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19 여름호 (235호)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
‘내가 만드는 화장실’

장은정 (관악중학교, 교사)

이야기 하나. 한 마을에 쓰레기 무단 투기가 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었다. 대부분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으나, 이 방법을 사용하고 나서부터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었다고 한다. 무엇이었을까? 바로 쓰레기가 버려지던 곳에 예쁜 꽃을 심고 화단을 조성한 것이다.
이야기 둘. 일본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범죄율이 점차 높아져 걱정하던 때, 누군가 낸 아이디어 덕분에 범죄율을 낮출 수 있었다. 그 방법은 거리의 가로등 불빛을 푸른색으로 바꾸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푸른색 조명으로 범죄율을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아이디어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 사례들이다. 공간에 애정을 갖고 가꾸어 갈수록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크다.
학교는 학생의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학교 공간은 학생들의 생각이나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었고, 단순히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장소에 불과했다. ‘학생’과 ‘학생의 삶’이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학교 공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학교 공간 만들기에 학생들이 참여하여 함께 공간을 ‘짓게’ 한 뒤 자신의 삶의 방식에 따라 역동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2019년 관악중학교에서도 학교 공간을 학생과 함께 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1학년은 도서관을, 2학년은 화장실을, 3학년은 교문을 주제로 융합 수업을 실시하였다.

1. 모든 것의 시작, 그 서막은 융합수업 계획으로

2월 중순, 학교의 모든 교사가 모여 학년별로 구성된 교원학습공동체 회의를 시작하였다. 회의 주제는 2019년에 진행할 수업 혁신에 관한 것이다.
“2학년 융합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요?”
“올해 우리 학교 본관 화장실 공사를 하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수업해 보면 어떨까요? 지금 공사하면 2학년이 3학년 올라가서 사용하게 되거든요. 실질적으로 사용하게 될 공간에 자신들의 생각이 반영된다면 학생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지금 학생들이 사용하게 될 공간이자, 어떤 건물에서나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공간인 ‘화장실’은 매우 매력적인 수업 주제였다. 선생님들은 머리를 모으고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들의 목차가 정리된 표를 보며 어떻게 융합을 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변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교과 학습 내용과 삶을 직접 연결시켜 볼 수 있게 하는 수업이 될 거라는 기대감에서였다.
“과학은 에너지 파트가 있어요. 단열이나 친환경에너지 같은 게 나와요.”
“기술에서 도면 그리기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D로 입체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답니다.”
“그럼 국어에서 관련 도서를 읽고, 자료도 찾아 정리하면 되겠어요.”
“세계 여러 나라의 화장실의 역사 같은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한문에서 할 건 없나?”, “영어도 함께 하면 좋을 텐데!”
이렇게 시작된 2학년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은 총 7개 교과가 융합하여 실시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발생하였다. 2월 회의 당시에는 수업 시기를 중간고사 이후로 정하였는데, 화장실 공사가 여름에 시작되므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려면 늦어도 3월 중순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 교사들 모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이미 다른 단원 수업을 진행하던 과목도 있어서 여간 난처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최대한 조정하여 우여곡절 끝에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 진행된 ‘화장실 프로젝트 융합수업’의 절차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화장실에 대해 이야기하다

모둠별로 화장실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다. ‘냄새가 제일 문제야’, ‘따뜻한 물이 안 나와’, ‘파우더룸이 너무 작아’, ‘양치질 할 때 줄이 너무 길어’, ‘너무 덥고, 너무 추워’ 자신들이 매일 이용하던 공간이라 학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했다. 나온 내용을 모두 공책에 정리하고 지금 바로 생각할 수 있는 개선안을 적어보도록 하였다. 예상대로 화장실의 문제점이나 요구 사항은 다양하게 나왔다. 하지만 그에 대한 개선안은 한정적이었다. 이제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한 대장정이 펼쳐질 차례다.
세상에 완전한 창조란 있을 수 없으니, 그간에 쌓여온 많은 지식과 정보, 사례들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로 했다. 개선안을 위한 자료 수집 방법으로 도서 읽기와 인터넷 자료 조사를 선택했고, 도서는 과학과 교과 내용을 보다 쉽고 자세히 풀어놓은 책 한 권과 공간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또 다른 책 한 권으로 정했다. 과학 관련 도서는 국어 시간에 읽고, 과학 시간에 선생님이 주신 문제를 풀어보며 보다 깊이 있게 다루었다. 인터넷 정보를 검색할 때는 실제 화장실 공사를 시행했거나 개선한 곳의 모습을 둘러보도록 하였다. 직접 찾아가 현장을 살펴보면 더 좋겠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인터넷 검색을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이론 위주의 검색보다는 사례 위주의 검색이 되도록 하였다.
그런데 자료 검색과 정리를 하면서 학생들이 ‘메모’하는 방법에 익숙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메모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달라야 하는데 무작정 내용을 줄글로 옮겨 쓰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과학 관련 책이나 화장실 개선의 실질적 사례 등은 그림을 그려서 간단히 설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그렇게 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메모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며 진행하였다.

