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4 가을호(256호)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서울 교육과정’을 소개합니다.

양정순 (서울특별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

1. 들어가며

서울 지역 교육과정은 국가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서울 지역의 특수성과 학생의 교육적 필요를 반영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이 개발·운영하는1 교육과정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과목 개발이나, 지역 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교육과정에 대한 강조는 궁극적으로 단위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교육과정 관련 일련의 연구와 토론회를 거치고 그동안의 논의와 의견을 종합하여 ‘서울 교육과정’을 작성하였다.

다만, ‘서울 교육과정’이라는 문서는 별도로 발간하지 않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서울특별시 초등학교 교육과정」, 「서울특별시 중학교 교육과정」,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교육과정」, 「서울특별시 특수교육 교육과정」(이하 이를 묶어서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으로 한다.)2에 그 내용을 반영하여 고시하였다. 그리고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의 맨 앞에 이 문서가 지침 성격을 지닌문서임을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서울특별시 고등학교와 이에 준하는 학교에서 설계·운영해야 할 학교 교육과정의 일반적인 기준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지원 사항을 제시한 것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의 성격을 지닌다.’라고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서울 교육과정’ 개발의 배경 및 추진 과정과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 표지>

2. ‘서울 교육과정’ 개발의 배경 및 추진 과정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근거는 초·중등교육법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3조는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를 학교로 명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 수준의 기준을 교육과정 문서로 고시하고, 시·도 교육청은 국가 기준을 근거로 시·도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작성하여 각 학교에 제시하며, 학교는 국가 기준과 시·도의 지침을 근거로 학교 실정에 맞게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그동안 교육감이 정하는 시·도 수준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해석과 교육청의 교육지표 및 정책 방향에 따라 일부 내용을 강조하거나 생략하고 일부 내용을 보완3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서 나아가서 지역에 맞는 교육 비전과 방향을 설정하여 교육과정에 담으려는 노력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016년에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을 발표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서울시교육청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의 맨 앞에 5쪽 분량으로 이를 제시하였다.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은 ‘미래 사회 핵심역량인 지성, 감성·건강, 인성·시민성을 키워주는 교육과정으로, 서울교육의 특성을 담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실천해 갈 수 있도록 여백을 두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수업-평가 연계 및 환류하는 순환적 교육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의 본질적 측면인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정책 방향을 일목요연하게 나타내고, 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처음 도입하고 있는 역량에 대한 지역청의 수준을 제시하고 교사 전문성의 기준을 설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4을 강조함에 따라 국가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에 부합하면서도 서울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역 교육과정 개발 방향을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은 만들어질 당시에 필요한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능을 했지만, 국가 교육과정의 변화에 맞추어 재구성 또는 새롭게 내용을 담을 필요가 있었다. 또한, 체계를 갖추어 완결성 있는 모습으로 지역 교육과정 문서를 개발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제기되었다. 다만, 서울 지역의 교육과정을 일컫는 용어는 특정 가치가 담기지 않은 중립적인 용어로서 서울 지역의 교육과정임을 간명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는 논의 하에 ‘서울 교육과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서울시교육청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 담당팀과 정책안전기획관, 교육연구정보원 등에서는 서울 지역 교육과정 수립 및 자율적인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수행하였다.

「교육과정 분권에 따른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 거버넌스 구축 방안 연구」5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운영 및 교육과정의 지방 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실천적 논의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탐색하였다.

「서울 지역교육과정의 설계 방향 탐색 및 학교 자율교육과정의 효과적 운영 방안 연구」6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 설문과 조사 등을 통해 미래 교육의 핵심 가치를 담는 지역 교육과정의 설계, 학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교육과정 문서, 학교급별 자율교육과정 운영의 활성화 방안 등을 제언하였다.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 자율화·분권화 추진단(2021.11.22. ~ 2022.8.31.)’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비한 서울 지역 교육과정 및 학교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서울 지역 교육과정 수립을 위해 현장의 교원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서울시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협의를 이루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 문항을 제안하였다.

그 밖에 ‘서울 교육과정’에 관해 현장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한 주요 활동은 다음과 같다.

‘서울 교육과정’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을 바탕으로 하였다. 여기에 「서울미래교육 2030」, 「서울교육중기발전계획」에 담긴 서울교육의 모습을 담아내고, 서울시교육청에서 강조하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방향과 다양한 정책을 반영하였다.

Ⅰ장에서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의 특성을 기술하고, Ⅱ·Ⅲ·Ⅳ장은 국가 교육과정의 틀과 내용에 서울의 특성을 반영하여 일부 수정하였다. 이 목차는 이후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 체계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러나, ‘서울 교육과정’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을 뼈대로 작성하였으므로 유치원과 특수교육 교육과정까지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모든 학교급을 아우르는 명칭으로서 ‘서울 교육과정’ 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별도로 고시하지는 않되, ‘서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지침 성격의 문서를 ‘서울특별시 초·중·고· 특수교육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발간하기로 하였다. ‘서울 교육과정’의 ‘Ⅰ.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 은 모든 학교급의 교육과정에 전재하고, 나머지 항목의 내용은 학교급별 상황에 맞추어 작성하기로 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 개발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차례의 회의와 설문조사, 현장 네트워크 활동 등을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을 완성하였다.

