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육2022 봄호(246호)

코로나19와 일본의 교육 격차

김명희(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현상은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염병으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로의 진입은 학생들의 학습 환경 측면에도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의 컴퓨터, 태블릿 PC 등의 유무에 따라 학습 환경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이는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어 온 교육 격차의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다시금 주목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교육 격차 문제는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20년 전국학력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사회·경제적인 소외 계층에서 학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확인되었다(한국교육개발원 해외 교육동향 기획기사, 2021). 일본에서도 임시 휴교 기간에 학생들의 공부 시간이나 생활 시간 등의 격차가 확대되었고, 등교 재개 후에도 이러한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고 보고되었다(共益財団法人日本財団, 2021). 이렇듯 교육 격차 문제가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는 사회적 취약 계층의 아이들이 가정에서 원격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 글에서는 일본에서 코로나19를 둘러싼 교육격차 논의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1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일본에서의 교육 격차 정의

교육 격차에 관한 일본에서의 논의는 2000년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교육 격차란 주로 부모의 수입(소득) 등에 따른 차이가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교육사회학자인 마츠오카 료지(松岡亮二, 2019)에 따르면, “교육 격차란 학습 기회의 유무나 학력의 공정과 같은 결과의 차이가 아니라, 본인이 바꿀 수 없는 초기 조건인 ‘출신(生まれ, 우마레)’과 아이의 교육적 성과와 관련이 있다.”라고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부모의 학력이나 세대, 수입, 직업 등으로 구성된 출신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 SES) 및 출신 지역은 주요한 초기 조건이며, 이러한 초기 조건이 좋은 아이일수록 학력 형성에 유리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니시 히로카(西洋香, 2016)는 일본에서의 교육 격차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2006년과 2012년 국·공립대학의 진학률을 소득 계층별로 비교하였다. 그 결과,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보고하였다. 소득계층별 진학률을 살펴보면, 2006년의 경우에는 400만 엔 이하의 소득층 중 9.1%가, 1,000만 엔 이상의 소득층 중 11.9%의 가정에서 국·공립대학에 진학하였다. 하지만 2012년에는 400만 엔 이상의 소득층중 7.4%가, 1,050만 엔 이상의 소득층 중 20.4%의 가정에서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 2006년과 비교하였을 때 약 3배의 차이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에 드러난 일본의 교육 격차 이슈

2020년 4월 7일, 도쿄 등 7개 도도부현에 코로나로 인한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며, 4월 16일 비상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일시적으로 전국 대부분의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그 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임시 휴교 기간 중 가정환경이라는 변수가 아이들의 학력 형성에 이전보다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NHK교육사이트, 2020. 7. 3). 가정의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해 온 학교가 휴교하여 가정의 교육 환경이 학생들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재무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정규 고용의 증가와 이로 인한 가정의 경제 상황 악화라는 현상이 아이들의 학습 환경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 부모의 경제 상황 악화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일수록 아이들의 학습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며, 학교의 임시휴교는 부모의 취업 형태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육계는 임시 휴교와 교육 문제와의 연관성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가? 문부과학성(이하, 문과성)은 2021년 5월 27일에 실시된 전국학력시험 결과에서 임시 휴교로 인한 학력 저하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요미우리신문, 2021. 8. 31). 즉 문과성에서 문제시한 일은 학력저하가 아니라, 임시 휴교로 인한 교육 격차의 확대였다. 사회적으로도 코로나19 시기의 교육 문제로서 “학력 저하”라는 키워드를 다룬 신문 기사는 별로 발견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교육 격차”에 관한 기사는 많았다. 특히 ‘디지털 격차’라는 표현이 다수 등장하였다. 코로나19 하에 학교의 임시 휴교 상황에서 교육 격차 문제는 첫째, 지역자치단체 간의 온라인 교육 대응의 차이, 둘째, 각 학교 간 온라인 교육 환경 정비 상황의 차이, 셋째, 가정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불평등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 간의 대응 차이를 살펴보면, 도쿄도 시부야구에서는 34개의 공립학교에서 이미 2017년부터 “1인 1대 단말” 계획을 시작하고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또한 사가현 249개의 공립학교에서도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교육이 시행되었다. 따라서 시부야구와 사가현에서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3월 조사 시, 다른 지역에 비해 ICT 기기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이에 반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처음으로 온라인 교육을 도입하게 된 지역과는 인터넷 환경의 정비나 온라인 교육이 내용상으로 큰 차이가 났다. 실제로 인터넷 환경을 각 가정에서 마련할 수 없어 임시 휴교 기간에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지 못하는 바람에 인쇄본을 제공하며 자습을 시켰던 학교도 있었다(Iwabuchi, Kazuaki, et al, 2022: 127). 그리고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비교해 보았을 때도 온라인 교육 상황에 따른 격차가 나타났다. 임시휴교 기간 중 공립초등학교의 온라인 교육 실시율은 4월에 5%, 6월에 8%, 중등학교는 10%에 불과하였는데, 사립학교의 경우 17%로 공립학교보다 높았다(Iwabuchi, Kazuaki, et al, 2022: 131).

