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철 (유네스코 교육부문 교육정책 및 평생학습체제 부서 교육정책과, 과장)
2020년 중요 화두는 바로, 교육의 새로운 표준과 미래의 변화 상상하기이다. 이는 교육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에 힘쓰고 있는 글로벌 코디네이터로서 유네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2030년까지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이라는 목표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교육 제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2015년 5월 인천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WEF 2015)에서 ‘교육 2030 인천 선언’이 채택된 이후, 많은 국가들은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보장에 있어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염병은 교육 시스템에 역사상 가장 큰 혼란을 야기했다. 유네스코 자료1에 따르면, 190개국 이상에서 전 세계 학생 인구의 94%인 약 16억 명의 학습자들이 코로나19 위기의 정점에서 교육 기관 폐쇄로 인한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현재 약 6억 명으로 낮아졌다. 35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교육 기관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19 위기는 기존의 교육 격차를 더욱 악화시켰다. 또한 학습 손실과 격차가 지금의 세대를 넘어 확대되고, 인류가 달성한 수십 년의 진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코로나19와 그 이후의 교육’에 관한 UN 사무총장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유치원 교육부터 고등 교육까지 약 2,500만 명의 학습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휴교 이후, 2020년에 학업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한다. 등교 재개를 못할 위험이 있는 학습자 중 가장 많은 수가 남아시아와 서아시아,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살고 있다.
정책 브리핑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 영역에서 세계적 유행병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 바이러스의 전염을 억제하고 등교 재개를 철저히 계획해야 한다.
- 교육 재정 지원을 보호하고 그에 따른 영향력을 조정해야 한다.
-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
- 교육을 재구상하고 교육과 학습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속도를 높여야 한다.
유네스코가 다른 개발 기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공동 조사에 비추어, 여기에서는 정책 브리핑의 네 번째 권고안인 ‘교육을 재구상하고 변화의 속도를 높여라.’에 집중하고자 한다. 유네스코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휴교와 등교 재개, 교육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 대응을 추적 관찰하고 있다. 2020년 8월과 9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휴교에 대하여 국가 교육 대응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유니세프 및 세계은행과 함께 두 번째 공동 조사를 실시했다. 124개국 교육 시스템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 조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집단 휴교에 대한 회원국들의 국가 교육 대응 정보를 수집하고자 했으며, 이는 각 정부의 등교 재개 계획, 학사 일정 준비, 원격 교육 전달 시스템과 교육 전략의 상태, 교사 및 기타 교육 인력뿐만 아니라 학생 및 부양자에게 제공되는 지원과 같은 광범위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설문 조사에는 시험과 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 및 재정 지원 문제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이 포함되었다. 설문 조사에 대한 응답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휴교의 영향을 완화하고 등교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 및 국가가 어떻게 정책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 다만, 질문과 답변의 범위가 넓은 점을 감안해, 몇 가지 조사 결과를 추려보도록 하겠다.
다음의 그래프는 등교가 재개되는 시점에도 수많은 국가가 원격학습 방식을 지속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 세계 75%의 국가는 원격교육 방식을 교육 연속성과 교육 전달의 한 형태로 계속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접근법을 택하는 국가 비율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각각 약 80%)에서 뿐만 아니라 특히 아랍 지역(90%)에서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은 교육 전달 방식에 관한 내용이다. 등교가 재개될 때 정부가 시행 계획 중인 교육 전략과 관련하여, 많은 국가에서 혼합 교육 및 혼합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이며, 이는 교육 개발에 대한 향후 토론에서 온·오프라인 연계 교육의 가치와 기회에 대한 새로운 정책 토론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52%의 국가가 등교 및 원격학습 방식의 조합을 통해 유연한 교육 접근방식을 구현하기를 원하며, 이는 등교수업만을 채택하려 하는 국가의 비율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유럽(국가의 약 50%)의 국가들이 서로 다른 방법론을 혼합하여 적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원격학습 플랫폼의 효과와 관련하여, 각국이 이러한 플랫폼을 효과적이라고 인식할 수 있었던 배경을 살펴 보겠다. 여러 국가들은 교육 시스템의 준비 상태와 연결 수준에 따라, 라디오, TV 및 온라인 플랫폼과 같은 서로 다른 학습 채널을 활용하여 학습의 연속성을 보장해 왔다. 국가별 교육 시스템 하에서 라디오, TV,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매체가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인식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조사에 참여한 124개국 중 76개국이 TV를 교육 전달 매체로 활용했다. 55%의 국가가 TV를 효과적인(상당히 효과적 38%, 매우 효과적 17%) 학습 전달방식이라고 보고했다.
