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22 가을호(248호)

[프로젝트 수업] Fun!Fun!한
디지털 시민되기 프로젝트,
학교 문화를 바꾸다

오경아(마곡하늬중학교, 교사)

2020년 개교 첫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축제가 열렸다.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어 학생들이 없는 적막한 학교에서 학생자치회와 방송반 소수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온라인 축제는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으로 준비한 온라인 축제에서 유튜브 댓글을 관리하던 방송반 학생들은 2시간 동안 악성 댓글을 삭제하고, 악성 댓글을 올린 학생들에게 경고를 주느라 온라인 축제를 즐길 경황이 없었다. 축제가 끝난 후 평가회를 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에서 IT 기술 활용 교육에만 치우쳐 있던 한 해를 반성했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학생들에게는 오프라인 못지않게 온라인에서도 민주시민으로서의 가치를 지키며 새로운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자질과 태도가 중요하다. 이러한 자질과 태도를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과 함께 교육과정 안에서 녹여내 보고자 다짐했다.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교육과정 안으로

코로나19로 당겨진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교육 분야에서는 학교가 가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에서 나아가 자기관리 능력을 포함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원격수업의 도입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Online to Offline) 교육, 즉 융합된 교육 환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므로 디지털을 수단이나 도구적 관점이 아닌 사회 구성원의 경험 변화 매체로서 익힐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또한 별도의 교과나 시수 확보가 아니라 각 교과별 교육, 융합 교육 등 현재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1년 신학기에 같은 생각을 가진 한문과 선생님과 프로젝트 학습을 구상하고 참여하게 되었다. 디지털 시민 교육의 6가지 주제 중 소통과 관계 영역을 2학년 수학·한문 교과 융합 수업으로 실시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회를 보는 시야를 넓히고, 신중한 언어의 사용과 배려의 감정에 기반한 소통을 강조하는 의사소통 역량 강화 수업 모델을 구상하였다. 또한 교과뿐 아니라 디지털 시민 교육의 6가지 주제 중 사회참여 역량을 중심으로 창의적 체험 활동인 학생자치회 축제(하늬제) 디지털 시민성 캠페인을 실시하여 디지털 참여, 공익 등을 강조하는 공동체 역량 강화 수업도 동시에 진행하였다. 과정중심평가 중심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의 교수·학습 활동 흐름도와 평가 루브릭은 다음과 같다.

가. 교수·학습 활동 흐름도

나. 수학과 평가 루브릭

디지털 시민되기 프로젝트

학생들은 3월 창체 수업에서 디지털 시민성 소양 교육을 받았고, 본 프로젝트는 5월∼7월에 실시되었다. 2021년 1학기에는 정원의 2/3만 등교하여 온·오프 연계 수업으로 구성하여 중학교 2학년 일차함수 단원과 관련하여 진행하였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는 일차함수 개념을 학습하였고, 챌린지 기간 동안 주어진 직선을 그래프로 하는 일차함수의 식을 구하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특히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을 그래프로 하는 일차함수의 식을 구하는 과정을 학습하였고, 이를 활용하여 실생활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챌린지 전단계] 디지털 시민에게 필요한 가치를 선정하기 (수학: 원격 수업)

1차시 수업은 디지털 시민성 함양에 대한 영상을 시청한 후 디지털 시민이 지녀야 할 소양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프로젝트 전반에 관한 O.T.를 진행하였다. 2차시 수업은 디지털 시민에게 필요한 가치를 살펴보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였다. 결과는 구글 슬라이드 개별 과제로 제출하였다.

<2차시 구글 슬라이드 활동 결과 >

3차시는 줌 소회의실에 모여서 모둠 학습을 진행하였다. 2차시에 각자가 작성한 내용을 돌아가며 발표하였고, 모둠에서 모둠원들이 제시한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위한 가치 중에서 한 가지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선정된 공동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토의하였다. 실천 방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각각 정하도록 지도하였다. 예를 들면, 모둠이 지켜나갈 가치를 ‘존중’으로 선택한 모둠에서는 실천 방안으로 오프라인에서는 소외된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도움을 주거나 인사하기, 온라인에서는 공감 이모티콘 달기나 선플 달기를 정하였다.

<3차시 공동 가치와 실천 방안 정하기>

[챌린지 주간] 모둠별로 선정한 가치를 수행하는 기간 (수학)

학생들은 모둠별로 선정한 가치 실천 방안 챌린지를 3주간 진행하였다. 실천 방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법을 병행하였다. 교사는 진행 상황을 일주일에 2회 정도 점검하였고, 학생들은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챌린지를 진행하고 인증 결과를 제출하였다. 예를 들면 선플 달기를 실천 방안으로 선정한 학생들은 인증사진을 카톡으로 제출하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발견한 비속어를 순화해서 기록하기를 실천 방안으로 선정한 모둠은 기록 노트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챌린지 실천 과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실천 횟수로 나누어서 표로 기록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실천 방안에 따라 다양한 양상이 나타났다. 학생들은 챌린지 활동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 지켜야 할 가치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개인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지켜나가도록 함으로써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균형감을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지도했다.