그렇다면 일본 정부의 대응은 어떠하였는가. 문과성은 2020년 7월부터 문부대신 이하 교육 관료 및 교육 전문가, 교사들을 소집하여 ‘교육재생실행회의’2를 열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논의를 거듭하였다. 해당 논의에서 중요시된 것은 코로나19 시기 교육 격차의 확대 문제였다. 회의는 9번에 걸쳐 개최되었는데, 그중 대부분은 ICT 가운데에서도 온라인 교육에 관한 논의였으며 나머지는 소규모학급제 실시나 교육 격차 해소에 관한 문제들이었다.3 넓게 본다면 ICT 교육이나 소규모 교육 실시에 관한 논의 또한 지역 간 및 가정 간 격차의 해소를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충실한 온라인 교육은 교육 격차를 축소할 수 있는 도구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지역 간, 학교 간 또는 가정 간 교육 격차를 증대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방안들을 논의하였다. 위원들 중 교육 격차 문제에 가장 힘을 썼던 교육사회학자 마츠오카는 교육 격차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다양한 교육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과 미국의 교원양성과정 사례를 제시하였다. 그는 교원양성과정에서 “교육 격차”라는 과목을 설치하여 이를 필수과목으로 만드는 일 등을 주장하였다.4 이러한 “교육 격차” 과목의 필수화 제안은 교사가 격차의 재생산을 일으킬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교육 격차를 해소할 역할을 지닌 학교교육에서 학생들을 직접 접하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출신 계급이 비교적 높아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교원양성과정에서 교육 격차 문제를 다루는 수업은 전체 과목 중 10%도 되지 않는데, 이로 인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교사의 편견적 태도를 접하게 됨으로써 학교교육이 학생들에게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교원양성과정의 개혁이라는 것이 마츠오카의 주장이었다(松岡亮二, 2019: 303-310).

포스트 코로나시대, 교육의 과제

1) 일본 정부 차원의 교육개혁 시도

일본에서의 2020년도는 “교육개혁의 1년”이었다. 신(新) 학습지도요령 5, GIGA스쿨 구상6 , 신(新)대학공통시험7 등이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개편도 이들 교육개혁의 과제와 함께 진행되었다. 그런데 GIGA스쿨 구상은 문과성이 주체가 되어 실시된 개혁이 아니라, 문과성과 경제산업성(이하 ‘경산성’) 그리고 총무성 등 3개의 청이합동으로 진행해 온 것이며 그중 주도적 역할을 맡은 것은 경산성이었다. 경산성은 2016년부터 “교육산업실”이라는 것을 설치하여 2018년 “<미래의 교실>과 EdTech연구회”를 개설하였다. 여기서 <미래의 교실>이란 학교교육과 교육산업, 산업계, 대학 및 연구기관이 서로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구상이었다. 즉 GIGA스쿨 구상은 교육산업 분야에서 문과성과 협조하며 개혁을 해나가려는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었다. 경산성은 “학습의 자립화와 개별 최적화” 및 “학습의 STEAM화”(2018~2022년도), 아동학생 한 명당 컴퓨터 한 대의 정비를 목표로 한 “1인 1대 단말”의 GIGA스쿨 구상(2020년도 내), EdTech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경우에 경산성과 EdTech 기업이 같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EdTech 도입보조금(2020~2022년도)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산성이 교육산업에 참여해온 이유는 세계 각국과 비교하였을 때 일본이 ICT화가 지체되고 있고, 그것이 경제적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다만 이와 같은 계획은 지자체의 교육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실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교육산업과 IT기업이 공교육의 권한을 침해하게 될 우려도 있다(佐藤学, 2021: 47-48).