3. 위기를 맞이하다

‘검색어를 뭘로 해요? 다 찾았는데 이제 뭐해요?’ 컴퓨터 세대에게 정보화 세상은 과연 저절로 이루어지는가? 그렇지 않았다. 학생들은 게임 이외에는 컴맹에 가까웠다. 정보 탐색과 정보 활용은 학습해야 길러지는 능력인 것이다. 학생들은 교사가 예시로 제시한 검색어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 못했고, 검색이라는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루어진다는 것도 몰랐다. 그냥 컴퓨터실에 데려간다고 해서 양질의 검색이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검색은 어떤 검색 엔진을 이용하면 좋은지, 어떤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고 어떤 것은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인지, 검색어는 어떤 것들로 더 찾을 수 있는지 등 계속 살펴보며 지도해야 했다.
그냥 에어컨 달면 안 돼요? 과학 시간에 에너지와 관련된 내용을 학습하고, 가정 시간에 안전, 조명, 환기, 유니버셜 디자인을 배웠지만 학생들은 이런 내용을 실제 화장실 개선 방법으로 가져오지 않고 단순하고 쉽게만 가려고 하였다.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의 근본적인 목적이 ‘배운 것을 삶과 연결시키는 것’이었으므로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개선안에 반드시 ‘교과에서 배운 내용이 각 한 가지 이상은 포함되도록’ 조건을 주었다.
수업에 대한 피로도. 7개의 교과에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보니 학생들의 피로감이 문제였다. 처음에 보인 흥미와 열정이 ‘또 화장실이에요?’라는 푸념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며 우리의 노력으로 멋진 화장실을 만들어 보자고 목청 높여 응원하고 달래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많은 교과가 융합을 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의 피로감도 생각해주어야 했던 것이다.

4. 우리만의 화장실을 디자인해 보자

잠시 화장실 보고 와도 되나요? 아는 만큼 보이고, 관찰은 관심의 시작라고 했다. 어려운 고비를 넘고 화장실 개선안과 스케치에 들어가니 수업이 다시 활기를 찾았다.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화장실의 모습을 궁리해냈고 잠시 화장실을 보고 오겠다며 환풍구 위치와 모양, 세면대의 자세한 모습, 변기의 개수 등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관찰을 하였다.
세상에 쓸모없는 의견은 없어! ‘미닫이문과 여닫이문 중 어떤 것이 좋을까?’, ‘탈의실은 꼭 필요해?’, ‘장애인 화장실 칸은 만들어야 하나?’, ‘남자화장실에는 파우더룸이 없어도 될까?’. 학생들은 개선안을 찾는 과정에서 치열한 토의를 거쳤다. 여닫이문일 때 지나가던 친구가 문을 열다 다칠 수가 있으니 화장실 문도 교실처럼 미닫이문으로 하면 안 될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된 토의는 왜 다른 공중 화장실은 여닫이문일지, 두 문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장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장애인 화장실 칸에 대한 문제와 남자화장실 파우더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편견, 평등, 인권에 대한 이야기까지 등장했다. 토의를 하다가 자기들끼리 ‘왜 이런 얘기까지 하지?’하며 웃어넘겼지만, 결국 이런 토의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모여 더 나은 대안이 되었고, 다양한 분야로까지 사고가 확산되었다.
쓸모 있게 변화된 생각들. ‘이 벽을 허물 수도 있는 거예요?’. 아이들은 의외로 학교에서 시행되는 공사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았다. 공간에 대해 갖고 있던 학생들의 고정관념이 깨지자 더욱 다양한 모습의 화장실이 완성되어 갔다. 필요에 따라 직선을 곡선으로 변형시키기도 하고, 벽을 이동시키거나 없애고, 새로운 벽을 만들기도 했다. 공간을 생활의 필요에 따라 조성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환경에 대한 고민이다. 에어컨과 히터가 생각의 전부였던 학생들 입에서, 태양열 전지판의 위치를 고민하고 볏짚으로 만드는 단열재를 설치하거나 빗물이나 세면대 물을 재활용하는 방법 등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에너지 소비형 사고를 하는 사람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5. 어서 와. 우리 모둠 화장실은 처음이지?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의 가장 마지막은 자신들이 디자인한 화장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발표할 내용은 어느 모둠에서나 이야기하는 것들은 가급적 제외하고, 우리 모둠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 구성하도록 지도하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전달 할 수 있어야 하며, 발표에 모둠 전체가 참여하고 발표가 끝나면 청중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발표할 때 보조 자료로 기술 시간에 만든 입체 도면을 활용하였는데, 필요에 따라 확대할 수도 있고, 사방으로 회전 가능한 도면이라 발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활기를 더해 주었다.

발표를 듣고 나서 다른 학생들은 궁금한 점을 모둠별로 모아 하나의 ‘모둠 질문’을 만들었는데, 질문이 겹칠 때를 대비해 ‘칭찬하기’를 추가로 쓰게 하였다. 질문을 하다가 다른 모둠과 질문이 겹치면 칭찬을 대신하면 되는 것이다. 질의응답 시간에 학생들의 질문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고 신선했다. ‘세면대의 높이는 학생들의 평균 키를 고려한 것인가요?’, ‘도면상 화장실 칸막이가 너무 높은데 그럼 공기 순환에 문제가 없나요?’, ‘탈의실 옆에 창문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문제는 없을까요?’와 같이 화장실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질문부터 그 간 교과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한 질문까지 다양했으며, 대답하는 학생들도 돌발 질문에 합리적인 해법을 내놓았다.

