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2 겨울호(249호)

역량과 주도성을 기르는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온정덕(경인교육대학교, 교수)

Ⅰ. 역량과 주도성의 개념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과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수준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생활에서 적용하여 앞으로 살면서 부딪치게 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고자 하였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역량을 기른다는 교육의 목적은 유지되면서 주도성이 강조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의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설정되었다. 이를 위한 개정의 중점 첫 번째 사항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 사항은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습자 맞춤형 교육의 근거로 학습자 주도성을 언급하고 있다(교육부, 2021).

주도성(agency)에 대한 강조는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이라는 개정의 비전에서뿐 아니라 인간상과 핵심역량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11월 24일 발표된 총론 주요사항과 2022년 10월 8일 국민소통채널에 탑재된 총론 시안을 보면 자주적인 사람이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의사소통 역량이 ‘협력적 소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문서들에서 학습자 주도성이라고 번역된 원어인 ‘agency’는 여러 연구물에서 행위 주체성으로 번역된다. 이는 역량 교육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OECD에서 DeSeCo 프로젝트 후속으로 수행한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에서 제시한 ‘학습 나침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침반이라는 은유를 사용한 이유는 학습자가 점차 더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불안하고, 애매한 상황을 스스로 헤쳐 나가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의미 있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온정덕 외, 2020).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2030의 학습 나침반 2030
※ 출처: OECD(2019a), p24

이 프로젝트에서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은 자신의 삶과 주변 세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능력, 의지, 신념으로 정의된다(OECD, 2019b). 주도성은 목표를 설정하고, 반성하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수반하므로 학교 교육은 학생에게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도성이 다른 사람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자기가 책임감 있게 결정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을 때 이와 혼동될 수 있는 개념은 자기주도학습이다.

자기주도학습은 타인의 상호작용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이 스스로 학습 요구를 진단하고,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을 위한 자원을 확인하고, 적절한 학습 전략을 선택해서 실행하며 그 결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주도권을 행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다른 행위 주체와의 연결이나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보다는 심리적 관점에서 개인 내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주도성의 관점에서 볼 때 학생들은 사회적 맥락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의미를 만들면서 성장하고 동시에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학생 주도성은 교사, 동료 학습자, 지역사회와의 관계 혹은 사회적 맥락에의 참여의 질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며 이는 공동 주도성(co-agency)으로 연결된다. 공동 주도성은 학습자가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상호적이고 지원적인 관계를 의미하며, 이는 학생을 중심에 두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개인적 강점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 동료, 학부모,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파악하고 함께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주도성을 강조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에서는 교사의 가르침이나 지도가 오히려 더 중요해지며 이는 교육과정 자율화, 학교 교육과정, 교사 학습 등에 대한 논의와 실천으로 연결된다.

Ⅱ.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설계의 강조점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삶과 연계한 학습,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개발의 지향점으로 삼았다(교육부, 2021, 온정덕 외, 2021). 그리고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도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 중에서 “마.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생의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에 대한 성찰 등을 강화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향점은 교과 교육과 역량 교육의 관계에 대한 논의, 학습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 역량의 특성에 대한 국내외 문헌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삶과 연계한 깊이 있는 학습

역량 교육은 학습의 전이를 목표로 하며 이는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역량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손만 바쁜 활동 중심 수업보다는 높은 수준의 사고와 심층 학습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고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 학습의 구현을 개정의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 참여형 수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본래 의도와 다르게 역량 교육을 활동 중심 수업으로 오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문서의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을 살펴보면, 학생 참여형 수업의 의미를 ‘교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학생 참여형 수업을 활성화하여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고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한다.’는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는 각 교과 고유의 사고 및 탐구양식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높은 수준의 사고와 탐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학습하는 법을 익혀 교사와 함께 지식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학습의 과정에의 참여가 아닌 수업 방법적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역량 교육을 활동 중심이나, 체험 중심 수업으로 오인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깊이 있는 학습은 학생이 학습 내용을 자기 지식화 혹은 체화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수의 핵심 내용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핵심적인 내용인가? 아마도 교과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내용이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삶 속에서 지속해서 활용할 가치가 있는 내용일 것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개인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구성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생성적인 성격을 띠는, 지식 혹은 기능인가 생각해보자.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그것을 배워서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교과를 가르친다. 교과를 왜 가르치는가? 여러 교과(목)들을 배우면 우리 학생들이 세상을 잘 이해하고 슬기롭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가? 학생들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고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을 습득하고 해당 교과에서 지식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한 교과 고유의 사고와 탐구를 배우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가? 그리고 해당 교과를 배우면 어떠한 가치나 태도를 기를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국가 수준에서 교과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현장에서 학생들과 학습 경험을 만들어 가는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역량 교육에서 추구하는 전이는 학습 내용이 실생활에 가까운 맥락을 제공할 때 그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고 해서 실생활에 유용한 것만 가르치자는 의미는 아니다. 실생활 문제나 삶 속에서 부딪치는 사태를 강조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의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은 학습자가 맥락 속에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지식기반을 가지고 작업하고, 고등사고기능을 활용하며,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을 정교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 결과물이나 담화나 수행 등은 학생 자신과 다른 이에게 의미 있어야 하며 학교 밖에서도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 교과 간 연계와 통합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은 학습자가 여러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서로 관련지어 습득하고 이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한다. 교사가 여러 교과를 통합해서 설계하고 그것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행한다고 해서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교사가 통합 단원이나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활동들을 구성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 그저 그 활동들에 참여만 하는 것을 가지고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가? 교육과정 통합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다.