<챌린지 인증 활동과 인증 횟수 학습지>

[챌린지 이후 단계] 개인별 챌린지 결과를 일차함수로 모델링하기 (수학: 등교 수업)

3주간의 챌린지가 지난 후 4차시 수업에서는 개인이 수행한 챌린지 결과를 표, 그래프로 표현해 보고, 추세선을 이용하여 일차함수 식으로 모델링해 보았다. 학생들은 챌린지 기간 동안 수집한 자료를 먼저 표로 표현하였다. 챌린지 기간 회차와 챌린지 횟수를 각각 ‘x’와 ‘y’ 라고 할 때, x와 y 사이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표로 나타내었다. 위의 표에서 얻은 x, y의 값의 순서쌍을 좌표로 하는 점을 좌표평면 위에 나타내었다. 그리고 추세선을 이용하여 직선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런 추세선이 나타난 이유를 이야기해 보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추세선 중에서 상승 추세선과 하락 추세선을 골라 일차함수 식으로 표현해 보도록 하였다. 일차함수의 그래프가 지나는 서로 다른 두 점의 좌표를 이용하여 직선의 변화율(직선의 기울기)을 구하고, 이 식에 한 점을 대입하여 그 그래프가 지나는 일차함수의 식을 구할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좌표평면 위에 나타낸 그래프와, 그 그래프의 일차함수 식을 구하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4차시 수업을 통해 일차함수를 표, 그래프, 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복습해 보고, 자신의 챌린지 진행 과정을 모둠원끼리 비교해 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챌린지 그래프와 일차함수 식으로 나타내는 과정>

[챌린지 이후 단계]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성어 학습 (한문: 등교 수업)

5차시에는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성어를 학습하고, 모둠별로 챌린지 성어를 선택하고 의미를 서술하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챌린지 이후 단계] 모둠별 챌린지 결과를 일차함수로 모델링하기 (수학: 등교 수업)

6차시 수업에서는 모둠이 수행한 챌린지 결과를 합산하여 표와 그래프로 표현해 보고, 추세선을 이용하여 일차함수 식으로 모델링 해보는 시간이었다. 7∼8차시에는 디지털 시민 챌린지 포스터를 제작하고 발표 후 피드백을 받았다. 챌린지 포스터에는 모둠별 공동 가치와 가치 선정 이유, 실천 방안, 5차시에서 선정한 챌린지 성어, 6차시에서 작성한 모둠 챌린지 학습지와 소감을 적도록 지도하였다. 학생들의 수업 후기를 보면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자신이 지켜야 할 디지털 시민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챌린지 과정에서 그동안의 행동을 반성하며 챌린지 이후에도 지켜나갈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모둠 챌린지 학습지>

<디지털 시민되기 프로젝트 포스터 제작하기>

디지털 시민되기 프로젝트 연계 활동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의 삶과 연계될 때 생명력을 가진다. 교과에서 배운 것을 자신들의 삶과 연계한 활동으로 긍정적인 성취 경험을 느끼는 것이 아이들에겐 ‘배움’의 큰 동기 부여가 된다. 학생들이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스스로 창의적인 체험활동을 기획하고 지식을 생산해 내는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은 미래 인재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다. 프로젝트 활동과 연계하여 학생자치회에서 온라인 축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직접 기획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디지털 시민이 되기 위한 서약서 작성하기,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위한 그립톡 제작하기, 캠페인 영상을 통한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드디어 2021년 10월 22일 온라인 축제가 열렸다. 축제가 끝난 후 학생들의 후기를 받아봤다. 학생들의 축제 사후 설문 결과를 보면 작년 축제에 비해 올해는 댓글이 순화되고 학생들이 디지털 시민성 교육의 효과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년 전 축제 평가회에서 다짐했던 우리 학생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지속가능한 인성교육은 교육과정 속 수업과 평가로 가능하다. 그러므로 각 교과의 성격 및 수업 단계의 특성에 맞게 교과 수업 중에 자연스럽게 디지털 시민성의 요소나 덕목을 연계하는 수업 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해 인성교육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과에서 배운 내용과 실생활이 연계된 경험이 제공된다면 수업의 효과는 더 공고해질 것이다. 교사와 함께 교육과정 재구성의 주체로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을 학교 현장에서 적용한다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정보화진흥원(2019). 중·고등학교 교사를 위한 디지털 시민교육 활용 가이드북: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디지털 시민교육.
• 김진숙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요해진 역량, ‘디지털시민성’.
• 교육부(2019). 디지털 시민성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 실천 방안.
• 서울교육(2018). OECD 교육 2030: 미래 교육과 역량.
• 한국교육정보미디어(2021). 새로운 디지털 공동체 실현을 위한 교육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