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2021 겨울호(245호)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
어떤 정책인가요?

김지광 (서울특별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

디벗이란?
「디벗」은 ‘Digital+벗’의 줄임말로 ‘스마트기기는 나의 디지털 학습 친구’라는 의미를 내포(공모전 선정작)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은 왜 필요할까?

디지털 전환과 TPACK(Technological 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디지털 전환이란 1990년대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구조를 혁신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전산화와 디지털화를 거쳐 일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을 플랫폼으로 구축하여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1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의 교육활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간의 원격수업 경험을 되돌아보면 학교와 학생 모두 많이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잘 이겨내고 버텨냈다. 이제는 작은 회의실에서 노트북을 들고 원격회의에 접속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또한 공유문서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교육활동을 위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따져보면 이것은 간단하지 않았다. 이미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온라인 학습플랫폼 등을 활용하는 것만 해도 전산화를 넘어 디지털화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솔루션, 구독 서비스 등도 서서히 교육활동에 포함되어가고 있어서 어쩌면 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 서울교육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그저 개인의 관심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을 체험해 보는 정도였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기반 교육 기술(에듀테크)은 교육활동에 있어서 핵심 소양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현재 원격수업에서 활용된 교육 기술(에듀테크)은 초기 단계를 넘어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점차 새로운 기능들이 온라인 학습플랫폼에 탑재되기 시작해서,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을 펼치는 것이 가능해졌고, 더 면밀한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유용한 정보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핵심은 화려함이 아니다. 디지털 기술은 교수·학습의 본질적인 활동을 위해 도구로써 사용되어야 한다. 마치 뮤지컬 공연에서 배우가 적절한 연기를 통해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창의적인 능력과 비슷하다. 교육 기술(에듀테크)은 수업의 적절한 도구로써 맥락에 맞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교실에서도 이런 지식(TPACK2)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지식을 쌓아서 교수·학습적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2018 결과에 따르면 “학교 수업 시간에 디지털기기의 활용 비율은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학생들과 함께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부족하다. 특히 디지털기기에 대한 자율성, 역량,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인식이OECD 최하위권으로 나타나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3”고 한다.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은 태동했다. 학교 교육활동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교수·학습 활동을 혁신하고,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토대를 마련하는 정책이다.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의 목적은 오른쪽과 같다.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 어떻게 적용할까?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 기본 운영 방향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의 효과

코로나19 이전부터 일부 학교들은 온라인 학습플랫폼을 구축하고, 대면하는 등교수업에서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했다. 학생들은 스마트기기에서 온라인 학습플랫폼에 접속하여 배포된 학습지를 전자펜과 키보드로 작성하기도 했다.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지를 다른 친구들과 공유해서 모둠활동지를 완성하기도 하고, 어떤 선생님은 플랫폼에 제출한 학습지에 꼼꼼히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과학 수업에서는 물리적 충격을 감지하는 센서와 스마트기기를 연결해서 데이터 처리를 하기도 했고, 정보 수업에서는 코딩한 프로그램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음악 수업에서는 작곡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디지털 작곡을 하고, 자신의 음악을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이렇듯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수업의 예는 매우 다양하다. 온라인 학습플랫폼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을 통해 친숙하게 다가왔지만, 등교수업이 확대되고, 대면하는 상황이 와도 원격수업에서 도움을 받은 교육 기술(에듀테크)들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아직까지 많은 경우 온라인 학습플랫폼은 수업의 개설 권한을 가진 선생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스마트기기와 온라인 학습플랫폼, 다양한 에듀테크를 함께 사용한다면 온라인의 기술과 물리적 도구가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공유와 협업, 학습이력 관리와 피드백과 같은 상호작용 등이 교수·학습 활동에 있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효과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경험은 교사와 학생의 디지털 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교사가 전수해주는 지식에만 의존하는 수동적 학습에서 벗어나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고, 가공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 학습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개별 맞춤형 교육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스마트기기를 콘텐츠 소비용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을 넘어 생산적 학습경험의 도구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 교육과정의 다양한 수준에서 적용하기 적절한 「효과적인 검색, 허위정보 판별, 디지털콘텐츠 생성, 정보의 관리, 저작권과 오픈라이센스, 네티켓, 다양한 매체를 통한 소통, 표현의 자유와 책임」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는 교과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하여 학생들이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

교사의 준비

2021년 5월 미래교육 체제 조성을 위한 학습환경 지원 설문조사(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80.96%(총7,551명 중)가 5시간 이상 원격수업 관련 연수를 이수하였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원격수업으로 인해 기술적인 부분이 교수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선생님들이 미래교육에 대한 준비가 되었는지를 의미한다.

교육(지원)청에서는 디지털 역량 교육 프로그램, 스마트기기 적응 프로그램, 기기 관리 및 수업 관리 소프트웨어 연수, 혼합(블렌디드)수업 사례 연수 등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교육지원청과 교육연구정보원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사용 방법과 혼합(블렌디드)수업 사례를 공유하는 연수를 ’21년 하반기부터 ’22년 상반기까지 운영하여 교원의 디지털 역량 신장을 지원하고자 한다.