하나의 관점은 미국에서 진보주의 시대에 교육과정 통합이 논의된 배경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교육이 교과 분절적이며 지식 주입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 관점에서는 개별 교과가 아닌 학습자를 중심에 놓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학생의 현재 경험과 관심을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교과를 가르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 문제나 이슈를 비롯하여 주변 현상을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진 문제나 쟁점을 통해 학습에 목적의식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었다.

또 다른 관점은 통합을 지식 습득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학생들이 지식을 연결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컨대, 브루너의 ‘지식의 구조’로 대표되는 주장을 살펴보자. 구조를 학습한다는 것은 사물이나 현상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학습하는 것이다. 구조는 특수한 현상을 개별적으로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현상들을 일반적으로 포괄하는 성격을 띤다. 기본적인 구조를 안다는 것은 지식을 교실 상황 이외에 혹은 교실 상황에서도 나중에 다른 것을 배울 때 그 지식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구조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전이(transfer)의 핵심이다.

어떠한 관점을 취하건 간에 학생 삶과의 통합이나 지식의 통합 모두 핵심은 학생이 통합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역량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정해진 답을 찾도록 하기보다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하며, 스스로 지식을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은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 교과에 걸쳐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해보도록 하는 교과 교육과정 설계의 강조점이기도 하므로 어떤 현상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교과에서 배운 지식과 기능을 적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핀란드에서는 현상기반학습에 근거하여 학생들은 1년에 한 번 이상 다학문적 통합 학습 모듈을 학습해야 하며, 이는 최소 1주간의 수업 분량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교과의 교사들이 협력하고 학생들은 모듈을 계획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 교사, 학교 밖 인사, 학생 모두 학습자이면서 전문가가 된다. 모듈은 학생들의 관점에서 흥미롭고 의미가 있는 현상을 중심으로 계획, 운영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Finnish National Board of Education, 2016; Haline, 2018; Symeonidia & Schwars, 2016).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에 ‘학교 자율시간’을 도입하여 주어지는 교육과정이 아닌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온정덕 외(2020)의 연구에서는 학생 주도 설계형과 교과 통합 설계형을 제안한 바 있다. 교과 통합 설계형의 경우 교사는 당해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핵적인 교육 내용 또는 학습자의 실생활 맥락과 크게 맞닿아 있는 교육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교과 통합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그리고 학습자에게 현실 세계의 문제 상황 또는 교과 지식을 통합하여 활용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프로젝트 형태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교사는 학습의 수행과정에서 협력적 문제 해결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안내하며 교과에서 배운 내용이 적용될 수 있도록 코칭한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과정과 결과를 다른 학습자와 공유하며 반성, 성찰하는 단계로 구성할 수 있다.

3.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

역량 교육에서 학생의 성장과 역량 발달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성찰’이다. 핵심역량 개발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OECD의 DeSeCo 프로젝트에서는 역량 개발에서 성찰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OECD, 2005).

반성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정신적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사고 과정의 주체가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개인이 특정한 사고 전략을 적용할 때 성찰은 이 전략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동화(assimilate)시켜 다른 경험과 연결해보게 하고, 그것을 바꾸거나 적응시킨다. 성찰적인 개인은 실천과 행동할 때 그러한 사고 과정을 따른다. 따라서 성찰은 메타 인지 기능(생각에 대해서 생각)과 창조적 능력을 사용하고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지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 감정, 사회적 관계 등 보다 일반적인 경험을 어떻게 만들고 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OECD의 설명에서 볼 수 있듯이 성찰은 인간이 수행하고 있는 사고에 대한 사고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는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며 여러 가지 사고를 이끌고 실천으로 옮기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학생 자신을 학습자로 인식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한 학습은 사고의 습관으로 학생 안에 형성되어 학교생활을 포함한 생활 전반에 작용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학습 방법이나 전략의 습득이 아닌 개인의 경험 전반에 접근하는 사고의 방식이 되며 성장한 학생들이 살아가게 될 학교 밖 사회에서 활용할 역량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강조점은 메타 학습 혹은 학습에 대한 학습이라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왜냐하면 목표를 설정하고 학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할 때 학습이 잘 이루어지는지를 생각해보는 초인지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문서를 살펴보면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에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강화하여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도록 하고, 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교수·학습의 질을 개선한다.’라고 제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과정 중심 평가라는 용어로 현장에 정착하면서 학습의 과정을 강조하기보다는 교사가 수업의 과정에서 여러 번 평가하는 방식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과정 중심 평가는 결과 평가(assessment of learning)와 대비하여 학습을 지원하는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와 학습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로 개념화된다. 그리고 학습으로서의 평가에서 평가의 주체는 학습자이며 평가는 학습의 통합적인 부분으로 작동한다(온정덕, 윤지영, 2022).

