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Vol.227.여름호

문화예술로 서울
학생들의 미래를
열어줍니다

|김진희

 

아이들은 하루하루 예술가적인 삶을 살아간다.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일에 거리낌이 없고 종이와 색연필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거나,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으면 ‘시간도, 돈도 많은가 보네.’하는 소리를 듣게 되고, 입시나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것 이 더욱 급한 일처럼 여겨진다.
네델란드 동화작가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이라는 그림책의 주인공 들쥐 프레드릭은 몽상가이다. 동료 쥐들이 열심히 일할 때 프레드릭은 추운 겨울을 대비해서 햇살을 모으고, 잿빛 겨울을 대비해 색깔을 모으고, 심심한 겨울을 대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으러 다닌다. 추운 겨울이 되고 모아두었던 양식이 다 떨어져서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따뜻한 햇살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동료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생의 어려움에 부딪칠 때 우리에게는 프레드릭이 모아둔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메마른 정서를 적셔주고 나 자신에게 당당함과 자신감을 심어줄 프레드릭의 예쁜 색깔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가 예술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게 하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린 시절 경험한 문화예술교육과 활동이 어른이 되고 난 뒤의 예술 활동에는 물론이고 삶의 질이나 만족도, 즉 인생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예술교육에 힘을 쏟아야 할 시대이다. 이에 우리교육청에서도 창의·예술교육의 비전으로 ‘미래 삶을 디자인하는 서울예술교육’을 정하고, 예술교육의 추진 목표를 ‘협력과 나눔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창의·감성 함양’으로 하여 모든학교에서 예술교육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교 예술교육의 방향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향유 능력은 단시간에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가정의 문화적 분위기와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오랜교육과 경험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 능력이 내재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정에서의 문화적 경험은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적 소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고 문화적인 경험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을 통해서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예술 향유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갖게 될 직업의 60%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존재하는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할지 스스로 직업을 창조하게 될 것 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예술적인 기능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간혹 미술시간에 종이접기를 하면서 선생님이 예시로 보여준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제 아이들에게 예술을 경험하게 해주려면 아이들에게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 과정 중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때 비로소 예술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학교 예술교육은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접근해야 하고, 과정 중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아이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이 행복한 경험이었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교육청의 창의·예술교육의 추진 방향은 아래와 같다.

·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육과정과 연계 통합하여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꿈과 핵심역량을 펼칠 수 있는 미래교육 구현
· 체험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 프로그램 운영, 학생의 창의성과 감성, 협력적 인성을 계발하는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 서울창의인성교육센터 프로그램, 학교 예술교육 종합 페스티벌, 교육기부활동 교육활동 등을 통해 단위학교와 학생의 민주적이고 자율적 참여 지원

서울학생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해서

학교 예술교육에 대한 제언
현재 예술교육 지원 정책은 사업으로서 학교의 교사가 아닌 외부 예술강사를 학교에 파견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예술강사지원사업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교사들은 예술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의 예술교육은 교육과정 내 교과교육으로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7 년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교과교육으로서 예술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 희망학교를 중심으로 중학교 협력종합예술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 학년을 대상으로 교과, 창의적체험활동 등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학급 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 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유휴 교실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예술적 감성을 함양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여야 한다. 교육과정의 다변화로 인해 교실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공간이 필요하다. 뮤지컬, 연극 등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나, 함께 발표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도 학교 단위에서 필요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이미 은평구에 서울창의인성 교육센터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창의·감성을 깨우는 문화예술기반 창의적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학생들이 찾아와서 연일 많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권역별로 창의체험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서 제2창의인성교육센터 공사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창의인성교육센터가 마련되어 서울의 학생들이 친구들과 꿈을 이야기하면서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