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운영사례2018 겨울호 (233호)

통일 C.H.A.N.N.E.L 교육으로 평화 통일의 꿈 키워요

이경은 서울신당초등학교 교사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아이들의 합창 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고 있다. 간혹 낮고 굵은 목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니 5학년 학생들이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지난해 우리 반 친구들과 함께 했던 통일 교육의 여정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평화’라는 따뜻한 봄바람이 한반도에 갑작스레 불어오더니 올해는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성사되었으며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선언과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사회 각 분야에서 조심스레 북한과의 교류 및 협력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힘든 여정이겠지만 언젠가 결실을 맺을 그날을 기대하며 변화될 학교 현장에서 우리 교사들은 ‘어떤 희망을 품고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까?’라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남북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던 지난해 필자는 5학년 친구들과 함께 통일교육 연구를 시작하였다. 연구를 시작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교육현장에는 통일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나 부족한 시수, 이념 논쟁의 부담감 등이 산재해 있었다(학교통일교육실태조사, 2016). 이런 부족한 수업 시간 및 부담감은 통일교육을 계기교육, 시청각 학습, 강의식 학습(학교통일교육실태조사, 2016)의 전통적 수업 방식에 머무르게 하고 있으며 이는 통일 문제에 있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학습자를 양산해내기 쉬운 구조이다.

1. 왜 거꾸로 교실을 통한 통일교육인가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갈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하여 미래지향적인 학교 통일교육이 무척 필요하다. 그리하여 필자는 기존의 5학년 교육과정과 인터넷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 자료를 연결지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거꾸로 교실을 통한 통일C.H.A.N.N.E.L 프로그램을 구안·적용하여 보았다.
거꾸로 교실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제시되던 강의를 영상으로 대체하고 교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면대면의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여 배움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학습법을 의미한다(정찬칠, 임성희 역 2015).
거꾸로 교실을 통한 통일교육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2. 통일채널 C.H.A.N.N.E.L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북핵미사일 도달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남북 간의 소통·교류채널이었던 개성공단, 남북회담, 이산가족행사, 금강산 방문들이 오랜 시간 멈춰져 있었던 시기이다. channel은 경로, 접근가능성을 의미하는 낱말로 본 프로그램을 통하여 통일교육이 남북채널의 견고한 축이 되기를 희망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통일채널(C.H.A.N.N.E.L)은 한 회기 통일수업 프로그램 각 단계의 줄임말을 합성한 낱말이기도 하다.
각 단계별 용어의 의미 및 활동 방법은 아래와 같다.

3. 통일채널 C.H.A.N.N.E.L 프로그램은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관심이 많다. 만화 채널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돌이 나오는 음악채널에 열광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통일채널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아이들이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내용, 현행 교육과정에 유의미하게 연결지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현행 5학년 교육과정, 통일교육원(http://www.uniedu.go.kr)의 ‘한반도의 오늘과 통일’ 학습 책자 및 영상 자료를 분석하여 내용 요소를 추출하고 북한 이해력 기르기, 통일감수성 가꾸기, 민주시민자질 가꾸기, 통일의지 및 역량다지기의 총 4개 영역, 12채널로 통일채널 프로그램을 구안하였다.
다음에서는 각 채널별 실제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 북한 이해력 기르기
세계의 많은 나라와 교류하는 시대에 서울에서 불과 6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도시 개성, 개성을 품고 있는 북한이라는 나라는 그동안 장막에 쌓인 채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져 왔다. ‘한민족이라는데,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같은 말과 글을 쓴다는데, 한국전쟁 전에는 우리가 딛고 살았다는 곳인데…….’ 아이들의 가슴 속 물음표 하나가 북한 이해력 기르기 통일 채널의 시작점이 되었다. 조사활동을 통하여 북한에도 고분벽화와 같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유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남북한의 비슷한 문화재를 조사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서 북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데 본 채
널의 초점을 두었다.
북한 이해력 기르기 영역에서는 남북한 문화유산 해설가 되기 활동 이외에도 남북한 동형이의어 골든벨 퀴즈대회, 남북한 간식 비교하고 인조고기 실습하기, 통일컴퓨터게임 만들기 등의 활동이 이루어졌다. 북한 이해력 기르기 영역의 주요 배움 활동 및 운영의 참고 사항은 아래와 같다.

나. 민주시민자질 가꾸기

분단 시기 통일을 준비하던 독일은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바탕으로 통일교육을 실천해왔고, 이러한 교육이 바탕이 되어 통일 독일에 산재해 있던 갈등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원만한 통일 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통일을 준비하는 민주시민은 배려, 존중, 공감, 협력, 자주 등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함양하고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여 통일시대의 다양한 갈등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의 실천에 앞서 실시한 설문에서 아이들은 통일에 대하여 ‘나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일’, ‘누군가 대신 해결해 주는 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통일은 빠를수록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 수업을 준비하였으며, 통일 프로그램 후반부에 배치하여 그동안의 통일 채널 교육의 배움 정도를 스스로 확인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민주시민자질 가꾸기 영역에서는 토론 수업 이외에도 남북한 인권 상황 비교하기 활동을 준비하여 협력, 존중, 배려 등 통일 이후에도 더욱 필요하게 되는 평화적 문제 해결 능력 함양에 초점을 두었다. 민주시민자질 가꾸기 영역의 주요 배움 활동 및 운영의 참고 사항은 아래와 같다.

다. 통일감수성 가꾸기

지난해 통일교육원(http://www.uniedu.go.kr) 홈페이지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그리운 내 고향, 북녘 땅’ 작품 전시는 실향민 어르신들의 실향의 아픔,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을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렇듯 누군가의 삶 이야기(narrative)에 관심을 가질 때 우리는 공감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만나보고 싶은 마음을 높이며, 통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자 남북한 어린이 그림 비교하기, 남북한 놀이 문화 비교하고 체험하기 활동을 계획하였다.
북한 어린이들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친구의 놀이 문화도 체험해 봄으로써 우리 놀이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한민족으로 동질성을 느껴보고 분단이 가져온 여러가지 변화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통일감수성 가꾸기 영역의 주요 배움 활동 및 운영의 참고 사항은 아래와 같다.

라. 통일의지, 통일역량 다지기

“북한 사람들도 통일을 원하나요?” 아이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 중에 하나이다. 이 질문의 답은 바로 남북한 모두가 부르는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리의 소원’ 가사의 의미, 유래, 남북에서 오랫동안 부른 사실 찾아내기 활동을 통하여 통일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확산되기를 기대하며 본 영역의 활동들이 계획되었다.
이외에도 통일의지 및 통일역량 다지기 영역에서는 ‘통일한국 과자 포장 디자인 하기’, ‘새로운 시대 통일 노래 창작하기’, ‘남북한 상징물 찾고 통일 한국 휘장 만들기’ 활동을 통하여 통일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하고, 이에 필요한 통일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었다.
통일의지, 통일역량 다지기 영역의 주요 배움 활동 및 운영의 참고 사항은 아래와 같다.

통일채널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들은 스스로 배움의 목표를 정하고 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등 통일교육의 주체가 되어 배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학습태도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아이들은 통일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북한 및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확대시켰다.
통일교육은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역사를 기억해 내는 힘이고 분단 상황을 극복하려는 힘이다. 더 나아가 통일 시대의 꿈을 설계해 볼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바로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여 우리 아이들이 ‘통일시대를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물이 차오르고, 훈풍까지 불어주니 평화 통일교육의 배를 앞으로 전진시키기에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다양한 분야의 교육 공동체에서 평화 통일교육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하여 희망의 배를 저 멀리 띄워보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