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육Vol.224.가을호

호주 교육의 현황과 장점

e_02_1_03글 : 강수환 / 시드니한국교육원장

  본고에서는 지리적으로는 비록 멀지만 경제, 문화적인 교류에 이어 교육적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호주교육과 그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시드니한국교육원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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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연방 교육부는 각 주 교육부를 통해 초·중등학교에 예산 지원만 하고 교육과정 운영 등은 주 교육부가 실질적으로 담당하며 호주 대학교 교육은 호주 연방정부 교육부가 직접 관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호주 연방 정부의 국가교육과정이 호주교육과정평가원 (ACARA)을 통해 개발, 각 주 교육부와 협의하여 학교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호주의 의무교육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초등학교 교육과 7학년(중학교 1학 년)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고등학교 교육까지이며, 11학년 학생 중 대학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은 한국의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기술전문대학(TAFE)에 다닐 수도 있다.
호주의 학생들은 200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고등학교 7학년과 9학년 재학 중에 나플란 시험(NAPLAN)에 의무적으로 응시해야 한다.
e_02_1_14  2016년 5월에 치러진 나플란(NAPLAN) 시험 결과를 분석한 2016년 8월 3일자 호주의 유력 신문인 시드니 모닝헤럴드 (Sydney Morning Herald)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e_02_1_16  최근 몇 년 전부터 각 주 교육부의 홈페이지에 학교별 나플란 시험 결과가 공개되고 있어서 학교 간 실력 격차가 큰 논쟁거리가 되었고 학교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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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즈(NSW)주 공립 초등학교에는 한국의 영재 학급과 같은 영재학급(Opportunity Class, 이하 OC)을 주내 76개의 초등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험으로 전체 학생 중 약 5%의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합격한 학생들은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2년간의 교육을 OC과정이 있는 학교로 전학 가서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OC 선발 시험의 평가 분야는 영어, 수학, 그리고 일반적인 재능(General Ability)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GA가 있으며, 영어와 수학은 50%의 시험 결과뿐만 아니라 나머지 50%를 학교내신 성적을 평가하는데 비해, General Ability(이하 GA)는 100% 시험 결과만을 반영한다. 왜냐하면 GA는 학교의 교육과정에 과목으로 들어 있지 않고 일종의 IQ 시험과 같은 수리 적성고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OC 시험을 잘 준비하기를 원하는 동양계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OC 과정은 일반적인 초등학교의 교육과정보다 2년 이상의 선행학습을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연구 및 프로젝트 수업을 다양하게 실시하기 때문에 우수한 고등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키고자 하는 동양계 학부모들의 1차 목표가 되고 있다.
또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6학년 학생들은 한국의 특목고에 해당하는 공립 셀렉티브 고등학교 입학시험(Selective High School Placement Test)에 응시하곤 한다. 전체 초등학생 중 약 4%만이 진학할 수 있는 셀렉테브 고교는 한국의 민족사관고등학교 같은 제임스 루스농업고(James Ruse Agricultural High School)를 비롯한 3개의 농업 특성화 고교와 17개의 셀렉티브 고교가 있고, 25개의 부분적인 셀렉티브 고교 등이 있으며, 이 학교들은 공히 높은 명문대 진학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호주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특히 이민자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셀렉티브 고교 입학시험의 평가 분야는 상술한 OC(영재 학급)선발 시험과 정확히 일치하여 영어(읽기, 쓰기), 수학, 그리고 일반적인 재능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General Ability가 있다.
영어와 수학은 50%의 시험 결과와 50%의 학교 성적으로 평가하는데 비해, General Ability는 100% 시험 결과만을 반영하므로 동양계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사교육기관에 보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
물론 호주에도 연간 평균 20,000호주달러 이상의 비싼 등록금을 받는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주류사회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유리하다고 보는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다. 많은 사립학교는 기독교와 천주교 등 종교 배경을 갖고 있으며,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시험을 통해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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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국가 교육과정이 최근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호주 각 주 교육부는 대학입학시험제도를 각각 다르게 주관하고 있고, 산출된 결과는 호주 연방 대학 입시센터(University Admissions Centre)의 과정을 거쳐서 대학입학순위(ATAR :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로 변환되어 호주 각 대학 입학 시 활용된다. 즉 시드니가 소재한 NSW주는 고등학교 졸업시험(HSC : Higher School Certificate)을 치르지만,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입학성적이 결정되며, 멜번이 있는 빅토리아 주는 VCE(Victoria Certificate of Education) 성적 등으로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고 있다. NSW 주의 HSC 시험은 영어만 필수과목이며 약 140여 개의 선택과목 중 학생들이 5개 이상의 과목을 선택하여 7월의 예비시험(Trial)과 고교 내신 성적으로 50%의 성적을 산출하고 10월의 3주간 본 HSC 시험으로 나머지 50% 성적을 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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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한국의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국립 기술 전문대학 68개를 비롯한 TAFE (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을 통해서 지역별로 전문적인 기술교육과 평생교육 체제를 갖추고 있고, 약 120만 명의 학생과 성인들이 전문기술을 습득하여 취업하고 있다. TAFE 학비는 호주내 거주하는 신분에 따라 (영주권, 시민권자 OR 유학생) 부담이 다르며, 국가차원의 부족 직업군과 관련한 교육에는 다양한 방면의 지원이 있다.
호주에는 37개의 국·공립대학과 3개의 사립대학이 있지만 세계 대학 순위에서 호주 대학교의 위치는 매년 6~8개의 대학교가 세계 100위 안에 들 정도로 대학교육의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유학생이 호주를 찾고 있다. 예를 들면 2015년도 QS (Quacquarelli Symonds) World University Ranking에 의하면 ANU(19위)를 포함한 8개의 대학이 세계 100위 안에 있고 학비는 호주 내 거주하는 신분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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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공교육은 교육부가 과목별로 수립한 교육과정과 교수요목(Syllabus)은 잘 되어 있지만, 국가가 정한 교과서는 없기 때문에 학교마다 학교장 책임 하에 교육 과정을 유동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주입식 교육보다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수업을 장려하므로 학생들은 자신감을 갖고 토론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호주의 문화적인 요소가 합쳐져서, 학급 내 수업시간에 자유로운 질문이 오고가는 장점이 있다.

