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22 봄호(246호)

[학교폭력예방] 친구 관계를 위한
‘백신’이자 ‘치료제’,
“학교폭력예방교육 어울림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허은영 (금옥중학교, 수석교사)

1. 어울림 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학생들이 친구 관계에서 겪는 최악의 사건이자 반드시 피하고 싶은 상황은 과연 무엇일까요? 학교폭력 아닐까요?

학교폭력예방과 대처에 대한 인식이 응보적 관점에서 회복적·교육적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기존의 응보주의적 학교폭력예방과 대처 방식이 문제학생 중심의 일회성·행사성 활동 수준에 그치고 사소한 다툼도 학교폭력 심의 대상이 되면서 학교의 교육적인 역할이 약화된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나게 되었죠. 이에 대해 특정 문제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하고, 교육적 해결과 관계 회복 중심의 접근을 바탕으로 학교의 교육력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학교폭력예방교육 어울림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어울림 프로그램이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교육적 해결 및 관계 회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어울림 프로그램의 세부 역량을 중심으로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어울림 프로그램은 역량 중심 프로그램으로서 6개의 기본 역량 즉, 공감, 의사소통, 감정조절, 자기 존중감, 갈등 해결, 학교폭력 인식 및 대처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한데 이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지요(자기 존중감). 다음으로 학교폭력의 단추가 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감정 조절), 이때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리는 역량이 꼭 필요합니다(공감). 또한 친구 간에 오해와 다툼을 예방할 수 있는 의사소통기술을 익혀야 하며(의사소통), 갈등이 일어났을 때 먼저 폭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이어 상처 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도 갖고 있어야 합니다(갈등 해결). 특히 학교폭력의 실제 상황에서 피해자, 가해자뿐만 아니라 목격자로서 맞닥뜨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학교폭력 인식 및 대처).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최악의 친구 관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백신이기도 하고, 이미 학교폭력으로 친구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에도 이를 회복시켜 주는 치료제 역할을 동시에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어울림 프로그램은 크게 어울림 프로그램과 사이버 어울림 프로그램으로 나누고, 기본 프로그램(일반 학생 대상)과 심층 프로그램(관심군 학생 대상),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연계 프로그램과 중학교 자유학기(학년)제 프로그램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1

2. 어울림 프로그램은 교육과정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생활 속 실천 중심의 학교폭력예방활동 지원을 위해 학교교육계획 수립 시 어울림 프로그램2을 모든 학교에서 학급별로 연간 11차시 이상의 편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2022 서울교육 주요 업무 86쪽)

어울림 프로그램의 교육과정 적용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해요. 1년 간의 어울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2월 계획부터 준비 및 실행까지 단계적으로 운영할 때 보다 원활한 운영이 가능합니다. 아래 예시와 같은 절차로 편성·운영할 수 있어요.

어울림 프로그램의 교육과정 활용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어울림 프로그램에 제시된 활동 중 일부만 활용해도 됩니다(예: 공감 역량 3차시 중 1차시 활동만 활용 가능). 둘째, 어울림 프로그램을 20분 내외로 운영해도 1차시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셋째,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확장한 운영도 가능합니다.(예: 역량별 3차시로 구성되어 있는 어울림 기본 프로그램을 학생의 수준과 학급의 특성을 반영해서 2차시로 줄이거나 6차시로 확장시켜 적용하는 것도 가능)

3. 어울림 프로그램의 교육과정 활용 사례

가. 도덕 교과연계 사이버 어울림 프로그램(자기존중감 역량) 활용 사례

중학교 도덕 교과 내용 중에서 중단원 ‘삶의 목적’, 소단원 ‘바람직한 가치 추구’ 단원과 연계할 내용으로 중학교 도덕 사이버 어울림 프로그램 중 자기존중감 역량을 주제로 한 ‘사이버 세상 속 나는 여전히 멋진 사람’ 을 선택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총 2개 차시로 ‘사이버 세상의 선한 영향력 온몸으로 느끼기’와 ‘모두가 행복한 유튜브 세상 만들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중 교과 내용인 ‘바람직한 가치 추구’와 관련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2차시의 활동 중 ‘나를 표현하는 상태 메시지 만들기’ 활동을 적용하기로 했어요. 그 이유는 가치 추구의 실천 전략으로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의 상태 메시지 작성과 공유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본 프로그램과 재구성한 프로그램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비대면으로 진행한 수업입니다.

