로나19 상황에 이제 막 임용시험을 치르고 ‘교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신규교사들은 어떠했을까? 미증유의 상황에서 신규교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교장, 교감, 부장교사들이 최선을 다해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지만 학교마다 상황과 문화가 다르다면 교육지원청에서는 새로 임용된 교사와 학교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어리둥절한 상황에 놓인 신규교사들에게 필요 한 지원은 무엇일까? 중학교 신규교사들의 인사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지원청의 고민이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신규교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특별시서부교육지원청의 사례를 소개 하고자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교육정책과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OECD, 2020). 방역 안전망 구축을 위해 학교의 특성 및 실정에 맞는 대응 지침을 마련하여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였다. 학습 안전망 구축을 위해 온·오프라인 수업이 가능 하도록 온라인 플랫폼(e-학습터, EBS 등)을 통해 학습 콘텐츠를 안내·제공하였다. 특히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취약계층에게 스마트기기 무상 대여, 교육용 사이트에 접속하는 모바일 데이터 무상 지원, 인터넷 통신비 지원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였다(교육부, 2020). 또한 돌봄 안전망 구축을 위해 정부 부처·교육청·지자체 협력을 통해 학부모에 게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학생 및 학부모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나 관심과 지원의 포커스는 하드 웨어였다. 수업을 운영해야 하는 교사의 ‘기술적 역량’에 집중되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존에 해오던 수업이나 업무 방식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졌으며, 교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대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을 제안한 연구[코로나19가 교사의 수업, 학생의 학습 및 가정생활에 미친 영향: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서교연 2020-59]에서 ‘교사’의 상황에 대한 지원 방향을 찾았다. 이 연구보고서(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종단연구(서교연2020-59))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교사의 스트레스(4.02)가 학부모(3.93), 학생 (3.15)에 비해 다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상할 수 없는 학사일정(34.2%), 원격수업에 대한 책 임과 부담(31.6%) 등이 이러한 심리적 상태의 변화를 가져온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서부 교육지원청에서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가 누구인지, 누구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어려움에 당면하게 될 그들이 변화와 대응의 주체로서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어려운 시기에 입직한 신규교사들이 건강한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더(The) 굳(Good) 쌤’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은 변화된 교육환경에 따른 신규교사의 성장을 위해 공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관 확립 및 신규교사의 현장 적응 기회를 제공하고, 서울교육시책에 대한 이해 제고 및 학생 지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신규교사의 현장 적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실용적인 내용 중심으로, 수석 교사 및 고경력 선배 교사의 수업·평가·상담·생 활교육 등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멘토링 운영, 수업·평가 나눔 교사단 참여 기회 부여 등 신규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기주도적인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더(THE) 굳(GOOD) 쌤 프로그램을 기획하다

더(THE) 굳(GOOD)쌤 프로그램은 신규교사 현황 분석, 소통을 통한 요구 분석, SNS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지원 체계를 구성하고(BUILD UP) 신규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특별 멘토 프로그램, 멘토링, 교사단 활동 지원, 연수 지원(GROW UP) 및 지원 장학을 통한 모니터링, 책 나눔 행사 등을 통한 밀착 지원(CHEER UP)을 하고자 하였다.

BUILD UP 

신규교사들 각각의 어려움에 대한 현황 분석 후 공문을 통해 개인정보이용 동의를 받아 SNS를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학교 담당 장학사가 필요에 따라 밀착 지원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정보 등을 즉각적으로 안내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였다.

<제1회 ‘멘토를 찾아서’> 

GROW UP 

신규교사들이 선정한 특별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 학생과 함께 실천하는 ‘스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올바른 교직관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변화와 대응의 주체로서의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멘토를 찾아서’를 기획하게 되었다. 신규교사들이 특별 멘토를 정하고 교육지원청은 멘토와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에 서부교육지원청의 관내 중등 신규교사 제1호 멘토로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위촉하게 되었고 조희연 교육감은 흔쾌히 특별 멘토로서 29명의 신규교사와 함께 ‘서울교육의 방향과 바람직한 교사상’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조희연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교사로서의 첫 발걸음을 하고 있는 신규교사들을 격려하고, 가르침과 배움을 통해 학생과 교사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학생들을 창의적 민주시민으로 기르는 것이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책무임을 강조했다. 신규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멘토 위촉장 전달, ‘희연샘! 궁금해요’, 스승의 날 축하 카네이션 전달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멘토를 찾아서 

제 1회 ‘멘토를 찾아서’에 참여한 신규교사들은 특별 멘토가 교육감이었던 만큼, 자신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려는 마음에 감사를 표했다. 마침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마련된 행사에서 조희연 교육감으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은 신규교사들의 얼굴에 번지는 환한 웃음과 다소 어색해하는 모습이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제 2회 ‘멘토를 찾아서’ 프로그램은 7.15.(목)에 방승호 교육연구관(서울특별시학생교육원)을 특별멘토로 위촉하여 [교사, 생활교육의 ‘樂(락)’을 찾다]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으로 잠정 연기되었다. 감염병 상황 등이 좋아지는 대로 재추진할 예정이다.

굳(GOOD) 쌤 이음 클래스(CLASS) 

이음 클래스(CLASS)는 인사, 복무, 생활교육 등 신규 교사가 궁금한 분야의 강사를 지원하고 신규교사 맞춤형 연수를 지원함으로써 신규교사들이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음클래스, 2021. 4. 28.(수) 교원 복무 연수> 
<이음클래스. 2021. 6. – 생활교육> 

CHEER UP 

신규교사의 성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지원 장학을 통한 모니터링을 실행하고 있다. 장학사들이 한뜻으로, 각자 개인 소장한 서적 중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아 교과 등을 고려하여 학교로 전달했다. 교사로서의 최초 1년은 생존의 단계로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원활하게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관심, 이해, 격려, 위로 등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과 교실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기술적 도움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교사발달이론』, 캐츠). 신규교사가 뿌리를 잘 내려 공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아름드리나무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지원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훌륭한 선생님, 올바른 교육관을 바탕으로 서울교육시책에 대해 이해하고 실행하는 선생님,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려는 초심을 정년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지원청의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