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이라는 제목으로 포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해 본 뉴스 기사 제목들이다. 이 제는 어지간한 사안으로는 뉴스에 나오지도 않을 만큼 익숙해진 말이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에게 그 단어는 결코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익숙해질 수 없는 말이다. 심지어 근래 에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교권을 유린하는 소식들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단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특히 주로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하게 되는 신규교사나 기간제 교사에게는 학기초의 학생지도가 무엇보다 쉽지 않은 숙제다. 현장의 이런 뜨거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는 지역 단위 교육지원청이 직접 나서서 그 어떤 연수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직무연수를 계획, 진행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 연 수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번 학생지도역량 강화 연수는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임종근 교육장의 ‘인권 친화적인 학교 문화 정착’을 목표로 한 진두지휘 아래 담당 장학사의 발빠르고 실제적인 사전현황 파악과 조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먼저 관내의 각 학교 별 기간제 교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선생님들의 참여 가능 시간을 사전 설문 조사하였다. 또 수요자 요구 중심의 연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희망주제를 사전 조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업무메일을 이용하여 현황을 조사하고, 응답한 학교(32개교 중 26교)의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결과는 아래 <표1>과 같다.
위의 표를 보면 중등에서 기간제 교사의 절반 가까이 담임학급을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 생활지도와 폭주하는 담임 업무에 대한 적절한 조언과 연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다.
2016학년도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관내 공립 중학교 교사 794명 중 125명이 기간제 교사(15.743%)이며, 이중 담임교사와 생활지도 담당교사는 70명(56.0%)에 이르고 있다. 이 에 따라 기간제 교사의 학생지도역량 강화를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학기 초에 적절 한 개념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적확하게 꿰뚫어 본 연수라고 할 수 있겠다. 성동 광진교육지원청에서는 학급경영 및 상담역량 강화를 통한 학부모의 성동광진교육 만족 도 제고 또한 이번 연수의 목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연수의 목적이 잘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이라는 세부적 내용들이 꼼꼼하게 검토되었다. 이러한 노력이 여러 언론·방송사에 다 음과 같이 보도되기도 했다.
본 연수는 관내 중등 기간제 교사 188명 중 희망자(학급담임교사 또는 생활지도 담당교사 우선 선정), 그리고 기타 희망자(2016학년도 신규임용 교사, 저경력 교사 등)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2016.4.20.(수)∼4.29.(금) 16:00∼18:00 기간 중 수요일, 금요일(총 4회, 8시간)에 실시되었으며 교실상황 대처(낯선 행동, 문제행동, 부적응행동 등) / 학교폭력 사례 및 대처 방안 / 학생 및 학부모 상담 / 참여·소통의 학급경영·수업운영을 그 세부적 내용으로 하였다.
각각의 연수 내용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와 자료들을 훑어보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학기 초에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 행동을 하거나, ‘이 상’ 행동을 했을 때, 이를 ‘낯선’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신학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가 건강하게 치유되고 아물어갈 수 있도록, 그 칼날이 자신과 타인을 향해 극단적이고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 초에 공정한 규칙을 정해 학급 을 운영해 가는 것도 ‘낯선’ 행동의 중요한 예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기초, 기간제 교사나 신규 교사에게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학부모 상담일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아이들의 ‘낯선’ 행동으로 인해 학부모와 상담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긴다면 이건 정말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예방, 접근, 인성교육, 생활지도 전반에 이르는 정말 유용한 팁들이 연수에서 공유되었다.
이 모든 강의의 근저에 교사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교사 자신의 삶을 살리는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는, 진정한 ‘힐링’의 연수가 아니었을까?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교사들에겐 신인류인 십대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외계 존재와 소통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영원히 본질적 이해와 소통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교사들을 절망스럽게 하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아이들과 학급, 수업에서 끊임없이 마주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운명적 존재이므로, 교사가 조금 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더 친숙하고 스마트해지는 길을 찾아 야만 한다. 세 번째 강의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수업과 학급활동 과정에서 협동하고 공유하는 방법에 대한 연수가 이루어졌다. 이미지, 파워포인트, 동영상을 사용한 수업활용 예시를 볼 수 있었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자신이 참여한 결과를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갈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 조력자, 촉진자로서의 교사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예방 및 사안처리 사례’라는 다소 무거운 제목의 마지막 연수에서는 처벌보다 결과 안내 중심의 개념교육이 더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잡한 것은 귀찮고, 짜증나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정확하게 알 리는 훈육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한 이 연수에서는 학기 초부터 학급 운영이 계획적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학교 폭력에 관련한 직접적인 사례와 처리 방법에 대 한 실제적인 안내가 이루어졌다.
손우정 교수는 ‘배움의 공동체’는 학생들 과 교사가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곳이 학교라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교실에서는 협동하는 배움을 실현하고, 교무실에서는 교사가 수업 실천에 창의적으로 도전하여 교사들끼리 서로를 비평하는 동료성을 구축하며, 보호자나 시민이 수업실천에 참가 하여 교사와 협동하는 학습 참가를 위한 실천을 수행’할 수 있는 첫걸음이 바로 이번 연수가 아닐까 한다. 이런 노력이 번져나가 서 아이들과 교사와 교육의 미래를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힘들지만 이런 연 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연수를 실제로 기획하고 조직·운영한 담당 장학사는 기간제 교사의 특징과 장점을 교육현장에서 잘 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한다. 이번 연수와 같이 학기초에 기간제 교사나 신규 교사를 위해 꼭 이루어져야 할 생활지도 및 학급운영 등에 대 한 직무연수는 본청에서 조직할 수 없다면 지역 지원청이나 지역 권역별로 조직해서라도 꼭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제언도 조심스럽게 나눌 수 있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한 기간제 교사(미술과)는 실제 경험 사례가 굉장히 도움이 되었으며, 다양한 팁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연수였다고 평가했다.
○○중학교 교사도 학급 경영과 학생 지도, 학급 폭력 사안에 대한 밀도 있는 연수였다 고 평가한다. 한편으로는 학급담임이 있는 경우 2주간에 4일을 담임으로서 종례를 하지 못하고 연수에 참여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안타깝게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는 목마르다. 이 목마름을 해갈시켜 줄 교육의 샘물이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 시작되어 바짝 마른들에 들불 번지듯 학생과 교사의 삶을 살리는 방향으로 번져가길 뜨겁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