한편으로 2020년 10월 중앙교육심의회 초등·중등교육분과회가 열려 “레이와 시대8의 일본형 학교교육 구축을 내세우며: 모든 아이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개별 최적한 학습과 협동적 학습의 실현”을 발표하였다. “신형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확대는 예를 들어 재택근무나 원격의료와 같이 세상 전체를 디지털화, 온라인화하는 것을 크게 촉진하고 있다. 학교교육도 그 예외는 아니며 학습을 보상하는 수단으로써의 원격, 온라인교육이 큰 시선을 끌고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 등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할 필요성이 주장되는 가운데 앞으로 학교교육을 지탱하는 기반인 도구(tool)로 ICT 교육은 이미 필요 불가결한 것임을 전제로 학교교육 본연의 자세를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苅谷剛彦, 2020: 236)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 인식 아래, 앞으로의 방향성이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① 학교교육의 질과 다양성, 포섭성을 높이고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함
② 연계/분담으로 인한 학교 매니지먼트를 실현함9
③ 지금까지의 실천과 ICT와의 최적한 조합을 실현함
④ 이수주의/습득주의 등을 적당히 조합시킴
⑤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지속적이고 매력있는 학교교육을 실현함

이 중에서 이수주의와 습득주의의 문제는 일본교육계에서 학력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2006년 고등학교에서 <세계사> 등의 이수가 필수화된 몇 과목이 이수되지 않은 채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학교가 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부터였다. 여기서 문제시된 것은 이수 여부였으나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지정된 수업을 듣기만 하면 습득 여부는 묻지 않고 졸업이 가능하다는 현재 학교 제도의 전제 자체가 문제시되었으며, 이와 같은 전제가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생산하는 원인이었다고 지적하였다. 참고로 일본 학교교육에서 이수주의가 확립된 것은 1989년에 <고등학교학습지도요령>이 개정되면서 학습에 관하여 아이들의 관심사, 의욕, 태도 등을 중시한 “새로운 학력관”이 제창되면서 시작되었다(刈谷剛彦, 2012: 272-276). 이번 개혁에서 이수주의와 습득주의의 문제는 이와 같은 학력 문제의 논의와 관련하여 제기된 것이다. 또한 이에 관한 유의점으로 “가정의 경제 상황이나 지역 차이, 본인의 특성 등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의 지덕체를 양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일본형 학교교육이 이루어 온 학습 기회와 학력의 보장, 사회 형성자로서의 전인적인 발달 및 성장의 보장, 안전·안심한 거처, 안전망으로서의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의 보상이라는 3가지 보상을 학교교육의 본질적 역할로 중시하며 이를 계승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시하였다. 즉 “모든 아이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개별 최적한 학습과 협동적 학습”의 실현을 위해 ICT 환경을 정비하고 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충당할 것이며,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적절하게 조합시키고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게 할 것 등이 주의점으로 언급되었다(苅谷剛彦, 2000: 232-237). 문제는 문과성에서 제기된 개혁 목표가 경산성의 그것보다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이 산업적 목적을 가진 기업들에게 좌우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문과성의 적극적인 자세와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017 교육ICT 가이드북
2017년 일본 총무성 정보유통행정국 정보통신이용촉진과에서 나온 교육ICT 가이드북으로, 총무성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2)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개혁 시도

문과성은 2020년 5월 15일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하에서 각 학교의 지도방침을 통일시키기 위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에 입각한 학교교육 활동 등 실시에 있어서 ‘학습의 보장’의 방향성 등에 관하여>라는 통지를 공포하였다. 이 통지에서는 “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에 서서 아이들의 튼튼한 배움을 보장하는 일과의 양립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념 아래, 다음과 같이 대응 방침을 공유하였다.


① 임시 휴학이라도 특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경우 등교를 허가해 줄 것
② 학교·가정·지역의 연계 하에 여러 수단을 통해 모든 아이가 뒤떨어지지 않게 최대한으로 학습을 보상해 줄 것, 이를 위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지도록 각 학교에서 ICT 환경 정비에 진력할 것
③ 인터넷 환경 정비가 어려운 가정에 대한 경제적 보조를 할 것, 이를 위해 각 부 현교육위원회가 지원 체제를 강화할 것, 또한 이와 같은 조치를 실현하기 위한 인적・물적 체제의 정비를 서두를 것
④ 각 학교에서 온라인 학습과 학교에서 현장 교육(실습 등)을 조합시킬 것
⑤ 휴교 기간 중 분산 등교를 장려할 것, 특히 진도 지도가 필요한 소학 6학년 및 중학 3학년 및 대면 지도로 인한 학습 지원이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소학 1학년 등 학생을 우선 등교시킬 것

