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2023 봄호(250호)

[후기] 모니터단 2022년 ‘겨울호’ 후기

따뜻한 연탄 한 장 『서울교육』

김보경(서울강월초등학교, 교사)

“삶이란 / 나 아닌 그 누구에게 /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서울교육』 2022 겨울호의 권두시는 안도현님의 “연탄 한 장”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다양해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교육의 현장에는 아직 기꺼이 학생과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다. 유난히 추운 2022년 겨울, 나의 삶을 생각해보게 하는 소중한 시였다.

이번 호의 특별기획은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라는 제목으로 교사 교육과정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학교급별 교사의 고민과 성찰을 돕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역량과 주도성을 기르는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새롭게 개정된 교육과정의 주요 변화를 이해하고 함께 성찰해 볼 질문을 통해 교육과정 실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교사 교육과정의 가능성과 교사에게 주어진 역할’에서는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자율권 확대 근거로서, 개정 교육과정의 꽃이라 하는 ‘학교 자율시간’에 대한 설명과 사례 등이 있었다. 초등학교 현장 교사로서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잘 실행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저자 역시 글의 뒷부분에서 학교 자율시간의 가능성과 이에 대한 우려를 제시하면서 학생들의 삶을 중심에 둔 교원의 인식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불타오르고 재가 되는 교사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도 자율권을 확대하는 교육과정에 대한 인식과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정책연구에서는 2022 서울교육정책포럼, 2022 서울국제교육포럼의 내용이 있었다. 교육정책포럼에서는 인성교육, 민주시민교육,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논의 등도 살펴볼 수 있었다. 서울국제교육포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와 사회 전반에서 우려하고 있는 기초학력과 학습부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경제적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들이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양성과 공존을 위한 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과 교실에서 웃고, 찡그리고 함께하는 시간들 사이에 『서울교육』이 나에게는 따뜻한 연탄 한 장이 되었다. 『서울교육』 겨울호를 읽는 시간 동안 교실과 학교의 잔잔한 일들을 한 발 떨어져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여러 선생님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서울교육』을 만들어 주심에 감사함을 느낀다.

Je pense, donc je suis.1 잠시 생각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최동훈(성서중학교, 교사)

‘올 때가 되었는데…’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책상 앞에 놓여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면 학교에서 제일 먼저 『서울교육』 책자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서울교육』 모니터단으로 활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번 겨울호는 유독 첫장에 적혀있는 “연탄 한 장”이 내 눈길을 끈다. ‘너에게 묻는다.’의 구절이 떠오르게 하는 시이다. 몇 번이고 시를 읽으며 어린 시절 부엌의 연탄에서 느꼈던 정겨운 따뜻함과 아직도 내 안에 어렴풋한 열정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연구부장을 맡기 시작했던 5년 전부터 『서울교육』을 꾸준히 탐독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책을 들었다. 서울교육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을 확인하여 학교 현장의 교육활동에 적용하기 위해서이다. 『서울교육』에는 교육과정을 학교급에 따라 어떻게 적용하고 있으며 어려움이 무엇이고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서울교육』을 읽으며 새로운 교육활동을 알게 되고 내가 학생들과 경험한 것과 유사한 학교 현장의 모습에 공감을 느끼기도 하면서 이제는 서울교육과 한층 친해졌다.

이번 겨울호에서는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역할과 학교급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핵심적인 주제는 역량과 주도성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과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기획 기사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일선 현장에서 교육공동체의 협력적 노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겨울호의 이슈페이퍼에서 다루고 있는 공존과 다양성에 대한 시각도 공동체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교육적인 탐색이라는 점에서 매우 새롭게 다가왔다. 다양한 갈등 상황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열린 공동체로 나가기 위한 철학적인 당위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서울교육』은 생각의 기회를 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매일, 매주, 매달, 매년 반복되는 교사로서의 일상에서 교육의 흐름을 느끼고 나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기계의 부속품처럼 정해진 틀에 따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유하는 존재라는 점을 주기적으로 알려준다.

『서울교육』이 담고 있는 따뜻함과 전문성은 충분하다.이제 홍보를 위해 약간의 이벤트 요소만 담긴다면 더 많은 선생님들께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새해에는 한 해를 계획하는 달력과 함께 『서울교육』을 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2023년 봄호를 기다려 본다.

교사 교육과정, 그 낯섦과 설렘

임수민(신목고등학교, 교사)

2021학년도부터 2년 동안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에서 ‘교육과정’ 업무를 담당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운영 사례 및 정산서를 작성하며 교육과정이란 용어에 민감해져 있는 상황에서 받아든 『서울교육』 겨울호의 특별기획 주제가 또 ‘교육과정’이라니…. 특별기획의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반갑지만은 않은 기분으로 책장을 넘겨 읽어보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에서 지향점으로 삼은 ‘삶과 연계한 깊이 있는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은 교사가 교육과정의 실행자이면서 동시에 개발자일 때 가능하다. ‘교사 교육과정’은 같은 맥락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용어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교사의 자율성이 핵심이고 더불어 부담과 책임이 확대됨을 의미할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수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학교의 사례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교육과정과 수업 내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교사 교육과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아직 낯설게 다가오는 ‘교사 교육과정’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진로 방향을 정하지 못하여 본인들에게 주어진 선택권과 자율성을 버거워하는 학생들이 많고,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기 위해 이미 교사 1인이 2~3개의 과목을 담당하며 수업 준비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사들이 얼마만큼의 자율성과 역량을 발휘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변화는 낯섦과 설렘이 공존한다. 이 변화가 교육과정에서 교사에게 주어지는 자율성과 책임에 기반한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교사 교육과정’의 자율과 책임 그리고 낯섦과 설렘이 바람직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교사들은 늘 그랬듯이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역시 ‘교사 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학교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리라 기대한다.

 

  1. 데카르트의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이라는 말의 프랑스어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