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3 봄호(250호)

[서울방화초] 관심부터 지원까지,
학생 맞춤형 성장지원

김수민 명예기자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회복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학교도 점차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다시 찾아온 학교생활을 반기는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습결손 및 학교 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교육 및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에게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해당 학생들의 어려움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복합적인 원인에 기반하고 있어 개별 학생에 대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2003년부터 교육복지 사업을 시작하며 학생 성장을 위한 맞춤형 통합지원을 실천하고 있는 서울방화초등학교(이하 방화초, 교장 신연옥)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방화초는 2022년에도 서울형 교육복지 일반학교로, 교육복지 거점학교에 배치되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없이 집중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발굴부터 외부기관 연계까지 교장선생님을 필두로 한 학생성장 통합지원팀을 중심으로 현재의 학생 맞춤형 통합지원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1:1 맞춤형 학생성장 통합지원팀

맞춤형 학생복지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하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방화초는 학생 맞춤형 통합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통합지원팀을 운영해왔다. 방화초 통합지원팀의 강점은 소통과 조직의 유연함에 있다.

<학생성장 통합지원팀 지원 과정>

방화초에서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찾는다. 선생님의 관찰과 학기별로 이루어지는 부서별 간담회 등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피고, 집중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생기면 동학년 회의와 부장협의회에 해당 사안이 접수된다. 그 후에 담임교사와 교감, 교장선생님을 포함해 상담교사, 기초학력 담당교사 등 사안에 따라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맞춤형 통합지원팀은 해당 학생만을 위한 각 영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문제 유형에 따라 통합적이고 신속한 One-Stop 지원을 제공한다.

통합지원팀은 수시로 모여 사안을 공유하고 문제를 진단하는데, 필요한 경우 학교 밖 운영 기관들과 연계하여 함께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통합지원팀의 진단 결과에 따라 학생이 겪고 있는 문제에 개입하고 지원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적절한 돌봄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교육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아침 등교 도우미와 저녁 돌봄을 지원하거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구청 산하 교육복지지원팀과 구의원의 지원으로 학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기도 하였다. 심리·정서 측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행동수정 코칭 심리센터와 연계해 치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방화초의 학생성장 통합지원팀은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며 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원이 진행된 후에도 해당 학생에 대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지원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추가 지원이 이루어져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교내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방화초는 정서·학습 부적응, 다문화, 탈북 등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어 학습, 심리·정서 등 교내 맞춤형 통합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집중 관찰 및 상담, 진단검사를 통해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발굴하고 부진 원인에 따른 개별 맞춤 지도가 이루어진다. 방과후 기초학력향상반 수업, 협력강사 및 외부 전문가 상담 등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개별 맞춤형 학습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학 중에도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국어(독서)와 수학 기초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방학 중 배움 호기심 교실’과 본교 선생님들의 참여로 독서, 과학, 영어, 건강체력교실 캠프가 진행되었다.

1∼2학년 학생들 대상으로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림책을 활용한 책놀이 활동’을 주제로 5일 동안 독서 캠프를 진행하였다. 3∼6학년 학생들 대상으로는 과학 및 AI에 대한 흥미와 과학적 사고력, 창의성을 높이는 과학 캠프를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영어 캠프와 방학 중 신체활동 참여 확대와 건강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건강체력교실을 진행하였다.

학습지원과 더불어 학생들의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사제동행 사제멘토링과 교내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지원했다. 집중지원 학생들이 속한 학급에서는 담임선생님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이나 고민거리를 나누는 상담 활동과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과 독서 활동이 이루어져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도왔다. 이와 더불어 심리· 정서 회복을 돕기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도 함께 지원했는데, 집중지원 학생을 우선하여 모집하는 방화초 국악 상설 동아리는 공연과 대회 등 다양한 체험을 공유하며 학생들의 문화감수성뿐만 아니라 소속감과 성취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나눔과 기부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회와 힘을 합쳐 학교 텃밭에서 자란 무를 이용해 깍두기를 담가 나누는 김장 나눔행사와 쌀 기부를 진행하며 학생의 학습, 심리·정서, 경제적 지원 등 통합적인 지원을 진행해왔다.

외부기관 연계 프로그램

방화초는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 외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심리·정서적인 지원과 더불어 학생이 방과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생의 삶 전반을 둘러싼 통합적인 지원을 위해 다양한 외부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가고 있다.

학교 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에게는 학교 내 대안교실과 연계하여 학교 밖 외부 기관과의 협력 지원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지역 내 한국아동발달센터와 연계하여 집중지원 학생에게 학생 적응력 향상 지원을 위한 초기 상담 1회와 사회성 치료 8회를 진행하거나, 학생 특성에 따라 16회의 놀이치료와 20회의 미술치료를 병행하는 등 학생 심리 상담 치료를 진행하였다. 또한, 지역 내 전문 병원과 연계하여 초기 상담과 종합 심리 검사를 실시했는데, 필요한 경우 집중지원 학생의 가족을 대상으로도 상담과 치료를 함께 진행하였고, 병원 치료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하는 등 학생에게 가장 적절한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협력이 이루어졌다.

심리 치료와 더불어 집중지원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역 내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로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크 만들기 활동, 드론 만들기 활동과 함께 진로 지도가 이루어져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적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방화초는 굿네이버스와도 협력하며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굿네이버스로부터 지원금과 더불어 인성스쿨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받아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더불어 학교 적응력 향상을 돕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학생들은 권리 존중과 배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방화초는 특히 학교 근처의 교육복지센터와 단단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활동 기회를 제공해 왔는데, 2022년에는 지역사회의 사회복지관과 1년에 2회 공동사업을 진행하였다. 1학기에는 ‘우리 가족 사랑해요’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관에서 지원한 마스크팩을 부모님 얼굴에 붙여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소감을 공유하며 가정 내에서 부모와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와 동기를 만들었다.

2학기에는 전교 어린이회 임원들과 복지사로 구성된 행복 기획단의 주관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인사 캠페인’이 실시되었다. 3일 동안 아침마다 행복 기획단이 진행하는 인사 미션에 참여하며 주변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고 열린 마음을 갖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학교 안 대안교실, 꿈 클래스

방화초는 교내에 ‘꿈 클래스’ 대안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성장 통합지원팀의 회의를 거쳐 2022년에 문을 연 방화초의 대안교실에는 16명의 학생들이 모여 마음을 나누고 학교생활에 대한 도움을 받고 있다. 대안교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 중 학생성장 통합지원팀의 회의를 거쳐 학교 부적응 및 심리적 어려움을 보이거나, 학습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대안교실의 주요 프로그램은 심리치료, 학습 및 자기 계발, 공동체 체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인관계나 심리·정서 등 다양한 문제로 학교 부적응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내면의 힘을 길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내는 것을 중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안교실은 개별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학습부진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정규 교육과정 보충과 더불어 기초수리력과 사고력 증진을 위한 창의수학으로 학습지원이 이루어진다. 또한 강서구청 교육복지센터와 굿네이버스 등의 외부기관과 연계하여 정기적인 개인상담이 진행되며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올바른 상호작용을 배우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드게임 등을 통한 사회성 치료와 집단미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방화초의 개별 맞춤 학생성장 통합지원 사례를 통해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통합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학교 내 자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거점학교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없더라도, 학교 내의 자원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위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통합지원팀이 되어 노력하는 방화초의 모습은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