위의 대책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각 지자체이기 때문에, 교육비에 여유가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온라인 교육 도입을 위해 지불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에 큰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음으로 현재 도쿄도에서 실시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ICT 교육의 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앞에서 본 시부야구의 경우처럼 도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선진적으로 ICT 교육을 추진해왔다. 즉 도쿄도에 있는 각 학교는 신학습지도요령(소학교는 2019년도부터 중학교는 2020년도부터 적용됨)에 제시된 정보 활용 능력의 육성을 목표로 이에 필수적인 환경을 정비해 왔다. 먼저 시부야구와 같이 2017년 12월에 공포된 <2018년도 이후 학교에 있어서 ICT환경 정비 방침에 대하여> (문과생 제607호)에 근거하여 교육용 컴퓨터 보급 기준을 1대 당 3.6명에서 점차 늘리기로 하였다. 또한 2019년도에는 정부에서 각의 결정된 <규제개혁실시계획>중 <교육에 있어서의 최신기술 활용>의 항목에 근거하여 학생 한 명씩 컴퓨터 등의 디지털 기기를 마련해주고, 5년 이내의 가급적 이른 시기에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면서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왔다(도쿄도 교육위원회).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임시 휴교 기간 중 각 학교에서의 온라인 수업 실시 상황은 어떠했는가. 교육위원회에서는 각 학교에 설문 조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정리하였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을 받아 본 아동과 보호자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보호자들도 ICT 활용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다만, 설문 조사에서 문제로 지적된 것은 기기 사용에 관한 문제 외에, 교사와 학생, 또한 학생끼리 상호 간의 협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과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 등이었다(도쿄도 교육위원회). ICT 교육에서 일본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뒤처지고 있으므로, 우선 교사들에 대한 ICT 교육 연수가 필요하였다. 도쿄도에서는 ICT 지원원(支援員)이라는 이름으로 교사들의 ICT 사용을 보조할 지도원을 배치하는 제도가 마련되었다. 이와 함께 각 가정의 ICT 이용 환경도 배려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었다(도쿄도 교육위원회). 한편 오사카시에서는 코로나19 하에서 소·중학교의 온라인 교육을 요구한 오사카 시장에 대해 오사카시립의 한 소학교 교장이 “단말을 갖추지 못하거나 통신 환경의 정비가 불충분한 상태로 온라인 교육을 도입하여 실시한 결과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라며 항의문을 서면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 교장은 모든 아이에게 평등하게 온라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지 현재 정비 상황으로는 의문이라고 하며,이 학교에서는 대면식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마이도나 뉴스, 2021. 5. 20). 이와 같은 상황은 다만 오사카만의 상황은 아니므로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주목되는 바이다.

서울교육에 주는 시사점

일본 사회는 2000년대 들어와서 학생들의 가정환경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 격차를 해소할 역할을 지닌 학교교육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임시휴교가 되고, 온라인 수업이 실행되면서 지역 간, 학교 간, 가정 간의 교육 격차가 심화된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이전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도쿄도의 경우에는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는 높았으나, 전혀 준비가 없었던 지역은 인쇄본을 사용하는 등 지자체별 지역적 차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을 통해서 일본의 사례가 서울교육에 주는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일본 정부 차원에서는 전국적으로 온라인 수업 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관 부서와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의 데이터 수집과 함께 ‘교육 격차’라는 과목을 신설하여 교원양성과정에 포함하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동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등 교사 스스로가 교육 격차 재생산의 주체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 교육 격차 해소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는 교사 계층에 관한 인식도 포함된다고할 수 있다.

둘째, 일본에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GIGA 스쿨을 구상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학교교육의 ICT 기반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까지 소·중학교 학생에게 PC/태블릿 기기 보급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구상을 받아들여 현실화하는 구체적인 과정은 지자체가 사업 주체가 되어야 할 일이지만, 디지털 교육환경의 조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사실 이러한 정책은 한국이 일본보다는 좀 더 서두르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향후 3년간 모든 중학교 신입생과 중학교 교원에게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디지털 환경을 교육에 긍정적으로 적용하는방안에 대해서는 국가별·지역적 차원에서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서울특별시교육청 보도자료. 2025년 대한민국 미래교육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며(조희연 교육감 제2기 취임 3주년을 맞이하며). 2021년 7월 5일자.
· 한국교육개발원(2021.02.23). 프랑스의 코로나19에 따른 교육격차 현황. 해외교육동향 기획기사(최지선 프랑스통신원). https://bit.ly/3p-Gijfr\
· 共益財団法人日本財団(2021). コロナ禍が教育格差にもたらす影響調査-調査レポトー.
· 苅谷剛彦(2012). 学力と階層 : 朝日文庫
· 苅谷剛彦(2020). コロナ以後教育へ-オックスフォードからの提言- . 中公新書ラクレ.
· 西洋香(2016). 広がる教育格差とその改善に向けて.
· 松岡亮二(2019). 教育格差 : 階層·地域·学歴. 筑摩書房
· 佐藤学(2021). 第4次産業革命と教育の未来-ポストコロナ時代のICT教育. 岩波ブックレット.
· Iwabuchi, K., Hodama, K., Onishi, Y., Miyazaki, S., Nakae, S., & Suzuki, K. H. (2022). Covid-19 and Education on the Front Lines in Japan: What Caused Learning Disparities and How Did the Government and Schools Take Initiative?. In Primary and Secondary Education During Covid-19(pp. 25-151). Springer, Cham.

