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18 가을호 (232호)

♬ 행복 피·아·노 연주로 만드는 심(心)포니 교실

김은형 서울충무초등학교 교사

Ⅰ. 마음을 어루만지는 행복 피·아·노 연주를 그리다

 

“선생님, 6학년 2반 아이들이 참 온순하고 예쁘죠?”

새 학교 근무의 첫 날, 주위의 선생님들로부터 참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3월 내내 교실에서 마주한 우리 반 아이들의 모습은 ‘온순하다’라기보다 ‘무기력하다’라는 표현에 훨씬 가까웠다. 보살핌을 기대할 수 없는 가정환경과 오랜 무관심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아이들의 무기력한 태도는 주위를 향한 마음의 문을 닫게 했고, 상대에 대한 공감이나 배려에 무관심해지는 행동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연유로 주위와의 소통을 포기한 우리 반 아이들에게 ‘나’를 사랑하는 마음부터 키워주어야 했다.

 

교실만큼은 마음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공간이 되어주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어루만지는 ‘행복 피·아·노’ 연주를 그려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에서 착안한 ‘행복 피·아·노’ 프로그램은 존중, 배려, 소통, 협동, 책임의 가치를 느끼는 다양한 인성 활동의 실천을 통해 바르고 포근한 협력적 인성을 고루 완성해가는 인성 교향곡, 즉 ‘심(心)포니’ 교실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Ⅱ. 심(心)포니 교실을 함께 만들어가며

1. 행복 피·아·노 프로그램 개요

2. 행복 피·아·노 연주 계획

3. 행복 피·아·노 프로그램 실천 내용
가. 제 1악장 : 피·아·노 연주를 위한 존중 마음의 문 열기
1악장에서는 ‘나’라는 소중한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주위의 타인과 자연을 향한 존중 마음을 신장하는 활동을 구성함으로써 긍정적 마음의 토대를 다질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제 2악장 – 아름다운 마음으로 소통이 있는 연주하기
2악장에서는 원만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배려’와 ‘공감’ 능력을 신장시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을 시도할 수 있도록 가정 및 학교와 연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였다.

다. 제 3악장 – 노력하며 함께 다진 행복 심(心)포니의 마음 나누기
3악장에서는 1,2악장에서 키워 온 마음을 토대로 ‘협동’ 과 ‘책임’의 마음을 신장할 수 있는 학급 자치활동 및 생활 속 나눔과 연계한 활동을 실천하며 다양한 손길들로 연결된 세상을 느낄 수 있게 구성하였다. 학교라는 단위 공간을 벗어나 마을, 국가 및 지구촌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협동과 나눔, 사회적 책임을 경험하며 협력적 인성이 깃든 심(心)포니 연주를 완성하고자 하였다.

Ⅲ. 행복 심(心)포니가 흐르는 교실

2017년 3월, 16명 피아니스트들의 마음에 ‘긍정’이라는 연주의 씨앗을 뿌린 이후, 아이들은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따뜻한 성장을 계속해 갔다. 1년 간의 행복 피·아·노 연주를 통해 아이들은 소중한 자신을 알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공감의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했으며, 친구와 선생님, 가족과의 따뜻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 즐겁게 협동하며 더 큰 나눔을 즐길 줄 알게 된 16명의 아이들은 어느덧 행복 심(心)포니를 연주하는 멋진 피아니스트가 되어 있었다.
몸과 마음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6학년 시기,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연주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이제 중학교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 아이들에게 존중, 배려, 소통, 협동, 책임의 마음을 다진 행복 피·아·노 연주가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수줍게 얘기하던 예쁜 아이들의 삶 속에 심(心)포니의 선율이 계속 울려 퍼질 수 있기를…. 포근한 마음을 주위의 이웃과 나누며 더 큰 행복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