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Vol.226.봄호

더불어숲 교육으로 서울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겠습니다

|조희연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서울시민 여러분! 희망찬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에는 혼돈과 불신의 어두운 한국사회를 일깨워 변화와 혁신으로 나아가는 ‘서울미래 교육의 새로운 희망’을 여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어받는 교육혁신으로 :
산업화 – 민주화 ‘이후’ 시대의 새로운 개혁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2016년은 거대한 전환의 시기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밝힌 촛불은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분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경험한 이 사건은 가히 ‘촛불 시민혁명’이라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거대한 시대 정신의 전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 산업화 – 민주화 ‘이후’ 사회를 향한 진통
돌이켜보면 한국사회는 60~70년대 고도산업화의 시대를 거쳐 80년대 민주화 시대를 겪어왔습니다. 이번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2017체제는 1987 체제를 뛰어넘는, 산업화 – 민주화‘이후’ 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의 노력을 요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은 시민들의 교육개혁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사실상 촛불혁명의 주요한 계기가 된, ‘돈도 실력이다.’ 라는 한 마디에 응축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교육이 떠받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민주성 – 공정성 – 다원성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 사회, 교육
저는 산업화 – 민주화 ‘이후’의 패러다임과 가치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 – 새로운 사회 – 새로운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현 단계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산업화 – 민주화 ‘이후’의 가치를 민주성 – 공정성 – 다원성에 기초한 공동체성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교육은 ‘더불어숲 교육’을 지향합니다.

저는 민주성 – 공정성 – 다원성에 기초한 공동체적 교육을 ‘더불어숲 교육’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숲’이란 잘 아시는 대로 신영복선생의 말씀입니다. “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더불어숲 교육’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도 소중히 여기면서, 함께 숲을 이루는 공동체의 가치도 놓치지 않는 교육입니다. 교육 불평등과 일등주의를 넘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마음껏 개성을 길러가도록 하면서도, 협동과 협력을 통해 비정상적인 입시 경쟁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집단지성의 역량을 기르는 미래 교육을 의미합니다.

‘미래교육 상상 프로젝트’의 시작 :
혁신교육을 미래교육으로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혁신미래교육으로 그 지평을 넓혀 가겠습니다.

숲은 나무의 미래입니다. 숲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 지형을 바꾸고 지평을 넓혀 갑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미래의 도전에 살아 움직이며 응전하는 ‘혁신미래교육’을 상징합니다. 새로운 교육체제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서울 특별시교육청이 천명한 미래교육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미래교육은 ‘지성·감성·인성의 균형 있는 발전을 촉진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력 및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함양’을 추구해 왔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혁신미래교육을 복원하고 기반을 형성하고자 했으며, 그것을 계승하는 동시에 2016년에는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 미래학교와 미래교육에 대한 상상과 토론
혁신교육을 혁신미래교육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미래학교와 미래교육의 모습에 대한 새로운 상상과 이 상상을 확장하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천재적 사고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서울교육가족 모두의 집단지성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서울교육가족들과 더불어 학교와 마을이 함께 진행하는 ‘서울미래교육 상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는 서울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기 위하여, 교육청뿐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상상하고 토론하고 연구하며 만들어가는 활동이 될 것입니다. 모두 함께 ‘미래교육 대토론회’를 시작합시다.

2017년은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원년 :
혁신정책의 현장 안착을 넘어, 현장 공감과 아래로부터 ‘자율적 혁신’의 시대로 나아가겠습니다.

숲은, 다양한 풀과 덤불과 나무가 저마다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공존하며 숲의 전체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자율과 분권의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상징합니다. ‘학교자율운영체제’란 학교가 희망하고 교육공동체가 기대하는 교육수요 및 학교현안을 학교 교육공동체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교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 운영체제입니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권한을 점진적으로 학교에 위임함으로써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 학교를 향한 분권과 학교의 자율 확대
분권과 자율은 진정으로 학교의 역동성을 살려내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기존의 사회경제적 질서와 대학질서에 순응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의 역동성’만이 존재하였습니다. 학교는 이제 대입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선언해야 하며 새로운 역동성, 배움의 역동성,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는 학습의 역동성을 살려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에서부터 생활지도, 재정 운영 등 다양한 측면에 이르기까지 학교가 권한과 자율성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분권과 자율은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다원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과정에서 실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교수준에서 오디세이학교, ‘개방 – 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도 추진하는 것입니다.

