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2020 여름호 (239호)

신종 감염병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김혜순 (서울발산초등학교, 보건교사)

1.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은 고유한 자연 숙주의 틀 속에 서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 바이러스가 자연 숙주 동물에서 다른 숙주 동물 종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이 것을 우리는 스필오버1(spillover)라고 말한다. 스필오 버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자연 숙주와 새로운 숙주 간 의 빈번한 접촉이 존재해야 그 개연성이 높아진다.
인류가 유목생활을 접고 농업 정착생활을 시작했던 시기에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바이러스들이 동물로부터 전이되어 넘어왔다. 천연두, 홍역, 소아마비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도시화 되는 등 현 대 문명 시대에 벌목,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자연 생태계 동물들이 인간사회에 근접하게 되면서 신종바 이러스들이 인간에게 넘어왔다.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들이 그런 예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주기가 짧아 지고 있다. 증상은 경미하지만 전파력은 증가하는 형 태로 변이되고 있다. 폭발적 전파력으로 여러 숙주 사 이를 오가며 빠른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인류가 신종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종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서 인류를 지키기 위한 개인적·사회적·의료적·국가적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2. 감염병 예방 활동과 관리 방법

1) 개인적 측면

①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 지키기

바이러스가 섞인 비말이 다른 사람의 손에 묻고 이 상태로 얼굴 특히 눈, 코, 입을 만짐으로써 점막을 통 해서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온다. 사람들이 무의식 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1시간에 16번 가량 된 다는 사실은 그 위험성을 더해 준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므로 충분한 수도 시설, 자동 수도꼭지, 핸드 드라이기, 자동센서 물 비누 시설 등 손 씻기 좋은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건강 한 습관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003년 베트남에서 사스(SARS) 유행 당시, 사스 발 생 병원 사례 연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입원 환자가 착용한 사람보다 사스에 걸릴 위험이 12.6배 나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무증상 감염이 만연한 코로 나19의 경우 마스크는 더욱 효과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물체에 남 아 있다. 지하철 손잡이와 플라스틱 카트 손잡이에는 최대 3일, 택배 상자와 같은 두꺼운 종이에는 최대 1 일, 편의점 등 자주 접하는 유리문의 경우 4일까지 생존한다고 하니 여러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은 자주 소독을 하여야 한다.

② 면역력 향상으로 바이러스 이겨내기

치료제가 없는 신종 전염병의 경우, 의료진은 증상을 완화시키며 환자의 면역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내길 기다린다. 개인의 기본 면역력은 질병 회복의 중요한 요소이다. 건강한 식습관 및 수면 습관, 신체 활동 늘리기, 스트레스 관리, 햇빛 보기 등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는 면역 기본기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이다.

2) 사회적 측면

① 사회적ㆍ물리적 거리두기(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고립이 아니다)

지난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결과, 극단적인 업장 폐쇄나 이동 제한 조 치를 하지 않고도 감염 확산 차단 효과가 분명히 확인 됐다”고 밝혔다. 과도한 대응이 불러올 사회적·개인 적 차원의 손실보다는 약한 대응에 따른 위험 요인이 더 커지기 때문에 다소 어렵고 불편하지만 각 개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확진자 발생을 관리하여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의료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로
감염이 관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이언스올 홈페이지 캡처

② 정확한 정보 공유를 통한 가짜 뉴스 차단하기

바이러스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되면서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게 있다. 코로나19의 정체 및 효과적 인 대처 방법 등에 관해 언급하면서 범람하는 온갖 가짜 뉴스들이다. 가짜 뉴스는 불안을 조장하고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
전문가들이 전염병 지식의 대중화 방안에 대해 고민 하고, 일반 대중도 전염병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전염 병의 위협이 닥쳤을 때, 일반 대중이 전염병 교양 상식 을 바탕으로 올바르게 판단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학생들 의 경우 부정확한 정보나 추측성 정보를 접할 위험성 이 높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교사에 의한 보건교육이 필요하다. 감염병 관련 개인위생 관리뿐만 아니라 혐오와 차별, 불평등의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3) 의료적·방역적 측면