학교 및 교사의 업무 가중 해결방안

충전 및 파손·분실 방지 등 스마트기기 기본 관리는 학생과 학부모의 역할이다. 또한, 서울시 권역별 통합 A/S센터를 운영하여 기기의 배부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거치지 않고 A/S센터에서 기기를 수령할 수 있다. 또한, 기기의 오작동이나 파손·수리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학부모가 직접 방문하여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학교 디지털 학습환경의 기술지원을 위한 디지털 튜터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파손 및 분실의 대처 방안

스마트기기는 교수·학습 도구로서 학교 소유이나 학생에게는 수업과 개인학습에 활용하려는 목적상 장기 대여의 방식으로 운용하므로 관리할 책임이 따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상시스템을 마련하여 관리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만일, 학생의 부주의로 기기 파손 시 수리 비용의 80%는 교육청이 부담하고 학부모는 최대 20%까지는 부담할 수 있다. 단, 수리비 부담의 확정 비율은 입찰 과정을 통해 조정될 수 있다.

충전함은 제공의 문제

교사의 본질적 업무는 수업과 생활지도에 있으며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으로 인한 업무 가중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활한 수업 운영을 위해 학교가 희망하면 소형 충전함을 교실에 비치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생은 임시로 충전함을 이용할 수 있으나 충전함에 기기를 두고 다닐 수는 없다.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은 학생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디지털 기반의 학습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월드와이드 웹으로 대변되는 무한한 정보의 세상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라는 수식어는 딜레마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로울’ 만큼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도, ‘안전하게’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도 교육기관의 책무라 생각한다.

공유와 협업으로 확장되는 다양한 교육활동

스마트기기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공유와 협업일 것이다. 이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학교별 교육공동체의 기기 활용계획 수립은 물론 학년협의회, 교과협의회, 교원학습공동체 및 학생자치 활동과 학부모회 활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디지털 기반의 의사소통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도모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육공동체의 공동경험을 통해서 교원·학생·학부모의 디지털 역량이 신장될 것이다.

교육기관의 책무

미래교육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걱정과 불안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칠판, 서책형 교과서, 종이 출력물 등을 사용하는 것보다 스마트기기와 온라인 학습플랫폼이 도입되는 것은 왜 조금 더 불안해보이고, 걱정이 생겨날까?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겠지만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기기가 가진 파괴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파괴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교육 기술]은 아래의 특징이 있다.4
1) 특수성(연필은 작문을 위한 것이고 현미경은 작은 물체를 보는 것이다.)
2) 안정성(추, 진자 및 칠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변하지 않음)
3) 기능의 투명성(연필 또는 진자의 내부 작용은 단순하고 기능과 직접 관련이 있다.)

반면 [디지털 교육 기술(에듀테크)]5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1) 변화무쌍(다양한 방법으로 사용 가능)6,
2) 불안정(빠르게 변함),
3) 불투명(내부 작업은 사용자에게 숨김)7

디지털 기술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면서 두렵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 ‘자유롭고 안전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BYOD8의 형태든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의 형태든 싱가포르,일본, 독일, 미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이 디지털 기반의 수업을 이미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해 적용 완료 시기가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2025년 4,000억 달러(약 445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9이라는 예측도 있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키워주는 것은 교육과정의 핵심 과제이다.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은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을 개발하기에 적절한 수단이자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서울교육 구성원의 마음과 생각을 모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홈페이지(tta.or.kr)
  2. 테크놀로지 활용 교수법적 내용 지식(Technological 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기술을 이용한 개념의 표현, 기술을 통한 효과적인 교육의 기초를 의미한다. 교과 내용 지식, 교육학, 기술을 뛰어넘어 콘텐츠, 교육학, 기술 지식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이해이다.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 건설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교육학적 기법, 개념을 배우기 어렵게 만들거나 쉽게 만드는 것에 대한 지식, 어떻게 기술이 학생이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지식, 학생의 사전 지식과 인식론의 이론에 관한 지식, 기존의 지식을 기반으로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포함한다. (Matthew J. Koehler et al., 2017, What is Technological 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TPACK)?)
  3. 김혜숙, 「OECD PISA 2018을 통해 본 한국의 교육정보화 수준과 시사점」, 2020 KERIS 이슈리포트
  4. Simon, H. (1969). Sciences of the artificial. Cambridge, MA: MIT Press.
  5. (월간)‘통하는세상’에서 발췌(산업통상자원부)
  6. Papert, S. (1980). Mindstorms: Children, computers and powerful ideas. New York, NY: Basic Books.
  7. Turkle, S. (1995). Life on the screen: Identity in the age of the Internet. New York, NY: Simon & Schuster.
  8. BYOD(Bring Your Own Device): 개인 소유의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를 학습(업무)에 활용하는 것
  9.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홀론IQ 분석(www.holoniq.com/notes/global-education-technology-market-to-reach-404b-by-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