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2023 봄호(250호)

아이들의 꿈을 그리는
지역교육복지센터를 소개합니다

류경숙(금천교육복지센터, 센터장)

1. 지역교육복지센터란?

학교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 선생님들께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아마 아이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누구와 상의하고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에 대해 답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혹시 지역교육복지센터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지역교육복지센터는 가정의 경제적·문화적 어려움으로 복합적 위기에 처한 학생에게 학교적응력, 정서·행동, 가족지원 등의 영역에서 맞춤형 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특별시교육감이 민간위탁·운영하는 지역기관입니다. 2012년 강서, 관악, 구로, 노원, 성북 5개 센터를 시작으로 2023년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자치구의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하여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고 협력망을 구축하여 교육복지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서울시교육청은 지역교육복지센터 사업을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업을 확대, 강화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교육청 누리집 ‘꿈사다리’ 지역교육복지네트워크(http://kkumsadari.sen.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출처: 서울시교육청 누리집 ‘꿈사다리’

Q. 지역교육복지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혹시 서울형 교육복지 거점학교 안에 있는 교육복지실을 알고 있나요? 교육복지실에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는 전담 인력이 배치되어 해당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교육복지센터는 교육복지실이 학교 밖의 지역사회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센터별 최소 4~5명의1 인력이 배치되어 자치구의 유·초·중·고등학교 교육복지와 비사업학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복합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복지 협력망을 구축하여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Q.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지전가’는 누구인가요?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줄여서 ‘지전가’는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전담 인력입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여 학교와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자 하는 큰 뜻이 담겨 있습니다.

Q. 다른 지역에도 이 사업이 있나요? 그리고 서울시 25개 센터의 사업은 모두 같은 건가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전국 단위의 정책이지만, 지역교육복지센터는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입니다.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의 기조는 동일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맞춤형 교육복지협력망 구축으로 학교적응력 향상, 심리정서 및 가족지원, 지역네트워크와 교육복지공동체2를 운영합니다. 다만 지역사회 내 기관과 자원이 다르고, 학교의 욕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의 어려움을 지원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코로나19 시기, 지역교육복지센터의 활약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힘들었던 지난 시간, 유일하게 작동된 센터가 바로 지역교육복지센터였다는사실을 여러분께서는 알고 계시나요?

2020년 코로나19 초기,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기관, 공공기관 등의 여러 기관이 감염병 대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에 갇혀버린 듯한 상태가 되었는데, 그나마 자녀들을 돌볼 여건이 되는 가정이나 자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결핍 없이 지낼 수 있었죠. 반면 돌봐 줄 보호자가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2020년 3월, 조희연 교육감님께서 지역교육복지센터를 통해 ‘토닥토닥 쌤카’로 집안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주셨고, 맞춤 꾸러미들이 전달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교육복지센터는 1:1 방문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며 안부를 묻고 살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하여 기초학습이 부족한 경우에는 온·오프라인 학습 멘토링을 병행했고, 필요한 꾸러미를 제작하여 방문과 우편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1년 하반기에 학교가 점차 제 기능을 회복하면서 아이들은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오게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아이들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우리 모두의 협력과 수고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좀 더 촘촘하게 연대와 네트워크로 동행해야 합니다.

3. 금천교육복지센터를 소개합니다

금천교육복지센터는 2013년 5월 1일에 문을 열었고, 당시 18개의 거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지전가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올해는 11명의 지전가가 학교에 배치되었습니다.

센터가 개소한 이후, 다양한 위기 사례들을 의뢰 받았는데, 주로 교감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감당이 어려운 사례를 직접 의뢰해 주셨고, 센터는 지역사회가 한 뜻으로 모여 학생들에게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지원을 제공해 왔습니다.

우리 센터는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다른 센터에 비해 고등학교 집중지원 학생 수가 많은 편입니다. 우리 센터가 고등학생들을 집중지원하는 이유는 보건복지부의 전국 단위 사업인 드림스타트 정책이 0세에서 만12세까지 사례관리를 하고 있는데, 정작 아이들이 방황하면서 꿈을 찾고자 하는 만12세 이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촘촘하게 청소년을 지원하는 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센터는 지역사회에서 아이들이 꿈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최상의 노력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4. 금천교육복지센터의 야심작, ‘별별철학원’