핀란드에서는 학습에 대한 학습(learning to lear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메타적으로 사고하고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는 것을 강조한다. 다음은 ‘learning to learn’의 정의이다(Finnish National Board of Education, 2016).

학생이 자신을 학습자로 인식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사고와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개인적 학습 방식을 인식하고 학습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은 연령에 맞게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진척 정도를 평가하고, 학습할 때 테크놀로지와 기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배워 학습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미국의 교육과정 재설계 센터(Center for Curriculum Redesign)에서는 학생들에게 21세기 사회를 준비시키기 위해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의 문제에 주목한다. 21세기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은 깊이(depth)와 유연성(versatility)에 강조점을 두며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다음 그림과 같이 ‘지식, 기능, 인성, 메타 학습’이라는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 21세기 교육틀을 제시하였다(Fadel, Bialik & Trilling, 2015).

CCR의 21세기 교육 틀
※ 출처: Fadel, Bialik & Trilling (2015), p. 1

네 가지 차원 중 메타 학습은 OECD의 성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가 반성하고 적응하는 법’과 관련된다. 이들에 따르면 메타 학습은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을 반성하고 조절하는 과정이다. 주목할 점은 메타 학습이 학교 교육에서 다루는 지식, 기능, 인성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 경험하는 모든 학습에 메타 학습이 긴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메타 인지는 현재 나의 상황, 앞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해 스스로 사고하는 ‘사고에 대한 사고 과정’으로서 평생 학습을 위한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배운 것을 다른 상황과 맥락에 전이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Ⅲ. 함께 생각해 보기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습 내용을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3차원으로 구성하고 학생이 그 내용을 배워서 할 수 있어야 할 것을 성취기준으로 제시하였다(한혜정 외, 2021). 역량은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가진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를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앎을 구성해 나가는 능력이므로 단순히 양적으로 증대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며, 이는 교수·학습의 초점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교사는 교육과정 실행자이면서 동시에 개발자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우리의 실천을 함께 성찰해 보자.

함께 성찰해 볼 질문들
  • 나는 무엇을 중심으로 학생이 배우는 내용을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해보게 하는가?
  • 학생들이 여러 교과에서 배우는 내용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는가?
  • 학생들이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상황과 맥락을 제공하는가? 맥락은 학생들이 학습하는 내용을 구체적인 경험과 연결하고, 이와 동시에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가?
  • 나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사고와 경험의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가?
  • 학생들이 전체적인 구조와 맥락 속에서 학습한 내용들 간의 관계와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학습한 내용을 다른 맥락과 상황에서 적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가?

참고문헌
• 교육부(2015).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세종: 교육부.
• 교육부(2021).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세종: 교육부. 2021.11. 24.
• 온정덕, 김종훈, 박상준, 박수련, 이승미, 정기효, 정소영(2020). 초·중학교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 세종: 교육부.
• 온정덕, 김병연, 박상준, 방길환, 백남진, 이승미, 이주연, 한혜정(2021).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개발 기준 마련 연구. 세종: 교육부.
• 온정덕, 윤지영 역(2022). 학습 과정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 학지사.
• Fadel, C., Bialik, M., & Trilling, B.(2015). Four-dimensional education. Boston: Center for Curriculum Redesign.
• Finnish National Board of Education. (2016). National core curriculum for basic education 2014. Helsinki. Digital Publication.
• Haline, I.(2018). The new educational curriculum in Finland. In M. Matthes, L. Pulkkinen, & C. Clouder, B. Heys(Eds.), Improving the Quality of Childhood in Europe(pp.75-89). Bruseels: Alliance for Childhood European Network Foundation.
•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2005). The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executive summary.
•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2019a).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OECD learning compass 2030. A series of concept notes.
• OECD (2019b).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Concept note: Student agency for 2030.
• Symeonidia, V. & Schwarz, J.F. (2016). Phenomenon-based teaching and learning through the pedagogical lenses of phenomenology: The recent curriculum reform in Finland. Forum Oświatowe, 28(2), 31–47. Retrieved from http://forumoswiatowe. pl/index.php/czasopismo/article/view/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