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창덕여자중학교, 교사)
코로나19 관련 ‘심각’ 경보 단계가 장기화되며 학교 대부분의 체험활동 진행이 불가능한 시기, 서울특별 시교육청은 지난 10월 13일(화)에 실시간 참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최초의 온라인 서울진로직업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해마다 서울진로직업박람회를 통해 약 35,000여 명의 학생에게 진로체험, 진로상담 등을 제공하여,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미래 직업 변화에 대비한 맞춤형 진로설계의 기회를 제공하여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박람회를 통해 비대면 방식의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제공하며,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온라인 진로직업 체험도 마련되었다. 「2020 서울진로직업박람회」는 10월 13일(화)부터 10월 17일(토)까지 5일간 사전등록한 학생들의 실시간 참여로 진행되었으며, 11월 13일(금)까지 약 1개월 동안 상설 운영되었고, 초·중·고 학 생들의 상시 참여가 가능하였다.
이번 박람회는 가상 공간 안에 △박람회 부스 전시관 △유명인의 진로특강 △실시간 상담의 3개 영역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밖에도 진로직업박람회 공모전 작품전시, 체험키트 활동, 특성화고등학교 진학정보, 실시간 게시판 등이 제공되었다.
1. 박람회 부스 전시관
박람회 부스 전시관은 가상의 박람회장 안에서 나만의 3D 캐릭터를 이용해 움직이면서 내가 관심 있는 부스를 자유롭게 참가하도록 구성되었다.
박람회장으로 꾸며진 가상 공간은 실제 박람회장에 있는 듯한 현실감 있는 부스체험이 가능했으며, 특히 부스에 참여하면서 퀴즈를 풀고 스탬프를 적립하는 등의 게임 방식(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았다. 각각의 부스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평가원이 개발한 ‘미래직업가이드북’에서 제시한 9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5개 영역의 진로직업빌리지(스마트 팩토리, 미래건강 연구소, 디지털 112, 내일생활 스테이션, 함께 만드는 놀이터)로 구성되었고, 영역별로 유망 현존 직업, 미래 직업군, 관련 직업 정보를 제공하는 동영상과 관련 메뉴를 제시하고 있다. 체험 중에 궁금증이 있을 때에는 부스 운영자가 운영하는 Q&A 게시판을 활용하고, 체험 후에 미니게임에 참여하는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박람회 부스에는 특성화고등학교 33교, 25개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포함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유관기관 35곳, 일반기업 8곳 등 87여 개의 기관이 온라인 부스 운영자로 참가하여, 중·고등학생에게는 현재 직업과 미래의 직업을 연계한 현실적 진로·진학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초등학생에게는 미래 직 업에 대한 감각적 정보가 제공되었다.
2.진로 특강
‘진로 특강’은 5개의 진로직업빌리지를 대표하고 학생에게 영향력 있는 유명인을 초청하여 학생이 키워야 할 미래 진로 가치를 제안하는 기회가 되었다.
날짜별로 스마트 팩토리(데니스 홍, 천인우), 미래건강 연구소(코로나 특집기획으로 강서소방서 구급대원과 서울 성모병원 간호사), 디지털 112(이수정 교수, 권일용 프로파일러), 함께 만드는 놀이터(긱블, 게임회사 ‘조이시티’ 개발자)의 강연이 계획되었다. 롤모델의 특별강연을 통해 학생들은 관심 있는 분야의 진로를 고민해 보고, 보다 구체적인 커리어플랜을 계획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학생들의 선호 직업인 게임 개발자와 크리에이터의 특강에 관심이 높았다.
김태곤 게임 개발자는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의 역사와 함께 게임 콘텐츠가 가지는 힘, 그리고 게임을 기획·제작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소개하였다. 유튜버 긱블은 콘텐츠 기획력과 창의력을 강조하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노력과 가치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학생들에게 관련 직업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3.실시간 상담
실시간 운영 기간(10.13~10.17.) 중에만 진행한 ‘진로상담’은 200여 명의 현존 유망 직업인을 상담자로 위촉하여, 학생과 실시간 쌍방향 화상 상담을 진행하였다. 사전 신청 기간(9.21~9.25.)에 이미 1,600여 명의 참여 신청이 이루어질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상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실시간 상담관 페이지에 게시된 직업인 프로필을 확인하고,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직업인을 사전 선택한 후 상담 선생님과 화상채팅 시스템으로 연결하여 구체적인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가졌다. 경영·금융, 공공·법률, 과학·기술·환경, 교육, 관광·항공·푸드, 보건·의료, 방송·문화·예술, 복지·기타의 8개 분야 직업군을 대표하는 전문직업인 1인과 연결된 5명의 상담 학생들이 직접 대화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와 경험을 제공받고 나누는 시간이었다.
4.체험키트로 하는 랜선 직업체험
이 밖에 체험키트와 함께하는 진로활동 체험이 별도로 제공되었는데, 사전 신청 기간에 신청한 학교로 키트를 배송하여 탑재된 영상 자료와 함께 진로연계 수업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제공된 영상을 보며, 직접 실습하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비대면이지만 학생들이 키트 제작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로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5.박람회 밖 이야기
「2020 온라인 서울진로직업박람회」를 통해 학생들은 비록 비대면이지만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자기주도적으로 부스를 체험하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며, 스스로 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람회에 참여한 학생들을 만나 소감을 들어 보았다.
“내가 몰랐던 여러 가지의 다양한 분야의 직업들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우리 주위에서 이러한 직업에 관해 알아보고, 배울 기회가 많이 없는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알 수 있어 매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또한 실습 영상도 많고, 유익한 자료들도 많아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데에 매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OO중 3학년 유OO-
“1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특강·공연이나 박람회 등에 참여할 수 없었는데, 온라인상으로라도 박람회에 참여해서 좋았어요. 나의 캐릭터를 움직이면서 직접 참여하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고, 나의 관심 분야의 직업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새로운 직업들을 알게 되어 이런 직업도 나에게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 회에 흔히 알려져 있는 직업 말고도 미래의 직업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좋았어요.”
– OO중 3학년 장OO-
“처음 박람회장에 입장할 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동영상이 끊어질 때가 많아서 그 점이 좀 아쉬웠어요. 이런 체험이 처음이라 내 3D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조금 어려웠어요. 실제로 가서 이런 박람회를 체험했다면 좀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온라인으로라도 다양한 내용의 영상과 체험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 OO중 3학년 변OO-
“사전 신청 기간을 놓쳐서 직업인 상담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전문 직업인과의 만남이 좀 더 쉽게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특히 직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직업인의 실제적인 하루에 대한 영상도 있었으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아요.”
-OO중 3학년 김OO-
박람회 참여를 위해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절차, 고사양의 컴퓨터, 컴퓨터 실시간 참여 기간 동안 접속의 불안정 등의 문제점도 있었지만, 그동안 진로체험의 기회가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탐색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진로설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교육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