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서울특별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 장학사)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우리에게 생소했던 언택트, 블렌디드 러닝, 웨비나 등의 외국어들을 일상에서 흔하게 보고 듣게 되었다. OO방송국의 비대면 방구석 콘서트를 시작으로 한 다양한 비대면 문화 공연을 보면서, 필자는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의 삶 속에서 느껴지는 ‘코로나 일상’
필자의 아들은 야구장의 ‘흥’나는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어린이다. 투수의 화려한 투구 모습을 보면서(시각의 즐거움), 포수가 공을 잡을 때 나는 포구 소리와 주심의 ‘스트라이크’ 외침에(청각의 즐거움), 그리고 외야수가 보여 주는 슈퍼캐치와 득점을 위해 들소처럼 홈을 향해 달려가는 주자의 모습에 함께 발을 구른다(촉각의 즐거움). 1회부터 9회까지 3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야구장의 매력에 흠뻑 빠져, 황홀한 표정으로 넓은 야구 관중석의 한 자리를 당당하게 지켰다. 프로야구는 필자와 아들의 공통분모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야구장에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필자의 아들은 현장에서 직접 보는 야구 경기가 100점이라면, 텔레비전으로 보는 야구는 50점이라고 한다. 필자가 온라인 프로야구 응원의 새로운 문화를 아무리 설명해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현장에서 보는 야구 경기와 텔레비전으로 보는 야구 경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는 ‘젓가락으로 야구배트를, 둥글게만 양말로 야구공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 일상’ 이전에는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 아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몸으로 야구 동작을 흉내낼 수 있는 공간(운동장 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볼 수도 없을 뿐더러 텔레비전으로 본다고 한들 야구 동작을 흉내낼 수 있는 공간도 친구도 없다는 것이다. 결론에 논리적 비약이 있긴 하지만 ‘보는 스포츠’와 ‘하는 스포츠’가 선순환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일상’으로 가장 걱정되고 안타까운 것은 학생들의 움직임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신체의 움직임은 권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교육부는 학생건강체력평가(PAPS)를 감염병 상황, 등교수업의 안정적 정착 정도를 고려하여 생략할 수 있다는 적극행정1을 실시하였다. 코로나19로부터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한 교육부의 결정에 동의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과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집콕체조’로 극복하는 ‘코로나 일상’
‘코로나 일상’을 뛰어넘고,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집에서도 지속적으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집콕체조’를 제작 보급하였다. ‘집콕체조’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3가지 종류2로 제작하였고, 체조의 기본원리를 바탕으로 맨손으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초·중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출연하였다.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같이 따라하면 코로나로 인해 지친 심신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직관적 명제로 확실한 자기 존재를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움직임에 대한 확실한 명제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는 움직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