70%의 국가가 온라인 전달 방식이 휴교 중 학습의 연속성을 보장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고했다. 휴교가 곧 교육과 학습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가르침과 배움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효과적이라고 인식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학습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비율은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유럽(해당 지역의 80%를 훨씬 넘는 국가)에서 높은 편이다. 비록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럼에도 온라인 플랫폼이 효과적이라고 보고했다. 많은 국가에서 라디오의 경우는 그 효과성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인식되었지만(전 세계적으로 27.5%), 아프리카의 국가에서는 라디오 학습 전달이 40% 이상으로 보고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휴교 기간 동안 학생 또는 학부모와의 소통에 사용한 수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교육 제도 하에서 전화, 문자, 이메일, 때로는 가정 방문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이 혼합되어 사용되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전화, 이메일 및 메시지 앱이었다. 주로 사용되는 메시지 앱은 라인(LINE), 왓츠앱(WhatsApp)이며,대한민국에서는 카톡(카카오톡)이다.
지금까지 결과는 유네스코가 다른 기관들과 함께 실시한 공동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보이다. 우리는 현재의 위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코로나19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전 세계의 교육 시스템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가르침은 결코 멈춘 적이 없었고, 배움 역시 중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육 시스템 속에서 경험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전 세계는 학습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다양한 교육 전달 방법을 도입했다.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 혁신의 규모는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음도 증명했다. 그러한 혁신은 교육을 재구상하고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포용적이며 유연하고 탄력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기반을 발판으로 학습 격차를 해소하고, 특히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배제되는 것을 예방하는 동시에, 학생과 교사, 교육 직원과 학부모 모두의 사회적, 정서적 복지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향후 교육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로 혼합 학습 및 온·오프라인 연계 교육 방식이 학교 수업에 전면 도입되었고, 많은 테스트를 거치게 되었다. 이러한 유연한 학습 접근 방식은 앞으로 교육에 대한 접근성과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한 교육의 위기에 주목해야 할 것은 협업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교육, 보건, 통신, 교통뿐만 아니라 부처 전반에 걸쳐 전례 없이 광범위한 협업이 이루어졌다. 협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학교 간의 협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수년 간 학교 현장에서 시도해 온 자치를 바탕으로 한 협업과 조정이다. 코로나19로 모든 수준에서 이러한 조정, 협업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이러한 협력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이 위기가 특히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 교육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모든 교육 시스템이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졌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교육 시스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들조차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육의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직에 대한 더 많은 지원, 연결장벽 제거, 디지털 기술 투자, 유연한 학습 경로 등을 지원해야 한다. 교육 시스템은 교육제도 개혁에 대한 향후 논의를 통해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교육 변혁은 앞으로 가야 할 길로서 혁신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이러한 테스트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학문적 기술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심리사회적 교육 등 다양한 범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교육이 단순히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다 탄력적이고 창의적이며 참여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향후 교육개혁에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학문적 지식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차원은 향후 교육 정책 개혁에 많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최근 유네스코가 올해 8월과 9월 사이에 실시한 공동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유네스코의 입장을 나누고자 했다. 더불어 많은 이해 관계자와 교사, 지도자, 그리고 교육계의 다른 구성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교육의 변화에서 어떻게 교육을 재구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하고 흥미로운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