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18 가을호 (232호)

서울희망교실 ‘여·우·꿈’을 통해 희망이 영글다

양은정 수서중학교 교사

1. 2017 희망교실 ‘여·우·꿈’ 1기를 시작하다

그동안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운영1)되었던 희망교실이 2017학년도에는 초·중·고교로 확대 운영된다는 공문을 보고, 뒤늦게 2차 추가 모집에 신청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는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였기 때문에 이미 사제 멘토링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비담임으로서 학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참여하게 된 사제 멘토링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학교 밖에서 같이 먹고 얘기하다 보면 교실에서 수업시간에 만나던 학생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제 멘토링의 매력에 이미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희망교실 운영에도 참여하고 싶었다. 교내 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사제 멘토링은 학생 1~2명과 한 학기에 1회 정도만 문화체험을 할 수 있고 예산도 많지 않은 것에 비해 교육청의 ‘희망교실’은 다수의 학생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예산2)이 충분히 지원되었기 때문에 한층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멘티 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일단 함께 수업하는 학급의 학생들에게 간단히 홍보를 해 보았지만, 학생 모집이 잘 안되었다. 그동안 중학교에서는 운영 사례가 없었고,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학생들도 희망교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한 학기 동안 눈여겨 보았던 학생들 중 몇 명에게 먼저 다가가서 ‘선생님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문화체험과 봉사활동 등을 같이 해 보자’ 고 직접 얘기하고 나서, 반드시 부모님 허락을 받아 오도록 하여 구성하였다. 방과후와 주말에도 활동하고 교외 체험활동 등은 안전문제가 특히 중요했기 때문에 학부모의 동의는 필수적이었다. 학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교사 멘토 1명당 멘티 학생 4~8명 또는 최대 10명까지도 가능하지만, 이 중 집중지원 학생을 최소 50% 이상으로 하여 일반 학생과 골고루 구성해야 하는 점이다.
희망교실을 신청하기 위해 계획서를 쓰면서 동아리명3)을 ‘여·우·꿈’으로 정했다. 풀이하면 ‘여기서 우리들의 꿈을 키우자’라는 뜻이다. 희망교실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보았다.

2. ‘여·우·꿈’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하다 4)

희망교실 운영의 큰 장점은 학교카드가 아닌 멘토 교사 이름으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임시출납원 임명을 받는 업무절차만 거치면 수시로 예산을 사용하며 언제든 멘토링 활동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다. 그래서 갑자기 오는 행사 참여 공문에도 아이들과 일정이 맞으면 언제든 바로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희망교실이 지향하는 절차의 편리성과 간소화로 인해 신청할 때 한 번의 계획서와 결산하면서 한 번의 보고서만 제출하면 된다.


희망교실을 함께하기 전과 후, 과연 누가 얼마만큼이나 자랐을까? 겉으로 확인할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아이들은 시나브로 성장했을 이다. 학교생활에 자신 없어 하던 아이의 활기찬 모습, 친구가 없어 걱정이라던 뽀얀 탈북 소녀의 미소, 희망교실을 계기로 굿네이버스의 희망장학금을 받게 되어 내심 기뻐하던 아이와 감사해 하시던 어머님의 목소리, 그리고 그들과 함께 희망교실 활동을 하며 제일 많이 성장한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누가 멘토이고 멘티라고 굳이 구분할 것 없이 서로 함께 해서 즐거웠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희망교실이었다.

3. 2018 서울희망교실 ‘여·우·꿈’ 2기, 이제 혼자가 아니야

작년에는 희망교실이 초·중학교까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많은 초·중학교 교사들이 신청하지 않았다. 우리 학교에서도 유일하게 혼자서 희망교실을 신청하고 운영했다. 초·중학교급에서는 운영교사가 많지 않았지만, 어렵지 않게 희망교실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희망교실 밴드’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3년째 희망교실을 운영하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다양한 운영 사례 노하우와 꿀팁들을 고스란히 전수받을 수 있었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큰 힘이 되었다.
2017 희망교실을 운영했던 자신감으로 2018 서울희망교실은 시작부터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고 1기 모집에 바로 신청했다. 게다가 이제는 우리 학교 운영 교사가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작년에 나의 운영 사례를 보시고, ‘희망교실이 뭐야? 별로 어렵지 않겠구나’하며 용기를 내신 상담복지부장님도 함께 운영하게 되어 이제 우리학교도 운영 교사가 둘이 되었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생겼다.
올해는 1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하게 되어 중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한 새내기 아이들 중 누구와 함께 희망교실을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작년처럼 자발적으로 같이 하겠다는 아이들이 없었기 때문에 긴 시간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멤버를 구성하였다. 작년 운영과 차이가 있다면 올해는 구성원이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작년에는 고정 멤버 로 5명의 아이들과 계속 함께 활동했던 반면, 올해는 4명에서 7명의 아이들이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달리 참여했다. 물론 그때마다 교육취약 학생은 최소 50%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연간 최소 10회 이상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 1학년 학생들이라서 그
런지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더 솔직하고 발랄하다. 처음에는 희망교실이 뭔가 관심없던 아이들이 뮤지컬을 보고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하면 안돼요?”, “저도 하고 싶어요!” 라며 쑥스러운 듯 다가왔다. 그래서 올해는 함께 참여하는 아이들이 프로그램마다 조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부득이 불참하는 아이들 대신 참여를 희망하는 다른 아이들을 그때그때 포함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용기프로젝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내용이 중1 아이들에게 좀 어려울 줄 알았는데, 뮤지컬을 보고 나서는 완전 감동했다면서 다음날 수업시간에도 뮤지컬의 대사가 생각난다며 줄줄 외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그동안 문화적 갈증이 컸던아이들에게 이번 뮤지컬 관람이 문화적 단비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 교육청의 다양한 교육정책들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 희망교실이아닐까 싶다. 작년 3,000팀 운영에서 올해 6,000팀으로 확대된 이유도 바로 높은 운영 성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겨우 희망교실 운영 1년째이지만 하면 할수록 학교현장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밀착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멘토링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지원해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크다. 올해 의미있는 서울희망교실 운영성과를 통해 내년에는 모든 학교에서 희망이 활짝 꽃피는 교실이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2015학년도부터 고교 희망교실이 실시되었고, 2017학년도부터 초·중·고교로 확대·실시됨.
2) 2017학년도에는 1학기부터 운영할 경우 7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2차(추가 모집된 경우)는 5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었음.
3) 2017 희망교실은 담임형과 동아리형으로, 2018 서울희망교실은 담임형과 비담임형으로 구분됨.
4) 2017 희망교실 나눔 콘서트 발표 자료의 내용을 재구성하였음.
5) 2018 서울희망교실 운영 길라잡이에 운영 사례에 수록됨.

참고문헌

•2017 희망교실 운영계획 (2017.3.15.)
•2017 희망교실 나눔 콘서트 발표 자료 (2017.10.30.)
•2018 서울희망교실 운영계획 (2018.2.28.)
•2018 서울희망교실 운영안내 (2018.3.16.)
•2018 서울희망교실 길라잡이
•2018 서울희망교실 권역별 설명회 (동남권) 발표 자료 (2018.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