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희(서울특별시교육청 특수교육과, 행동중재전문관1)
통합교육 현장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이 각자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어울림의 장이다. 2022년 『서울교육』 가을호에서는 통합교육 환경에서 모두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긍정적 행동지원의 가치와 철학을 안내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긍정적 행동지원 관련 주요 사업과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긍정적 행동지원(PBS) 이해하기
통합교육이 일어나는 학교를 하나의 커다란 삼각형으로 생각해 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교육의 현장 안에서 어떤 학생들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안내와 강의만으로도 기대하는 학업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어떤 학생들은 조금 더 직접적이고 명확한 수업과 자료를 필요로 할 수 있으며, 또 어떤 아이들은 개별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맞춤형 수업을 전달할 때 우리가 기대하는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비단 학업 영역에만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행동의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생활 규칙을 안내하거나 상·벌점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문제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상황, 시간, 장소에 따라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반복적으로 가르쳐주어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은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을 고려하여 학업과 행동 측면에서 어려움이 생길 때 이를 학생 개인의 결함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예방적이고 긍정적인 환경을 구성함으로써 모두의 성장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과정이다.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School-Wide Positive Behavior Support; SWPBS)은 PBS의 적용을 학교 전체로 확장한 것으로 1차 예방(보편적 지원), 2차 예방(표적집단 지원), 3차 예방(개별 지원)의 다층적 예방모형을 운영하는 체계적 접근을 의미한다.
Q. 통합교육 현장에서의 긍정적 행동지원, 왜 중요한가요?
A. 긍정적 행동지원은 특수교육대상학생을 배려하기 위한 접근이라기보다는, 학교 안 모든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학교문화 형성의 과정입니다. 긍정적 행동지원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학교문화 안에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은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원인에 귀를 기울여 환경적 요소를 재조정하는 동시에 문제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 행동지원의 실행은 모두의 성장을 이끄는 통합교육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긍정적 행동지원,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A. 모든 학생을 위한 예방적인 교육환경을 구성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일은 학교 안에 보편적인 지원 체계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에 있는 모든 학생들, 모든 교직원들이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길 바라는가?”
“모든 학생의 성장을 위해 학교와 환경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학교 공동체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기대행동을 만들고 모두가 그에 따라 생활할 수 있는 지지적인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2. 긍정적 행동지원 관련 주요 사업
‘모든 학생’의 성장을 목표로 한 긍정적 행동지원이 우리나라에서는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먼저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012년부터 긍정적 행동지원 철학을 바탕으로 문제행동의 예방에 초점을 맞춘 긍정적 행동지원을 시작하였고, 2022년 현재는 4가지의 큰 축을 중심으로 하여 더 많은 교육현장에서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을 확산하고 있다.
1) 바람직한 학교 문화 마련
학교의 특성별로 긍정적 행동지원의 운영 형태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운영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보편적 지원체계 안에서는 금지되는 행동을 바탕으로 한 처벌에 집중하기보다는 명확한 규칙과 가이드 안에서의 긍정적 성취와 격려를 경험하여 올바른 행동의 유지와 향상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긍정적 행동지원을 운영하는 많은 학교들이 이러한 다층적 예방체계를 마련함과 더불어 매년 학교별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모든 학교는 학교별 특성(지역/연령/장애유형별)에 따라 범주화하여 분과를 구분하고 학기별 2회 이상 협의회를 통해 학교 간 운영 형태와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
2) 협력적인 개별학생 지원 실행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각 단위학교에서 예방적인 노력을 충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행동으로 학교 및 지역사회 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선별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지원을 실행하는 ‘행동중재특별지원단’을 운영한다.
학교로부터 개별적인 지원 요구가 있다고 의뢰된 학생 중 외부 관련영역 전문가(예: 행동분석가, 작업치료사, 언어재활사, 부모상담사, 정신건강의학전문가 등)로 구성된 개별지원팀을 구성하고, 1년간 집중적이고 구체적인 개별지원계획을 마련하여 실행한다.
또한 학년 초에 문제행동 지원 요구가 크지 않았으나, 학기 중에 지원 요구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11개 교육지원청의 통합교육지원단과 연계한 수시 컨설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3) 교원 행동중재 전문성 향상 지원
긍정적 행동지원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서 구성원의 이해와 역량 수준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소속 교원이 긍정적 행동지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중재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연간 직무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특수교육교원 외에 통합교육환경 안에 있는 모든 교직원이 상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교육청 특수교육과에서는 ‘Seoul PBS’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약 20분 내외의 짧은 강의 영상을 활용하여 언제든 자유롭게 접속하여 긍정적 행동지원의 이론적 배경과 실제, 행동중재와 관련한 다학문적 이론을 학습할 수 있다.
4) 학교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긍정적 행동지원 실행 자료 개발
2012년 이후 10여년 간 축적된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자료 및 각 단위학교별 운영 방법을 한 곳에 통합하기 위해서 2022년 5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긍정적 행동지원 누리집(서울PBS 누리집)이 문을 열었다. 서울PBS 누리집을 통해 긍정적 행동지원 실행을 준비하는 교사 및 학교는 운영의 요소, 절차, 교수·학습자료 등을 자유롭게 다운로드받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학급 내 문제행동 예방 및 중재와 관련한 고민이 있을 때, 누리집 내 온라인 상담소를 활용하여 전문가와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