⊙ 공모사업 학교선택제의 전면적 시행
2017년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에 권한을 되돌려주고 학교의 자율성을 살려내는 다양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17년부터 ‘공모사업 학교선택제’의 전면 시행을 필두로, 학교의 재정적 – 행정적 자율성을 되살리는 노력으로부터 시작 하겠습니다.학교자율운영체제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하였던 ‘공모사업 학교선택제’는 학교 현장에서의 반향이 매우 컸습니다. 지난해에는 해당 사업이 11개 사업에 불과하였으나, 올해에는 총 31개 사업으로 대폭 확대하여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에 큰 동력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 학교업무정상화 노력의 지속
학교 자율성의 확대를 위하여, 지난 2년 동안노력해온 것들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학교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핵심 주체인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교육청의 공문 및 정책사업을 축소하는 등 ‘학교업무정상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업무의 총량을 감축하고 교육지원팀 및 학년부 체제의 실질적 운영 등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업무 부서체제가 개편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교육지원팀 소속 교사 지원 방안으로 학교교육력제고 항목에 학교업무정상화 영역 추가, 교육전문직 선발 전형 시 ‘교육지원팀 활성화기여도’ 반영(2018년부터), 교육활동지원팀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 지원을 위한 강사료 지급 등의 보완 조치를 새롭게 도입할 것입니다.

⊙ 행정혁신 시범교육청 운영
올해 학교자율운영체제 지원을 위해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것이 바로 ‘행정혁신 시범교육지원청’의 운영입니다. 2017년에는 교육지원청이 진정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올 상반기부터 2개 교육지원청을 혁신교육지원청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정말 학교가 ‘원’하는 것보다 ‘더’ 지원하고 봉사하는 교육행정 혁신으로 교육자치를 구현하고 ‘풀’어가는 ‘원·더·풀’ 교육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소망해 봅니다.

⊙ 학생자치 활성화 정책과 민주시민교육정
책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숲의 생명력은 어린 새싹과 새로 커가는 나무들이 보장합니다. 학생자치 활성화는 ‘더불어숲 교육’의 핵심 영역이며,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계기로 한 시대정신의 변화를 교육영역에서 받아 안고자하는 노력은 학생들을 ‘교복 입은 시민’ 혹은 ‘학생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존의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2017년에는 학생회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과 실제적인 문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생회 운영비를 모든 초등학교에 오십만 원씩, 모든 중·고등학교에 일백만 원씩 지원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학생회 모두에 이백만 원씩의 학생참여예산을 부여하여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교육과정의 차원에서 학생들이 주요한 사회현안을 중심으로 ‘계기 토론수업’이 활성화되어야만, 변화하는 국내적·국제적 사회현실을 소재로 하여 지적 성장을 이루는 교육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글로벌 이슈들, 국내적인 이슈들을 대상으로 하여 ‘서울형 토론모형’을 적용한 계기 토론수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학부모회 지원 사업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실현에는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지원정책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부모회 조례>의 제정을 통해 2016년 1월 1일부터, 학부모를 학교 거버넌스의 중요한 주체로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중요한 출발을 하였습니다. 2017년에는 학부모회 운영비를 모든 학교에 일백만원씩 지급하고, 학부모회 학교참여 공모사업의 대상 학교를 300개교(이백만 원씩 지원)로 확대하겠습니다. 더 많은 학부모회실 확보를 위하여, 180개교에 학부모실 설치비로 오백만원을 지원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작은 실천이 쌓여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개혁 의제 :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교육 적폐’를 해소하겠습니다.

숲은 자율적으로 운동하며 자기 정화작용을 합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교육 불평등을 바로 잡는 정의롭고 따뜻한 교육을 상징합니다. 저는 학교가 교육 불평등을 통해 사회적 불평 등을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입니다. 교육소외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복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정의로운 차등’을 실현하겠습니다. 학교평등예산제, 서울국제고 사회통합전형의 단계적 50% 확대 등이 그 예입니다. 2017학년도에는 고등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던 ‘교사와 학생의 따뜻한 손잡기, 희망교실’ 프로그램을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대하여 운영할 계획입니다.

