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1 겨울호(245호)

[중등-통계 프로젝트 수업 사례]
통계적 소양을 기르는
통계 프로젝트 운영하기

정종식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 수석교사)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

2020학년도부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수학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통계적 사고를 함양시키기 위한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를 공모하여 지원하고 있다.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 학교’란, 학생의 통계적 소양(Data Literacy) 및 교사의 실용통계교육 역량 제고를 위해 사회·실생활 문제를 통계적으로 다루는 탐구 활동을 제공하는 학교를 말한다. ‘AI’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나 이는 분명 통계 관련 모델학교이다. 그 추진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추진 배경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와 관련하여 통계적 소양(Data Literacy)의 중요성 대두
– 학교 통계교육이 기능과 계산 위주에서 통계적인 사고·추론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 증가

추진 목적
–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정보처리 역량 등 핵심역량을 갖춘 창 의융합형 인재 양성
– 탐구‧활동 중심의 통계 수업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정리, 분석, 해석하고 통계적 결과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함양
– 기능 계산 위주의 학교 통계교육을 실용적 통계 교육으로 개선하여 수학 교육의 실생활 효용성 제고

2012 수학교육선진화방안이 발표된 후 학교 현장에서 수학동아리 및 수학체험전, 수학클리닉, 멘토링, 학부모 수학교실 등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벗어나 수학을 수학답게 바라보고 수학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어 오긴 했으나 수학교육이나 수학수업 그 자체에 대한 즉, 수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인지 2020학년도부터 통계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지원을 시작한 사업이 바로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따라 본교 수학과에서는 2020학년도부터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 공모에 참여하여 운영해오고 있으며 그 운영 사례를 안내하고자 한다.

현 실태 분석을 통한 운영방안 모색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 사업의 추진 대상과 목적, 그리고 방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다 보니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첫째,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2021학년도 또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고 등교수업 시에도 학생 간 협업이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의 많은 사업들은 학생들 간의 협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다고 해도 그 사업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학교에서 다루는 통계 수업은 통계에 관한 용어나 개념 이해가 중심이며 실생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거나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성취기준 중 ‘[9수05-03]공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실생활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표나 그래프로 정리하고 해석할 수 있다.’가 있긴 하나 이 또한 자료의 수집과 정리에 목적이 있을 뿐 실생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수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셋째, 통계적 사고를 신장하기 위해서는 통계를 통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판적 사고 역량은 짧은 시간에 가르친다고 길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통계의 역사, 통계의 가치뿐 아니라 통계의 오류 등을 포함한 다소 긴 호흡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제시하여 경험하게 해야 길러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3학년의 경우, 내신성적 산출 이후 졸업하기 전까지 약 두 달 남짓(11~12월)의 공백기가 생기므로 이 시기에 유의미한 수업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9년간의 학업을 종료하고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학령의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무언가를, 어떻게 제시하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해결방안으로 학습이 아닌 일상생활 속의 통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를 고려하여 본교에서는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기말고사 이후의 시간 중 약 4주(13시간 내외) 동안 원격수업 플랫폼인 MS 팀즈(Teams)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통계 프로젝트를 기획 및 추진하고 있다.

우선 통계청에서 진행되었던 생활 속 통계 활용 수기 공모전의 입상작을 살펴보고 통계의 활용성을 경험한 후, KOSIS 국가통계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통계시각화콘텐츠를 통해 주제별로 분석된 통계 자료를 살펴보며 통계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실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통계를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인식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와 연계하여 통계를 통계답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우기 위해 통계 관련 베스트셀러인 ‘새빨간 거짓말, 통계’를 읽고 통계로 거짓말하는 사례들을 바탕으로 생각을 나눈 후 2021년의 기사 중 통계자료가 사용된 기사를 검색하여 그 출처를 확인하고 학생 스스로 통계자료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수행한 후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으로 통계 프로젝트를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운영하면서 매 회차마다 MS 팀즈(Teams)로 과제를 수합하여 채점 후 피드백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차시별로 사용된 콘텐츠와 학생 소감문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1기- 통계를 통계답게 경험하기

2기-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통계 바로 보기(2020학년도 11월 실시 사례)

마무리

‘수학 점핑 학교’나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 등과 같은 사업은 ‘2012 수학교육선진화방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의 목적은 많은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과 더불어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힘을 키움으로써 그 기반을 조성하는 데 있다. 모든 사업의 운영 주체인 교사 역시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니 학교 내 교과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이를 근간으로 하여 교육과정에서 놓치거나 반영하지 못한 것들을 이러한 사업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를 운영하는 목적과 방향은 학교마다 다른 것이 정상이나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바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은 미래의 사회구성원인 학생들로 하여금 통계를 통계답게 볼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이와 같은 사업이 단순히 사업이 아니라 학교 내 문화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