일본 홈페이지
· 경제산업성(経済産業省) https://www.meti.go.jp
· 교육재생실행회의 https://www.kantei.go.jp
· 도쿄도(東京都) 교육위원회 https://www.kyoiku.metro.tokyo.lg.ip
·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 https://www.mext.go.jp
· 오사카시(大阪市) https://www.city.osaka.lg.jp
·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 https://www.yomiuri.co.jp/
· NHK교육사이트 https://www3.nhk.or.jp
· NHK신문 httphttps://www.nhk.or.jp
· Teach For JAPAN https://teachforjapan.org/
· まいどなニュース(마이도나 뉴스) https://maidonanews.jp/

  1. 일본의 행정구역은 47개의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1도(도쿄도), 1도(홋카이도), 2부(오사카부와 교토부), 그리고 43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아래에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정촌(市町村)이 있다. 일본의 행정기관으로는 대한민국의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에 해당하는 경제산업성,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재무성,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총무성 등 총 4개가 있다.
  2. 교육실행재생회의는 제 2차 아베 내각에서 교육 제언을 하는 사적 자문기관이며 2013년 1월에 발족하였다.
  3. 소규모학급제 실시에 관하여 소학교의 경우 한 학급당 정원은 2025년까지 35인으로 인하시키는 것으로 결정되어 있다. Yuria Kubo <35인 학급으로의 배경 및 과제-해외의 소인수학급으로의 대처는?> <<Teach For JAPAN>>2021/12
  4. 교육재생실행회의 초등중등교육워킹그룹 회의록 https://www.kantei.go.jp/jp/singi/kyouikusaisei/jikkoukaigi_wg/kaigi2.html을 참조.
  5. 학습지도요령이란 한국의 교육과정안과 비슷한 의미로, 초·중·고별, 학년별, 교과별로 교육내용의 지침 등을 담고 있다. 신(新) 학습지도요령은 PISA 결과로 보았을 때 독해력과 기술식 문제에서 국제 순위가 낮아졌다는 점이 교육계에서 문제시되면서 수정된 새로운 학습지도 요령이다.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주체성과 학습 내용의 실용성이 부족했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따라서 소학교 5, 6학년 때 실시되었던 영어과가 외국어과로 변경되고, ‘말하기’ ‘듣기’를 포함한 보다 실용적인 내용을 가르치게 된다. 또한 새로운 과목으로 프로그래밍도 도입되었다.
  6. 문부과학성은 3월 31일 모든 초·중학생에게 PC/태블릿 기기 보급을 완료하기 위한 ‘Global and Innovation Gateway for All’(이하GIGA) School Initiative의 가속화를 발표하였다.
  7. 대학공통시험은 센터 시험을 대신하여 2021년도부터 시작되었는데, 논의과정에서 영어민간시험 도입과 기술식 문제의 도입이 계획되고 있었다. 그러나 영어민간시험이 자비로 이루어지므로 가정경제가 어려운 학생한테는 불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받은 문과대신이 “분수에 맞게 노력하면 된다”는 대답을 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에는 영어민간시험 도입계획이 좌절되었다. NHK신문 <대학공통시험 영어민간시험 및 기술식 도입 단념으로>(2021/06/22) 등을 참조.
  8. 令和, 2019년 5월 1일부터 적용된 일본의 새 연호로 나루히토 일왕 즉위 뒤부터 사용 중이다.
  9. 이와 관련해서 이번 중앙교육심의회 답신에서 “팀으로서의 학교(チームとしての学校)” 구축이 제언되었다. 이는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스쿨카운슬러나 사회복지사 등 학습활동 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증원하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을 분담하게 하는 것과 이를 제도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과 학교의 연계 강화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즉 학교 내외에 있는 다양한 인재 및 환경을 활용해가면서 학교운영 방식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 <팀으로서의 학교 본연과 금후 개선방책에 대하여> 중앙교육심의회 답신 201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