모둠별 발표 내용
1. [처음] 저희 화장실의 키 워드는 친환경, 쾌적함, 편리함입니다. 이를 위해 과학과 가정 시간에 배 운 내용을 활용하였고, 그동안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을 생각하며 디자인 해 보았습니다.

2. [중간1] 우리 본관 화장실을 1년 동안 본 결과 겨울에는 햇빛이 안 들어오고, 단열이 잘 안 되어서 너무 추웠습니다. 그리고 벽에 단열재가 드러나서 한 번 봤는데 건축폐기물인 스티로폼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스티로폼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입니다.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지구에 서 제일 멋진 집 에코하우스’를 읽었는데 거기에 볏짚을 압축시켜 만든 단열재가 있었습니다. 볏짚은 벼에서 쌀을 수확하고 남은 벼의 줄기로, 값도 매우 싸고 볏짚의 줄기에 공기가 가득 채워져 있어 단열에 좋습니다. 또 볏짚은 친환경적인 물질이라 환경에도 좋습니다. 이번 공사 때 우리학교 화장실도 이 볏짚 단열재를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화장실 전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장실 안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할까 고민했는데, 우리 화장실이 북향이라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서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태양을 볼 수 있는 건물 옥상에 전지판을 설치하고 여기서 모아진 전기를 화장실 에너지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3. [중간2] 화장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사고 중 미끄럼 사고가 가장 많습니다.혹시 모를 이러한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기위해 저희는 미끄럼 방지타일을 설치하였습니다. 물기가 잘 마르고 살짝 까끌까끌해 마찰 면이 큰 미끄럼 방지타일을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또 화장실의 나쁜 이미지를 만드는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환풍 시설에 신경을 썼습니다. 학교 화장실에 제 1종 환기설비를 설치 하여, 급기기가 밖에서 신선한 공기를 끌어오도록 하고, 배기기가 안쪽에서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환기만 잘 되어도 화장실은 더 쾌적해 질 것입니다.

4. [중간 3] 저희 모둠은 지금 화장실들이 모두 세면대가 좁다는 것에 공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세면대를 지금보다 약 2배 정도는 늘리고 효율적으로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면대 공간은 소변기수를 조금 줄여 넓히고, 수도꼭지 하나 당 세면대가 하나씩 있는 곳이 아니라 세면대 사이 공간을 모두 트고 수도꼭지를 지금보다 촘촘하게 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세면대 모양을 안쪽으 로 경사가 가게해서 물이 안쪽으로 가도록 해 물튐도 방지했으면 좋겠습니다.

5. [끝] 화장실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과목이 연합하여 한거라 거의 모든 과목에서 진행되다 보니 힘들기도 하였습니다. (이하생략)

6. 프로젝트를 마치며

“화장실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과목이 연합하여 거의 모든 과목에서 진행되다 보니 힘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한 가지 결과물을 만들어 내어 뿌듯했습니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세상에 아름답고 멋진 친환경 건물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고 처음 단열, 복사열, 전도열, 대류열 같은 지식을 접해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화장실을 스케치하고 도면을 만들 때 뭔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어딘가 어긋나고 빗맞아서 어려웠는데 이걸 하면서 세밀하고 꼼꼼한 능력, 공간을 보는 능력이 길러져서 좋았습니다. 토의하는 과정에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고 열정만 앞서서 쓸데없는 의견도 많이 나왔는데 그런 것이 다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년 후 우리가 쓸 화장실이 기대됩니다.” (김00)


“화장실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뭔가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건축물에 어떤 과학 원리가 있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지식도 배우고 원리도 배웠는데 욕심이 생겨 그것을 다 활용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또 어디서 어떤 자료를 활용할지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둠에서는 서로 상의하여 우선순위를 정했고, 우선순위에 맞게 최대한 배운 것을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D 디자인 프로그램을 처음 해보는 거라 어려웠고, 중간에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윤00)

교과에서 배운 것을 실제 삶에 반영해보고, 내가 살아가는 공간을 스스로 디자인하며, 친구들과 소통하여 의견을 모아 결과물을 만들어 사람들 앞에 내놓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배우고 성장했다. 이렇게 배움은 단지 교과 수업 안에서만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일상적 삶에서 구현되었다.
이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교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수업을 디자인 할 때 학생들의 삶을 늘 유념해야 한다는 점이다. 삶과 연결된 수업일 때 학생들은 더욱 생동감이 넘치고 배움은 역동적으로 일어난다.

내년 이 화장실을 사용할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물론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다 반영되지는 못할 것이고, 생각보다 멋진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노고가 들어간 화장실이라면 구석구석 의미 있게 다가오고, 사적으로는 닫힌 공간이지만 삶으로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