우리 센터의 기획 사업인 ‘별별철학원’을 소개합니다. 이 사업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운영하고 있는데, ‘특별한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마을교실 철드는 학원’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업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2014년 겨울, A중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긴급 요청이 왔습니다. ‘학교 생활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는데, 센터에서 좀 돌봐주시면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시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을 하루 6시간씩 5일 동안 돌봐 주었고, 다행히 이 학생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지요. 뒤이어 선생님께서 2명의 학생을 더 부탁하셨고, 차마 선생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학생들을 돌봐주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센터 고유의 업무를 하면서 온종일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피드백하며 지도하는 것에 품을 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 선생님은 왜 우리 센터에 요청하셨을까? 지역 내 다른 기관에 보낼 수는 없을까? 등의 많은 고민과 함께 정말 이것이 센터가 해야 하는 일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고민 끝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마을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마을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비영리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꽤 있었기에, 이미 협력망을 구축한 단체를 몇 군데를 정해 찾아가서 센터의 고민거리를 꺼냈습니다. “만약 학업중단이 될 것 같은 학생을 귀 기관에 보낸다면, 일정기간 동안 학생들을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이에 해당 기관에서는 “가능하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명의 학생을 보낸다면, 가능할 것 같아요.”라고 답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건강한농부협동조합(이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으로 학생을 보냈는데, 그 학생은 텃밭에 작물을 심고 퇴비를 주며 나무를 재단하여 톱질과 사포질을 하면서 텃밭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조합원분들에게 자신의 학업과 진로 이야기, 자기가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등과 같이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별별철학원 1호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호점에 이어 숲 생태체험과 환경활동을 하는 2호점 ‘금천GC생태포럼’, 책 읽는 모임에서 시작한 3호점 ‘은행나무작은도서관’, 지역 돌봄을 시작으로 상담과 카페 활동이 가능한 4호점 ‘돌봄살림치유공간자리’(이후 공간자리), 그리고 5호점 공유 공간 ‘원테이블’이 협력기관으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2022년에는 볕바라기장애인주간보호센터, 요양원, 살구여성회, 유기묘 돌봄공간 ‘묘연’, 문화예술공간 ‘수상한창고’ 등 10호점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별별철학원 사업 초기 학교에 홍보를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학교 측에서 철학원이라는 단어에 ‘뭐야?’ 또는 ‘관심 없어요.’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지금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이렇게 별별철학원을 통해 학교 내 다양한 문제로 징계를 받거나 출석정지를 받은 학생들이 지역사회 단체의 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 동안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센터에 와서 지역 단체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여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후 ‘별별철학원’은 <하마터면>3이라는 지역돌봄기능강화 네트워크사업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5. 마치며

금천교육복지센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이 현재 살아가고 있고, 어쩌면 어른이 되어서도 살아갈 내 마을에 대해 잘 아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센터가 개소한 아래, 매년 1월이면 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지역사회 곳곳을 다닙니다. 교육청, 구청의 담당/협력 부서를 찾아가 교육복지센터를 안내하고, 아이들과 지역의 연계에 대해 우리 함께 고민해 보자는 묵언의 눈빛을 교환합니다. 그리고 2~3월부터는 관내 학교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교육복지 담당 선생님께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우리 센터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이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방과후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노는지, 마을 안에서 어떤 어른들과 함께 지내고 있으며, 마을 안에는 어떤 공간들이 있는지 등을 아이들에게 안내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혁신교육지구나 지역사회 연계 학교들이 더욱 확대되어 학생과 학교가 마을로 나오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우리 센터와 관계 기관, 그리고 자원 활동가인 동네 어르신과 대학생들 등의 다양한 조력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한 사람이 여러 명을 연계하는 과정에서 멘티에서 멘토로, 청소년에서 사회인으로, 그리고 다시 마을에서 후배들을 만나고 돕는 과정 속에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연대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금천교육복지센터가 자리매김하고 있어 정말 뿌듯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는데, 여기에 덧붙여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연결된 온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5개의 서울지역교육복지센터는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동·청소년들이 마땅히 배우고 누려야 할 일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현장과 학생 지원을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운영에 힘쓰고 있는 지역교육복지센터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1. 4인센터 일반(서대문, 금천, 용산, 종로, 서초, 동작, 성동, 강북), 5인센터 일반(중랑, 은평, 노원, 강서), 중점 (특교 21년 지정) 영등포, 중구, 강동, 관악 (22년 지정) 동대문, 마포, 구로, 도봉, 송파, 양천, 강남, 광진, 성북.
  2. 학교의 동선을 고려하여 인근 지역기관과 학교가 함께 논의하는 교육복지협력망
  3.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역돌봄기능강화(커뮤니티케어)사업 선정으로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마을대안교실 구축 운영 사업 명칭(18.11.1.~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