3.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

지금부터는 ‘서울 교육과정’을 기초로 작성하여 고시한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려고 한다. 단, 위에서 밝힌 대로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 부분은 모든 학교급에 동일한 내용으로 제시되었고, 다른 부분의 내용은 학교급별 상황에 맞게 기술되었음을 밝힌다.

가.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은, 국가 교육과정과 차별성을 갖는 서울 지역 교육과정의 특성을 담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서울의 지역적 특성 및 서울교육의 비전과 교육지표 등을 반영하여, 서울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와 운영 원리를 명시하였고, 이를 통해 학습자의 주도성 및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적인 운영 지원 방향을 강조하였다. 또한, 기초학력 보장, 민주시민 교육, 생태전환 교육, 디지털 미디어 역량 함양 교육 등 서울시교육청의 주요 교육 정책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구현되도록 명시하고, 서울 교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마지막에 제시하였다. ‘서울교육과 서울 교육과정’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 교육과정’의 강조

국가 교육과정의 ‘설계의 원칙’이라는 제목을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바꾸어 제시한 만큼, 학교가 학생, 교원, 학부모 등의 교육 주체들과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는 방향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교사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중심에 두고, 동료 교사들과의 협력적 전문성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초등학교에서는 ‘교사 교육과정’ 추가)을 만들어 가는 실질적인 주체임을 명시하였다. 또한, 학교 교육과정의 설계와 실행, 성찰의 과정을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제시하여 강조하였다.

다. 학교급별 교육의 강조 분야 설정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에서는, ‘기초소양 교육, 독서·토론·글쓰기 교육, 민주시민 교육, 생태전환 교육, 안전·건강 교육, 역사·통일 교육, 예술 교육, 인성 교육, 지능정보 교육, 진로 교육(고등학교는 ‘진로·직업 교육’)’ 10가지를 강조 분야로 설정하고, 각 학교급별 학생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단, 특수교육 교육과정에는 ‘개별화 교육’과 ‘통합 교육’을 추가로 제시하였다. 특히, ‘예술 교육’에서 중학교는 ‘협력종합예술활동’을 실시하는 것을 명시하였고, ‘생태전환 교육’에서는 생태감수성, 생태친화적 습관 형성 및 실천 중심의 교육을, ‘지능정보 교육’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 등에 대한 기본 소양과 태도, 활용 교육, 윤리 교육 등을 강조하였다. 또한, 고등학교의 ‘진로·직업 교육’에서는 직업 교육의 일환으로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노동 인권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음을 명시하였다.

라.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기준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데 기준이 되는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기준에서는, 국가 교육과정의 ‘편제와 시간 배당 기준’,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을 따르면서도 ‘시·도 교육감이 정하는 지침’ 에 해당되는 내용을 포함하여 서울시교육청에서 강조하는 사항을 추가·보완하여 제시하였다.

국가 교육과정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으로 제시된 내용 중 주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 목차를 만 들어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외에 ‘학교자율시간’, ‘진로연계교육’, ‘원격수업’, ‘계기교육’(초·중·특수교육)과 ‘모든 학생의 학습 기회 보장’, ‘학생의 발달 특성 고려’(초등학교), ‘자유학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중학교), ‘일상생활 활동’, ‘현장 체험 학습’, ‘순회교육’, ‘영아교육’, ‘전공과 교육’(특수교육) 등이 그에 해당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별도 목차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학교 유형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을 중심으로 서울시교육청 지침 성격으로 담아야 할 내용과 학점 기반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시·도교육감이 정하는 사항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서 기술하고 있다.

지면 관계상 각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을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강조한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한다.

4. 나가며

「서울특별시 초·중·고·특수교육 교육과정」으로 고시된 ‘서울 교육과정’은, 국가 교육과정 총론 체계를 바탕으로 서울시교육청의 지향과 특성을 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방면의 연구 및 소통 과정을 통해 의견을 청취할 수 있어 ‘서울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역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를 강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교실 수업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총론 차원의 서울의 교육과정에 대한 강조에 그치지 않고, 각 교과 교육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실제 수업으로 구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시작해서 내년도에는 중, 고등학교에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고교학점제의 전면 적용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적용과 함께 수업과 평가의 혁신을 통해 학교 교육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글을 맺는다.

  1. 김종훈 외(2022), 서울 지역교육과정의 설계 방향 탐색 및 학교 자율교육과정의 효과적 운영 방안 연구,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서울교육 정책연구소.
  2. 「서울특별시 유치원 교육과정」도 서울특별시교육청 고시 제2024-1호(2024.1.30.)로 고시되었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2019년에 개정된 국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였으므로 이 글에서는 제외하였다.
  3. 2022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 자율화·분권화 추진단 결과 보고서(2022), 서울특별시교육청.
  4.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교육부(2021.11.24.).
  5. 박창언 외(2021), 교육과정 분권에 따른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 거버넌스 구축 방안 연구, 서울특별시교육청.
  6. 김종훈 외(2022), 위탁연구보고서,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서울교육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