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기승전 ‘생태전환교육’
김동욱(광남고등학교, 교사)
요 며칠 하늘을 올려다보며 청명하고 깨끗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그동안 ‘인류의 발전’에만 맹목적으로 치우쳐 자연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미세먼지주의보와 오존주의보의 알림이 매일 울리며 그 심각성에 무뎌지던 즈음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였다. 붐비던 공항은 한산해졌고, 비행기는 잠시 멈추었다. 비행기의 매연이 줄어들게 된 뒤, 비로소 하늘은 숨을 쉬게 된 것 같다. 오랜만에 높고 파란 하늘 속에 뭉게뭉게 피어있는 새하얀 구름을 보고 있자면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생태환경의 복원을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서울교육』 가을호의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교육의 대전환 Ⅱ’ 특별기획은 기후시민으로서 기후행동 실천 방법과 생태전환교육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생태문명 전환을 위한 교육의 역할과 방향’ 좌담회를 통해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생활 방식의 작은 개선으로 기후행동의 실천을 촉구하였고, 국어, 영어, 체육 등 다양한 과목에서 환경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이 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여 변화를 당길 수 있다. 기후시민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행동하고,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며 생태 전환의 의미와 가치를 함께한다면, 후손들에게 파란 하늘의 아름다운 지구를 되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식물들이 사람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식물을 지배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단순한 물음 속에서 생태전환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수 있었다. 『서울교육』 가을호를 통해서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 호모심비우스로서 우리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종과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으며, 서로를 돌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낯설고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생태적 전환 관점과 교육의 방향을 『서울교육』 가을호의 특별기획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교육의 대전환 Ⅱ’를 통해서 구체화할 수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의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생태전환교육이 많은 학교로의 확산과 더불어 삶의 방식의 변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서울교육』의 지속적인 활약을 기대한다.
‘위드 코로나’를 위한 우리의 준비
김주원(동부특수교육지원센터, 교사)
뉴스를 보다 보면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With Covid-19)’를 선언하거나 선언 취소를 하는 각 나라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10월 말이나 11월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있지만 달갑지만은 않은 상태이다. 과연 방역을 철저히 하는 와중에도 천 명 이상, 이천 명 가까이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상황을 직면하면서 위드 코로나가 가능할까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이와 아울러, 교육 측면에서도 준비 없이 전면 등교가 가능하고 일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할까를 걱정하고 있는 터에 접했던 『서울교육』 가을호에 실린 내용들은 각각의 분야와 현장에서 많은 고민과 탄탄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어 걱정보다는 안심이 되었고 반가운 마음마저도 들었다.
지난 여름호부터 이번 가을호까지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교육의 대전환’이란 주제로 특별기획으로 구성되었는데, 가을호에서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탄소중립을 향한 기후시민을 키우거나 생태문명 전환을 위한 교육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집중해서 다뤘다. 여기에서는 코로나19의 근본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이해하며 극복 방안을 자신의 삶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후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을 분야별로 전략과 방법을 찾아 생태행동 실천 사례들을 나눔으로써 미래교육이 나아 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 내용은 우리의 생태행동 실천에의 당위성을 절실하게 강조하는 것이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실천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모습 중에서 내가 특수교육 전공자이기 때문인지 돈암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격수업에 대한 내용에 더욱 눈길이 갔다. 모두 발달장애 학생으로 구성된 특수학급에서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스마트기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개별화교육을 학부모의 도움으로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인상이 깊었다. 실제 활용 가능한 사이트며 각종 스마트기기의 활용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특수교사의 능숙한 기기 활용 역량을 보면서, 스마트기기 활용에 두려움이 많거나 미숙한 타 특수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 근무지인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특수교사 대상 연수 강사로 섭외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다른 특수교사들과도 스마트기기 활용의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졌다.
이렇게 교육현장의 여러 우수사례를 접하고, 나 역시 ‘한번 해 볼까’라는 실천에의 동기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서울교육』을 늘 곁에 두고 읽게 되는 것 같다.
호모심비우스(Homo symbious) – 공생인(共生人), 더불어 사는 인간
류병철(서울양진초등학교, 교사)
‘호모심비우스’라는 말은 다소 낯선 말이다. 이는 공생을 뜻하는 ‘symbious’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말인데, 최재천 교수가 호모심비우스를 21세기 새로운 인간의 이미지로 우리 인류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이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생각해보니 영화 ‘베놈’에서 주인공 에디 브록에게 붙어 살아가는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도 여기서 기인한 말이리라.
내가 재직하는 학교는 매일 맨발걷기를 실천하는 류덕엽 교장님의 관심과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난 여름방학 때 맨발 체험장을 조성하였다. 맨발걷기를 하면 체내 활성 산소가 줄어들고 두뇌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처음 맨발걷기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양말을 벗는 것이었다. 맨살에 흙이 묻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맨발걷기를 실천하면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earthing’ 지구와 내가 접지(연결)된 느낌.
『서울교육』 특별기획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대전환’ 시리즈를 읽어보면서 생태전환교육을 적용하는 데 있어 ‘earthing’ 행동이 필요함을 느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채식문화 확산하기를 가르치기 앞서 지구와 내가 떨어진 존재가 아닌 ‘공생인’으로서 지구와 하나되는 체험이 학생들에게 생태 감수성을 키워준다. 생태 감수성이야말로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생태 행동을 실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earthing’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 TV에 가끔 기인으로 소개되는 산에서 벌거벗고 풍욕을 하는사람, 네 발로 다니는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반팔 옷을 입고 나무를 껴안아 본다든지, 해변에서 맨발로 걸어 본다든지, 비가 오는 날에 우산 없이 비를 맞아 본다든지 하는 색다른 경험이 지구와 하나되는 느낌을 준다. 자연과 나를 거리두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없애면 저절로 자연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인간과 자연의 공생, 호모심비우스! 윤순진 교수는 기후 위기를 맞아 공포의 프레임에 갇혀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하였다. 기후 위기가 앞으로 심각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기후 위기를 유발한 것도 인간이듯이 해결의 열쇠도 인간이 쥐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농촌유학’은 앞서 말한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흙을 밟는 도시 아이들은 도시의 편리함에 매몰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즐겁게 뛰어 놀며 공생인으로 자라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earthing’ 행동을 통해 호모심비우스로 살아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기후 위기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공생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