먼저 비대면 수업 상황이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실행이 비교적 어려운 활동(사이버 공간의 선한 영향력 체험하기)은 과감히 제외했어요. 어울림 프로그램의 특성상 모둠활동이 많이 제시되어 있어요. 비대면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선별하여 적용하거나 재구성해서 활동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수업 내용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나를 표현하는 상태 메시지 만들기’, ‘실제 SNS에 상태 메시지 설정 및 공유하기’ 활동을 적용했어요. 도덕 수업 시간의 일부를 어울림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전체 활동을 다 적용하지 않고, 약 15~20분 정도로 운영할 수 있도록 활동을 선택했어요. 끝으로 상태 메시지를 실제로 디자인하고 온라인 수업 도구 ‘패들렛’을 통해 나눈 후 학생과 교사가 댓글을 달게 하면 동료평가와 자기평가 그리고 피드백까지 손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나. 자유학기제 어울림 프로그램(공감 역량) 활용 사례

어울림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은 총 33개 차시로 여는 수업 1차시, 배려 8차시, 존중 8차시, 규범과 질서 8차시, 참여와 책임 8차시로 구성되어 있어요. 자유학기제는 보통 16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 및 학생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존중의 3차시로 ‘공감의 비결! 잘 듣고 감정을 알아주는 것’ 프로그램의 적용 사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차시의 활동 목표와 활동 내용, 활동 자료는 다음 페이지와 같습니다.

경청·공감 놀이를 할 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러우시다구요? 이렇게 해보세요! 경청·공감 놀이를 할 때 학생들이 처음에 쑥스러워하며 시작하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과 함께 경청·공감 놀이의 시범을 보이면 좀 더 쉽게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학생들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서 하기보다는 선생님이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수업 시간, 급식 시간, 쉬는 시간 등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가지고 활동을 하면 학생들이 선생님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또한 순회지도를 하시면서 잘하는 팀이 있다면 칭찬과 함께 시범을 보이게 하는 것도 학생들을 분발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 기본 어울림 프로그램(감정 조절 역량)의 생활지도 활용 사례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하고 자주 다투는 학생의 경우, 그 원인을 찾아보면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사춘기 청소년의 발달적 특징을 고려할 때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기본 어울림 프로그램 중 감정 조절 역량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먼저 사실과 판단을 구분해보는 활동부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화나게 하는 부정적 생각은 사실과 판단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친구에게 인사를 했는데 친구가 앞만 보고 지나가는 상황에서 친구가 앞만 보고 지나갔다는 것을 객관적 사실로 바라보지 않고 나를 무시했다는 부정적 판단으로 이어지면 결국 화나고 속상하다는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고, 이는 나도 욕을 하거나 나도 같이 무시하는 행동으로 발전되어 결국 친구 관계가 단절되는 결과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먼저 사실과 판단을 구분하는 연습은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다른 예로 친구가 약속에 늦었을 때 ‘A는 약속에 15분 늦었다.’는 사실이지만, ‘A는 예의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연습은 본 프로그램의 활동지를 참고하세요.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는 사실을 바탕으로 감정과 행동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앞에서 든 예를 다시 가져와서 친구가 나의 인사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때 친구가 앞만 보고 지나갔다는 것을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면 아무 감정이 없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 또는 걱정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그냥 지나가거나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겠죠. 이러한 행동은 결국 친구 관계를 유지시켜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친구를 돕는 행동으로 이어져 관계를 돈독하게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 판단으로 받아들였을 때와 전혀 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이 과정을 ‘체육 시간에 A와 부딪쳐서 넘어진 상황’에 적용해 볼까요? 체육 시간에 A와 부딪쳐서 넘어졌을때 A가 일부러 나를 넘어뜨렸다고 부정적으로 판단하면 화나고 속상한 감정 때문에 욕을 하거나 A를 세게 밀치거나 때릴 수도 있습니다. 이는 결국 친구 관계의 단절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요. 그렇지만 이 상황을 그저 A와 부딪쳐서 넘어졌다는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면 넘어져서 놀라고 조금 창피하다는 감정과 함께 급히 일어나거나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하거나 친구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긍정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러한 행동은 친구에게 도움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과정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 페이지와 같습니다.

4. 어울림 프로그램 자료 다운로드 및 원격 연수 안내

가. 자료 다운로드

어울림 프로그램은 포털사이트에서 ‘학교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를 검색하거나 www.stopbullying.re.kr로 접속하여 로그인하면 어울림 프로그램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자료 보안을 위해 개인이 아닌 학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활용해야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찾기>

① 업무관리시스템 > 문서등록대장 검색
② 제목: 로그인, 등록일자: 2021.02.01.~2021.03.01. 로 검색

③ 공문명: 「학교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 누리집(홈페이지) 로그인 방법 및 어울림 프로그램 이용 안내」 (서울특별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2033(2021.2.2.)

④ 첨부엑셀파일에서 학교 아이디 및 비밀번호 찾기)
※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 경우, 공직메일 및 교육청 메일로 임시비밀번호 발송 가능

 

위 사이트에서 교수학습지도안, 교사용 PPT, 학생용 활동지 등을 모두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모든 어울림 프로그램 또는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합니다.

나. 원격 연수

어울림 프로그램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격 연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울림 프로그램’으로 검색하면 프로그램 유형별로 다양한 원격 연수가 1개 연수당 15시간으로 구성되어 제공됩니다.

  1. 출처: 교육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21), 2021년 학교폭력예방교육 컨설팅 매뉴얼
  2. 출처: 교육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21), 2021년 학교폭력예방교육 컨설팅 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