⊙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의 제정을 위한 노력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신다면, 저는 우선 새해에는 학벌과 학력으로 인해 불평등한 대접을 받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특성과 노력이 존중받는 사회, 직업의 귀천이 없는 사회로 전환되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가칭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초·중등 교육을 무한 입시경쟁으로 치닫게 하는 고교체제 및 대학체제, 그리고 입시제도에 대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자사고, 외고 등 몇몇 학교에만 학생 선발권과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고교체제는 일반고 중심 체제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 공적 책무성과 청렴에 대한 새로운 노력
다음으로, 촛불 시민혁명이 탄핵을 요구한 것은 사적 이해를 위해 공사의 경계를 무력화하고 무너뜨려 마음대로 넘나드는, ‘공공성에 대한 농단’을 의미합니다. 공직자에게 이런 ‘공공성에 대한 농단’을 근절하고 극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2016년 9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김영란법)>의 정신일 것입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김영란법>의 시행에 즈음해 이 법의 안착을 선도하는 교육기관이 되자는 정신으로 임해왔습니다. 미래세대가 교육받는 학교는 단지 가르침의 현장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윤리와 행위, 규범을 미리 체험하는 현장이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가 투명성, 공정성, 공적 책무성, 청렴이 지배하는 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 공립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 공영형 유치원 모델 시도
새해에는 공립유치원 확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합니다. 공립유치원 확대는 유아를 둔 모든 학부모님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2017년에는 9개원의 유치원 신설을 추진합니다. 저의 임기내 총 45개원의 유치원을 신설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합니다. 담임수당을 월 2만원씩 인상하는 등 교원 처우 개선비와 담임수당 지원, 교재교구비 및 단기대체 강사비 등으로 327억원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영형 유치원’의 모델로 2곳을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공영형 유치원’은 사립의 정신을 살리면서, 사립학교 재정결함보조금 수준으로 공립유치원에 준하는 지원을 받는 대신, 운영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익적인 개방이사를 50% 이상 배치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만드는 것과 함께 원하는 사립 유치원의 경우에는 협의를 통하여 매입하여 국·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모색하고자 합니다.

⊙ 비리사학에 대한 엄정한 대처의 지속
또한 불공정한 교육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일부 비리사학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사학의 공공성을 위한 노력을 2017년에도 지속하겠습니다. 2016년에는 ‘사학기관 운영평가’ 제도를 새롭게 실시하였고, 모범적인 사학에 대해서는 격려와 표창을 한 바 있습니다. 대신 급식비리, 인사비리, 감사 처분 불이행 등 일부 부패한 사학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감사와 단호한 대처, 그리고 비리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건강한 사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시민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법적·제도적 개선을 도모하도록 하겠습니다.

협력종합예술,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 더불어숲 교육을 펼치겠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혁신미래교육을 ‘더불어숲’을 이루는 교육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 상징적인 정책의 하나인 협력종합예술의 경우, 2017년에는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어 거보(巨步)를 내디디게 될 것입니다. 협력종합예술은 중학교 3년 중 최소 1학기 이상 교육과정 내에서 뮤지컬, 연극, 영화 등의 종합예술활동에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참여하고 발표하는 학생중심의 예술체험교육을 말합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이 인공지능시대에 대응하는 미래역량 중 협력적 인성을 만들어내는 ‘더불어숲 교육’의 매우 중요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개혁의 ‘제4의 길’:
동아시아형 선진 모델이 되기 위하여, ‘적후류광’의 자세로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격동의 길목인 2017년 새해를 맞으며 저는 ‘작은 실천이 쌓여 광대한 물줄기를 이룬다.’는 뜻의 ‘적후류광(積厚流光)’이라는 성어를 새해 정유년의 화두로 삼으려 합니다. 교육혁신은 어느 날 갑자기 단절적으로 실현 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노력들이 쌓여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혁신은 봄꽃이 피어나듯, 바람이 불듯, 소리없이 낱알이 여물어가듯 홀연히 찾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앤디 그레이브스와 데니스 셜리의 《학교 교육, 제4의 길》은 교육개혁에서 ‘제4의 길’을 이야기 합니다. 이 책에서는 자기주도적인 성장과 발전으로서의 역량 발전과 핀란드식 협동교육, 지역 사회의 주체적 목표개발 등을 강조하는 새로운 ‘제4의 길’을 강조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캐나다 앨버타주와 온타리오주, 핀란드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개혁을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아래로부터의 교육혁신운동과 위로부터의 교육혁신 정책과 행정이야말로, ‘동아시아형 교육혁신의 제4의 길’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동아시아형 교육혁신의 제4의 길’을 개척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우리는 적후류광의 심정으로 혁신교육의 노력을 쉼 없이 지속시켜 나가야 합니다. 점수로 환산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 불공정과 불평등이 없는 교육, 새로운 미래교육체제의 탄생을 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실현하는 길에 바로 우리 서울교육가족이 함께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7년 정유년, 지난 시기 어두움을 떨치고 새 희망을 여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서울교육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 4일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