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주 전동중학교 교사
1. 들어가며
초임 교사로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은 ‘학생들이 살아있는 수업을 하자.’입니다. 역사는 방대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강의식 수업을 주로 하지만 한 학기에 몇 번이라도 글쓰기, 토론, 연극, 제작 활동 등 다양한 수업을 적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쓰고, 말하고, 탐구하고, 표현하며 역사를 ‘하는(doing)’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저의 수업 목표입니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여 수업 방식을 적용하고 평가하는데 있어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실패를 발판 삼아 발전된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수업을 해보지 못해서 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올해 학생들과 적용했던 수업을 나누고, 이 글을 보시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저 스스로도 한 단계 더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2. 수업 사례
1) “끝나지 않은 기억”, 전시 동원과 인권 유린 – 탐구 및 발표 수업
수업의도 “끝나지 않은 기억”이라는 주제로 구성한 이 수업은 1930~40년대 일제 통치 정책과 그로 인한 인권유린과 수탈에 대해 학습합니다. 특히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강제 징용, 독도’ 문제를 집중 조명하여 다룹니다. 교사의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주제를 탐구 및 발표 활동으로 구성한 이유는 학생들이 과거 사람들의 삶을 ‘텍스트(글자)’가 아닌 ‘삶’으로써 이해하고 느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의 증언과 기록이 담은 읽기 자료를 바탕으로 각 주제가 가진 문제를 탐구하고 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업 외 활동
학교 플리마켓 행사에 판매할 물품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3학년 학생회 임원들을 중심으로 위안부 관련 물품을 판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위안부’를 주제로 했던 많은 모둠에서 공통적으로 물품을 판매하고 판매 기금을 기부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으니 직접 활동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활동을 위해 필요한 물품 선정은 학생회에서 주관하였고, 학부모 및 학생들에게 홍보할 자료는 수업시간에 했던 발표 자료를 모아 전시하고 싶다고 하여 함께 협조하여 행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플리마켓 행사 진행 날 물품을 판매하는 학생회 임원들도, 3학년의 많은 학생들도 물품을 구매한 후 저에게 와서 보여주며 배운 것을 실천하였다며 즐거워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 실천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제가 의도했던 점들이 조금은 학생들에게 남았다는 생각에 보람찼던 활동이었습니다.
2) “현대사 인터뷰” – 인터뷰 및 발표 수업
수업의도 “현대사 인터뷰”는 정부 수립 이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전반적으로 다루기위해 기획하였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매체로 접하긴 하지만 주로 교과서와 수업을 통해 서만 역사를 만나던 학생들이 현대사를 경험하신 분들을 인터뷰해봄으로써 여러 사건들에 대해 보다 더 생동감 있게 배우기를 기대하며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주변의 어르신들을 만나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과정에서 현대사의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고, 인터뷰 후속 활동으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봄으로써 역사적 사건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수업으로만 전개하던 이 주제를 인터뷰 활동으로 전개한 것은 학생들이 역사가 현재와 동떨어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을 깨닫고, 누구나 역사적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3. 마치며
항상 수업이나 수행평가를 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간이 부족했던 수업도 있고, 열심히 계획했어도 학생들이 잘 따라주지 않았던 수업도 있고, 기획에 비해 열심히 활동한 수업들도 있습니다. 활동이 끝나면 ‘활동을 이렇게 구성해 볼 걸, 활동지의 이 점을 조금 더 살려볼 걸…’ 등의 많은 반성과 함께 활동 과정을 뒤돌아보며 더 발전된 수업을 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마음을 다잡습니다. 또한 동료 선생님들, 교과 모임들을 통해 수업을 나누고 여러 연구회 활동에 참여하며 더 나은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역사를 느끼고 이해하며, 역사에 참여하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