호주의 고등학교 11학년~12학년 때 학생이 선택하여 공부하는 과목의 수는 매우 다양하며, 직업교육[예: 목공(Woodwork), 금속(Metalwork), 서비스업(호텔, Hospitality) 등] 을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강조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장점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기술자가 전문직 못지않게 경제적인 대우를 받고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아울러 호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애국심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국가 유공자를 존경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호주의 현충일인 앤작의 날(매년 4월 25일)에는 국가적으로도 기념식을 크게 거행할 뿐만 아니라 각 학교마다 월남전(한국전 포함)참전 용사를 초청하여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기념식을 엄숙하게 거행한다. 필자가 세인트앤드류 초등학교 앤잭 기념식에 초대받아 특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특강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유치원 학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600명이 조용하게 경청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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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학교에는 한국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인터넷 가능한 컴퓨터가 보급되어 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호주 NSW주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는 1~2인별로 1개씩의 아이패드(I-pad)를 수업시간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호주는 광대한 국가 특성상 원격교육(Distance Education)과 화상교육(Video Conferencing)이 발달되어 학교에 올 수 없는 오지의 학생을 위해서는 화상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과 호주의 시차가 1~2시간 밖에 나지 않아 화상교류를 진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라 생각하며 더욱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한호 교육 교류의 모범 사례로 2015년에 서울 구룡중학교와 시드니 인근의 엠마우스 카톨릭 컬리지가 자매결연을 맺어서 상호 학생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모든 학교에 적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한호 화상교육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원이 지원하는 한호 화상교육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New England) 오명숙 교수가 주관하는 호주 한국 화상교육 프로그램(Australia-Korea ConneXion, 이하 AKC)에는 현재 서울 여의도중학교와 용화여고 등 47개 한국학교가 화상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AKC는 고해상도의 화상시스템을 사용하여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의 학교들과 호주 학교들을 연결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한호주대사관이 지원하는 한호 교육 프로젝트이기도 하다.(근거 :뉴잉글랜드대 아시아 커넥션 화상교육 보고서, www.une.edu.au/asiaconnexions) 다른 하나는 멜번의 빅토리아 교육부의 조 테이트(Jo Tate) 장학관이 2014년부터 호주 외교부 호한재단의 재정 지원으로 주도하는 글로벌 링크스(Global LYNCs) 프로젝트(http://scarlettmclean.wix.com /koconsulting)로서 현재 약 30여개의 한호 학교가 ZOOM 프로그램을 통해서 화상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시드니한국교육원(consyd7@mofa.go.kr)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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