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영 (서울경동초등학교, 교사)
2019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을 바탕으로 재구성함
1. 준비하기
▶ 미래, 꿈꾸는 만큼 열린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면 몇몇 아이들이 ‘귀찮아요.’, ‘안 하면 안 돼요?’ 라고 무기력한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하교할 때 쯤이면 학원을 가야 한다며 투덜대거나 쉬는 시간에도 밀린 학원 학습지를 해야 한다며 함께 놀자는 친구도 마다하고 학습지를 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럴 때면 ‘우리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어떤 생각으로 지내고 있을까? 학교와 학원을 바쁘게 오가며 하루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모두 바꿀 수는 없지만 학생들에게 ‘꿈’이라는 작은 희망을 가지게 할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이 좀더 다른 의미로 다가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 미래, 아는 만큼 열린다.
매년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상상화 그리기를 할 때면 학생들의 단골 주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수중 도시’, ‘우주 도시’이다. 이는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에도 상상하고 그리던 정형화된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학생들과 미래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학생들에게 ‘지금과 달라진 이런 미래에서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하고 싶나요?’ 라고 질문을 던져 보았다. 미래의 모습을 막연히 그려보던 학생들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2019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실시한 초등학생 희망직업 조사에서 1위는 운동선수이며 2위부터 10위 안에 교사, 크리에이터(유튜버), 의사, 조리사, 경찰관, 법률전문가, 가수 등이 있었다. ‘크리에이터(유튜버)’라는 새로운 희망직업이 나타났지만, 초등학생들은 여전히 부모님들의 영향과 주변에서 많이 보고 접해본 직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주변에 머물러 있는 초등학생들의 시야를 미래로 확장시키고 자신들이 살아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해 본다면 현재에 머물러 있는 학생들의 꿈에 작은 날개를 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2. 출발하기
이에 미래지향적 주제를 중심으로 학생 맞춤·체험 중심활동,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젝트 활동 등을 통하여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을 함양하고 진로개발역량의 기초를 다지는 『꿈미동아리-CAMP로 미래별 준비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필자는 4학년 교과 교사로서 학급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시·공간적 제약이 있었다. 따라서 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앞서 4학년 학생 중 희망자 20명을 대상으로 방과후 운영하는 진로자율동아리를 구성하고 더불어 진로자율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은 창의적체험활동 중 동아리활동 진로부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또한 4학년 담임교사와 함께 진로중심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교과 수업에 적용하며 수업준비, 적용, 결과 및 평가의 과정에서 꾸준히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프로그램 운영체계는 아래와 같다.
3. 함께하기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진로교육과정과 4학년 교과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진로교육과정 내 진로영역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C,A,M,P 4가지 실천과제를 선정하였다.
실천과제별 활동주제와 내용은 사전설문을 통한 학생 실태, 흥미,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진로교육 성취기준과 핵심역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과제의 실천과제를 실행하기 위해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직업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 활동 주제 ‘의식주’, ‘에너지’, ‘로봇’, ‘놀이’를 선정하였다. 실천과제별 운영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실천과제 Comprehension – 너와 나를 이해해요! 의 활동 중 ‘나는 소통의 달인’ 운영을 소개한다. ‘나는 소통 교육 의 달인’에서는 대인관계 및 의사소통역량 개발을 위하여 4학년 도덕, 국어교과를 재구성하고 여름방학 ‘진로캠프’ 현장 에서 상호문화이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또래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는 4학년 시기에 자신 의 생각과 뜻을 잘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과 뜻을 잘 이해하는 의사소통역량 개발은 꼭 필요하며 이는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양한 상황과 상대에 맞게 말할 수 있는 기회,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힘이 되는 말과 행동 – 아이들은 속상했던 상황과 말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로 바꾸어 주며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진로캠프 ‘틀림이 아닌 다름의 이해’ – 다문화강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진로요소를 중심으로 내용을 재구성 하고 다문화강사와 협력수업(co-teaching)을 하여 밀도 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실천과제 Attitude – 직업에 대한 이해와 바른 태도를 가져요! 의 활동 중 ‘직업 이해 더하기’ 운영을 소개 한다. ‘직업 이해 더하기’에서는 변화하는 직업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시대 흐름에 따라 사라진 직업과 미래에 생겨날 직업을 알아보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직업카드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흥미유형에 맞는 직업 들을 알아보고, 현재와 미래의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또한 과거와 미래의 직업 모습을 살펴보면서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직업의 모습도 변화함을 이해하고,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예측하여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과거로의 직업여행 – 과거의 직업 사진을 보며 어떤 직업인지 생각해보고, 관련 사회·경제적 변화 등 연관된 정보를 하나씩 제공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또한 이 직업이 없어진 이유를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였다.
☺ 미래로의 직업여행 – 미래 사회의 변화 모습을 살펴보며 이에 따라 새롭게 생겨날 각각의 직업을 연결하고각 직업의 역할을 알아보며 시대 변화와 직업과의 관계 및 미래 직업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였다.
실천과제 Making – 미래 직업을 체험하고 탐색해요! 의 활동 중 ‘미래직업탐험-3.로봇(로봇·드론 전문가 프로젝트)’ 운영을 소개한다. 학생들이 선택한 로봇·드론 전문가 프로젝트 활동은 로봇 및 드론의 보급과 관련하여 미래직업 변화를 예측해보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관련 직업을 탐색하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활동을 위해 4차 산업혁명센터 프로그램과 구청 지원 사업을 연계하여 학생 참여 활동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였고 우리 주변에서도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으며, 로봇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상 상할 수 있었다. 또한 직접 모듈을 조작하며 로봇이 주어진 미션을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활동 을 통해 로봇과 관련된 직업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며 로봇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도 많아지게 됨을 깨달았다.
☺로봇 전문가 프로젝트 – 활동을 하며 로봇 및 관련 기술 개발로 변화할 미래사회에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윤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또한 로봇을 직접 작동시켜 보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로봇과 관련된 직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실천과제 Preparation – 나의 꿈을 준비해요! 의 활동 중 ‘꿈을 위한 플랜’ 운영을 소개한다.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고 꿈을 이루어 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진로 설계 및 준비 역량을 함양할 수 있었다. 내 꿈을 생각하며 가진 마음과 작은 행동이 꿈을 위한 동기와 성취감,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본교 도서실에 보유된 도서 중 진로와 관련된 도서를 4학년 수준에 맞게 분류하여 진로도서목록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부하였다. 그리고 책을 읽고 느낀 점, 생각한 점, 기억에 남는 내용 등을 기록하며 스스로 확인하고 10권 읽을 때마다 담당지도교사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꾸준히 진로독서 읽기를 실천하였다.
4. 도착하기
3월 초 처음 만난 꿈미동아리 학생들은 ‘진로’, ‘꿈’, ‘직업’,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해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학생들은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보아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꿈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체험 중심 활동으로 직업 세계의 다양성과 변화를 이해하고 현재, 미래의 다양한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내년에도 꿈미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냐고 묻는 학생들의 모습에 그동안의 힘든 과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자율동아리와 창의적체험활동 동아리 운영을 병행하며 4학년 담임교사와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과 연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변화 과정을 보고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꿈미동아리-CAMP로 미래별 준비하기』 활동이 꿈을 위해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의 길에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