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Vol.228.가을호

학생 자치를 통한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계획 및 실행

|윤양희

 

1. 현재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의 문제점

지금까지 학교에서의 여행은 대규모로, 교사 주도의 일회성 여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학부모의 소득 증대와 여가 생활의 확대로 학생들의 국내외 여행 경험이 많아지면서 학교 여행에 대한 흥미와 교육적인 효과가 낮다고 한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와서도 어디를 다녀왔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하기보다는 친구와 함께했던 놀이 활동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은 학교 교육과정상 시행되는 것으로 교육적 효과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학생들 스스로의 자발적인 참여가 매우 필요하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추진 방향에 의거하여 교육과정과 연계된 주제로 교육과정 내의 프로그램을 분석·안내하고, 학생들 스스로에게 자율성을 부여하여 20차시 이상의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개인, 모둠, 학급별로 학생들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여 미래인재에게 필요한 핵심역량 4C를 길러주고자 하였다.

 

2. 실행 내용

가. 연구팀 구성

효율적인 연구를 위하여 연구팀을 구성하고, 학기초에 역할을 분담하고 매달협의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며 체계적으로 수업이 진행되도록 하였다.

 

 

나. 프로젝트 수업을 통한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일명 ‘패키지 여행’에서 ‘자유여행’으로의 관점 전환을 위하여 먼저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였다.

1)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계획

가) 프로젝트 수업 계획
4C를 신장하기 위해서는 실제 교육여행의 실행보다 교육여행을 위해 준비하는 사전 단계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4~6학년 학년별 연구팀은 소규모테마형 교육여행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을 구성하여 4C를 신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4학년 프로젝트 수업안의 예시는 아래 표와 같다.

위의 표에서 본 것처럼 프로젝트 수업의 핵심은 교육여행 사전단계에서 학생들의 토의·토론을 통한 장소 및 활동 등을 탐색해 보는 ‘학생자치활동’이었다. 사전에 개인이 가고 싶은 장소와 활동을 조사하고 모둠별로 토의하여 장소를 정한 후 학급별 토론을 통해 최종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을 중요시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미래인재 핵심역량 4C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나) 워크북 ‘4C여행기’ 제작
학생들에게 무작정 장소와 활동을 조사하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교사들은 먼저 학생들에게 워크북 ‘4C여행기’를 제공하였다. 교사들의 회의에 의해 선정된 워크북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워크북 표지는 대회를 개최하여 공모하였다. 워크북 내용은 교사들이 분석한 교육과정 프로그램 안내, 안전교육, 프로젝트 수업 학습지 등을 넣었다. 프로젝트 수업 학습지는 크게 3가지 ‘안전하고 재
미있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친구들과 함께하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가족과 함께하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가족여행)’으로 나누어진다. 가족과 함께하는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의 경우는 학교 연구팀에서 실시한 토의·토론에 의한 교육여행 계획 세우기의 일반화 단계로 제시하였다.

 

 

다)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을 위한 4~6학년 교육과정 분석
학생들에게 안내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학년별로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과 관련된 교과와 단원, 차시 및 주제를 파악한 후 교과서의 사진 및 지도서를 분석하여 교과별, 학기별, 단원별로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장소를 추출하였다.

 

 

라) 각 학년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소규모테마형 프로그램 개발
4~6학년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본교에서 개발한 마을결합형 프로그램과 전국 단위테마형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2)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실행

가) 사전 토의·토론 활동
4학년과 5학년의 경우 워크북에 개인이 자료를 조사하여 온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별로 협의하여 1~2개의 장소와 활동을 정하면, 다시 이것을 학급 전체 앞에서 발표한 뒤 전체 투표를 통해 최종 장소와 활동을 정하였다.

 

 

사전 토의·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명확하게 여행갈 장소와 활동에 대해 인지하였다. 친구들이 발표하는 장소와 활동을 들으며 ‘왜 그 장소로 가야 하는지?’, ‘활동의 즐거움은 무엇인지?’ 따져 묻는 경우가 많았다. 4학년의 경우는 마을결합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버스와 지하철의 이동경로도 조사해서 발표하였다. 이동경로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면 학생들은 그 장소를 배제하는 경향도 있었다.

 

나) 실행 계획
1) 대상: 4학년 2개반
2) 장소: 동작구, 관악구 일대
3) 실행 과정: 4학년 연구팀은 2개 학급으로, 관악혁신지구의 마을결합형 예산 250만원을 사용하여 본교가 위치하고 있는 관악구 내의 장소 중에서 선정하였다. 스스로 장소와 테마를 결정하기 어려우므로 미리 가족과 함께 관악구의 역사와 장소들에 대해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였으며 연구팀 교사 중 교과전담교사를 보조교사로 하여 학급별로 2명의 교사를 배정하고 계획부터 협의하여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숙소를 관악구, 동작구 내에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동작구의 ‘여성플라자’를 숙소로 결정하고 여행지와의 동선을 학생들에게 미리 조사하도록 하였고, 학생들이 정한 여행의 안전 및 이동경로, 장소를 교사들이 답사하였다. 4학년 2반과 3반의 경우 첫째 날은 같은 장소가 나왔으나, 둘째 날의 경우 장소가 달라져서 개별학급으로 교육여행을 진행하였다.

다)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실행 내용

 

김○○ :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을 정하는 과정부터 장소, 활동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선 우리끼리 장소와 활동을 토의·토론으로 정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리고 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학생·학부모·강의 선생님이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쏙쏙 되었다. 우리가 5월 30일 처음 갔었던 낙성대 강감찬 장군의 사당에서 강감찬 장군의 일생을 배우는 동시에 역사를 배우게 되어 좋았고, 과학전시관에서는 여러 가지 과학적 기구와 전시물들을 과학적 설명과 함께 체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우리가 묵었던 숙소인 여성플라자는 냉방이 잘되고 시설이 청결해서 좋았다.

이○○ : 우리는 여행을 가기 전 안전교육을 많이 하고 우리가 직접 정한 여행지를 가서 체험하고 느끼면서 재미있게 활동하였다. 이로 인해 관찰력이 늘어난 것 같다. 또 ‘○○케이크’에서는 직접 아이싱 (카스테라에 생크림을 바르는 것)도 해서 성취감과 재미가 느껴졌다. 그리고 도림천에 가서 직접 만든 ‘수륙양용레이싱카’를 물에서 굴려 보려 했지만 흘러가는 물이라 땅에서 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리를 비키며 굴려보았다. 그리고 벽화를 관찰하고 벽화에서 사진을 찍었다. 벽화가 예쁘기는 하였지만 3개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3. 마치며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라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있듯이 여행은 사람들의 인생에서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학창시절에 친구와 함께 이루어지는 여행을 통해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테마에 따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인재가 될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하여, 학생들의 자율성을 위하여 교육여행의 주도권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양보할 필요가 있다. 소규모로 운영해야 하고 사전에 여행지가 정해져 있지 않고 여행사와 연결하여 여행을 진행하지 못해 교사에게는 너무나 고달픈 일이지만, 학생들의 만족감과 자치의식이 조금씩 높아져 가는 것을 보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다. 초등학생에게는 어렵다고 미리 고개를 흔들지 말고 조금씩 학생들이 교육여행의 주체가 되도록 교사는 안내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