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2022 가을호(248호)

점프업 프로그램으로
함께 점프업 하는 학생과 교사

오보미(서울미래초등학교, 교사)

“오늘은 점프업 프로그램하는 날이니까 남아서 공부하고 가자.”라는 말에 씽긋 미소 짓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점프업 프로그램을 은근히 기대하고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 방과후에 남아서 공부하는 활동이 어떻게 보면 귀찮고 놀 시간을 빼앗아 싫을 수도 있는데, 기꺼이 즐겁게 활동하고 가는 학생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나는 작년에 기초학력 업무(학습지원)를 맡은 담당자로서 여러 강사님들을 채용하여 학습지원대상학생들에게 방과후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방학 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여러 업무를 하였지만 그중 단연 가장 보람되고 인상 깊었던 활동이 점프업 프로그램 활동이었다. 학급 담임교사로서 각 학생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온전히 파악하고 직접 방과후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활동의 가치는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이미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이런 가치 있는 점프업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계시겠지만, 내가 운영했던 점프업 프로그램 사례를 나누고자 한다.

작년에 나는 9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4명 그룹(상위권)과 5명 그룹(중하위권)으로 나누어 점프업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사실 처음 계획으로는 학습이 부족한 중하위권의 5명만 집중하여 운영하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면 반 친구들에게 낙인효과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학원을 안 다니는 친구 중 방과후에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을 다 받아주게 되어 9명의 지원자가 있었다. 이에 상위권 그룹과 중하위권 그룹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각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그 중 특히 중하위권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방과후 남아서 학습하는 빈도를 높여 주 2회 지도하였고, 소규모 개별 맞춤 방식으로 지도하였다.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을 복습 공책에 정리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고, 복습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주었다. 또 단원평가를 대비하여 수시로 문제를 풀며 오답을 확인하고 왜 틀렸는지 이야기하여 부족한 부분을 더 설명해 주었으며, 시험에 대한 두려움을 낮출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복습 정리 공책>

그리고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향상되었을 때 풍부한 칭찬을 통해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로 점프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 성적 향상에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점프업 프로그램 실행 전인 1학기에 수학과 과학 등의 과목에서 20-70점을 맞은 학생들이 어느덧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2학기 중반부터 80-90점대의 점수를 받았고, 70-80점대를 맞은 학생들이 100점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마음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성적 향상 전>

<성적 향상 후>

점프업 프로그램은 정서적인 안정과 사회성 발달을 목표로 삼고 지도하였다. EBS 종합발달정서심리행동 검사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성향과 내면의 모습을 파악하고자 하였고, 결과를 토대로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방과후 프로그램 활동 중 윷놀이, 보드게임, 간식 먹기 등의 활동을 하며 방과후에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고 게임을 하는 활동이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 학교 뮤지컬 행사와 수학 그래프 그리기 대회 등의 행사 준비도 점프업 프로그램을 하는 학생들과 같이 준비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역할을 해냄으로써 학급의 큰 행사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했다는 느낌이 들게 하여 학생들의 자아효능감을 높여주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정서와 사회성 관계를 지도하다보니, 학생들이 방과후에 하는 점프업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참여하여 만족감 또한 배가 되었다. 점프업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교사 간 또는 학생과 학생 간에 더욱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이는 곧 대면·비대면 수업 활동에서 학업성취는 물론 자신감과 자기주도학습, 자아존중감, 사회성 등 다방면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뮤지컬 공연>

올해는 특별히 한 명의 학생만 대상으로 하여 점프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엄마 뱃속에서 7개월 만에 태어나 여러 수술을 거쳐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하다는 학부모님의 글을 보고 이 아이에게 점프업 프로그램을 올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을 유예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운 학생 한 명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지도하고 있다. 작년과는 다른 방법으로 한 명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지만 이 또한 매우 가치있다 생각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우리 학교는 교내 모든 담임선생님과 심지어 교과 선생님도 교과 성적이 부족한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며 방과후에 점프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다.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프업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학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좋은 지원이 계속 이루어져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여 점프업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