① 전염병 통제의 승패는 타이밍

어떤 병원균이 특정 집단에 유입된 후 1차 감염자에 의한 2차 감염자수로 정의되는 기초감염재생산수(R0)2수치는 전염병 유행을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에서 기초감염재 생산수가 가장 높은 즉, 전염력이 가장 강한 바이러스 는 홍역으로 평균 12~18 정도이다. 에볼라의 경우 1.5~2.5, 계절 독감은 1~2.1, 코로나19는 2~3이다. 신속한 국가 개입을 통해 1차 봉쇄(Containment) 조치 와 2차 완화(Mitigation) 조치가 적기에 이루어져야 전 염병의 폭발적 증가를 막고, 중증 환자의 적절한 치료 를 통해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
방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은 정부를 신뢰해야 한다. 정부는 투명한 감염병 관련정보 공개와 전문가 대책회의를 통해 상황의 변화에 따른 행동계획을 만 들고 즉각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방역은 단시간 내 결단해야 하는 만큼 정부도 잘못된 선택을 할 때가 있다. 허점이 나오면 즉시 방침을 수정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스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을 때 수출 제한, 공적 마스크 5부제, 약국 등을 이용하여 수급을 개선한 것이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 가로 입원 병상이 부족했을 때 확진자를 4단계로 분류 하여 경증 환자에게 생활치료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중 증 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한 점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③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 무력화시키기

인류가 바이러스로 전염되는 질병을 과학적인 방법 으로 완벽하게 퇴치한 것은 1979년에 박멸이 선언된 천연두가 유일하다.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바이러스 전염병의 역사는 곧 백신의 역사와 직결된다. 오늘날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보호해주는 가장 큰 무기는 백 신이기 때문이다. 신종 바이러스 치료제는 제약회사 에 시장성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공중보건 분야에서 투입해야 하는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다. 인류 보건을 위해 그들이 개발에 뛰어들 수 있도록 공공재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

3.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1) 잠자는 바이러스를 깨우지 마라

바이러스와 접촉할 수 있는 벌목, 개간, 사냥 등을 멈추지 않는 이상 신종 바이러스는 다시 어디선가 나타날 것이다. 현재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무 기는 거의 없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이전에 신종 전염병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약 회사들은 막대한 개발 비용과 수년이 소요되는 개발 기간의 한계로 인하여 백신을 개발하기 어려워한다. 이상적인 것은 우리 인류가 자연 세계를 더 이상 침범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의 세계를 이해하며 생태적인 삶 의 양식을 선택해야 한다.

2)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제적 협력하기

세계적인 석학인 유발 하라리는 지난 4월 한 기고문 에서 코로나 이후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인류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술 발달로 전 국민 감시가 가능한 시대에 우리가 사생활 보호와 건강 모두를 담보할 수 있는 방법,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와 공포, 혐오 가 조장하는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와 공 조의 필요성 등을 이야기하였다.
학교는 정확한 정보와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 에 처한 감염자와 주변인을 도우며,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3) 새로운 삶의 방식 고민하기

아파도 참고 학교나 직장에 가는 관행, 대학 입시와 성적을 건강보다 중요시하는 관념, 어린 학생들이 아 파서 집에 갈 때 돌봐 줄 사람이 없는 사정 등 질병이 있어도 학교를 가게 되는 현실적인 이유들을 짚어보아야 한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등을 위한 장비와 기술 지원이 사회적 격차 없이 제공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성인뿐 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원격학습 상황에 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 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신종 감염병에 의한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뿐 만 아니라 모 든 학생이 ‘(초등의 경우)9시 등교, 3시 하교’라는 현재 의 학교 운영 방법도 새로운 형태로의 변화를 예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학생과의 온라인 만남 은 대면 만남과 비교했을 때 연결감과 공감대 형성 등 감정 전달의 한계가 있다. 정서적 교감을 갖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극복할 대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제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예방 활동을 함께 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방역체계가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보건교육을 통해 일상생활 속 감염병 예방활동을 지 속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닥칠 새로운 세상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 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현명한 선택은 21 세기를 공격할 모든 바이러스와 위기에 대한 승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참고 문헌
• 서울특별시교육청(2020). 호흡기계 감염병 예방 교육자료.
• 서울특별시교육청(2016). 감염병 예방 및 대응 교육자료.
• 교육부(2015). 감염병 위기대응 실무매뉴얼
• 중앙방역대책본부ㆍ중앙사고수습본부(202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지침.
• 최강석(2016). 바이러스 쇼크, 매일경제신문사.
• 장항석(2018). 판데믹 히스토리, 시대의 창.
• (사)보건교육포럼ㆍ한국정치평론학회(2020). 코로나19감염병 대책 교육과 정치의 협력.
• 사이언스타임스 https://www.scienceall.com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https://www.cdc.go.kr
• 세계보건기구 http://www.who.int
• 위키피디아 https://www.wikipedia.org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

  1. 동물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숙주 종으로 전이되는 것 특정 종의 동물로부터 다른 종의 동물로 바이 러스가 스필오버하는 경우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 동물의 세포에 달라붙어 증식할 수 있도록 돌연변이 과정 거쳐야 한다.
  2. Basic reproduction.number 전염병이 전파되는 속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 R0, 알제로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