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2022 봄호(246호)

관계를 통한 돌봄과
학교교육의 실천: 코로나19 이후
중학교에서의 돌봄 논의를 중심으로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발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학교교육과 돌봄에 대한 연구: 중학교를 중심으로(서교연2021-77)” 중 일부를 수정하였음.

권순정(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I. 코로나19 이후 대두된 학교에서의 돌봄 필요성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들은 폐쇄 조치를 감행하였다(UNESCO, 2020). 그러나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누적된 학습 결손에 대한 우려 및 학사일정(대입 중심)과 평가 등을 이유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강제된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관련 논의들이 등장하였다(권순정, 2020). 대표적인 것이 교육 격차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는 학생들의 역량이나 학력의 격차와 결손을 야기하는 여러 요인들 중에서 가정 배경 요인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드러냈다(김경근, 2020; 김위정, 2021; 백병부, 2020; 박미희, 2020). 즉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정 배경의 영향이 있더라도 배움의 장소가 학교라는 공간에 한정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면 이제는 학교 공간에서만 배움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가정배경, 부모의 역량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더 사려 깊게 고려하는 것(consid-erate)이 요구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코로나19에 따라 보고되는 여러 사회 현안들은 교육격차의 지표로 나타나는 학력의 격차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삶과 관련된 가정 배경의 요인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격차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익중(2020)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며 돌봄의 격차가 어떻게 좁혀지느냐는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돌봄 격차의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돌봄은 공공기관인 학교에서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왜냐하면 원격수업 시행으로 수업시수는 해결되었을지 몰라도 실제로 가정에서 돌봄이 안 되는 학생들의 경우, 그들에게 안전한 공간으로서 학교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UNESCO, 2020; 권순정 외., 2020).

이렇게 코로나19 이후, 학교 폐쇄에 따라 학생들의 돌봄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돌봄의 형태가 학교 안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다. 특히 돌봄 공백이 교육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한다는 점(육아정책연구소, 2020; 강주현, 2020)에서 교육부는 우선 유치원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020년 3월 긴급돌봄을 실시할 것을 발표하고 시행했다. 이는 저연령 학생들의 돌봄 시급성(urgency)이 반영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돌봄과 관련된 논의와 정책들은 대체로 초등 돌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방점이 있었다. 나아가 돌봄의 개념이 코로나19 상황과 연계되어 긴급돌봄과 방과후 돌봄이 혼재되기 시작하였고 대구 돌봄 전담사 사건1을 기점으로 학교 내 돌봄 전담사와 교사 집단의 갈등은 가시화되었다(헤럴드경제, 2021). 이후 돌봄에 대한 논쟁은 학교가 어느 수준까지 돌봄을 맡아야 하는가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돌봄 전담사의 처우 문제까지 광범위해졌다. 더불어 최근에는 ‘온종일 돌봄 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 법안’이 발의되면서 돌봄의 공공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른 공공기관들의 책무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등 돌봄에 참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제기되고 있어(이성회·조선미, 2021), 정책 차원에서의 돌봄과 그 공공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돌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장되고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졌지만 ‘돌봄’의 의미 및 기능, 이에 따른 돌봄의 주체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속에서 돌봄은 시급히 결정되어야 하는 사안임과 동시에 미래 사회의 대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돌봄을 어떻게 규정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정책 및 실천을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한 합의점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양자가 함께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일상화 가능성이 제기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려하여 후자의 필요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다(권순정, 2020).

따라서 앞으로 돌봄이 재논의되기 위해서는 돌봄의 철학적 이해에 근거하여 교육과 돌봄과의 관계를 조명하고, 이에 따라 공공성 차원에서 돌봄은 학교교육과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고 실천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본 연구가 수행되었다.

II. 중학교 내 돌봄의 필요성

위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만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편견에 도전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다수의 돌봄 논의들은 유치원 및 초등학교 급에 한정되어 있지만, 공공성 차원에서 돌봄을 이해하고 기본 권리로서 본다면 돌봄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어떻게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서 연구를 출발하였다. 한편 이러한 본 연구의 도전은 아동에 대한 시각, 학교교육의 목적과 교사의 역할 등 일반적인 청소년기 아동과 학교교육에 대한 인식과 충돌할 가능성과 그렇지 않을 가능성 모두가 존재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초등학교와 이후 학교급(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상당히 다르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우선 통상 학교교육의 역할은 학생들의 학력 신장(학업 위주)으로 보며, 그 최종 결과를 대입 결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대입과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중학교 단계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업성취도가 학교교육 효과를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교까지의 생활 이후, 중학교부터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 고입 나아가 대입을 위한 성취를 만들어 가는 학교생활에 방점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동시에 중학생들의 생활이 학교, 가정, 학원과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 학교만이 중학생들에게 유의미한 곳은 아니라는 부분(조윤정 외, 2020)이다. 따라서 중학교부터는 학업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학교의 책무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 외 부분은 학교의 주요 책무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 초등학생이 아닌 ‘다 큰’ 중학생들에게 ‘돌봄’은 적절한 논의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권순정 외.(2020)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서 교육은 어떻게 이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보기 위해 중학교 사례를 통해 배움이 느린 학생들이 어떻게 이 시기에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돌봄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되어야 하는 필요성과 더불어 돌봄과 학습 간의 관계가 정립될 필요성을 도출하였다. 특히 지금까지의 초등 중심의 돌봄에서 나아가 재난의 시기와 향후 원격수업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중학교 수준에서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근영 외(2021)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학교교육과 돌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동의 기본 권리가 침해 당한 수준을 고려했을 때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에 있어 초등학생보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더 높은 수준으로 침해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

제기한 쟁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2에 어떻게 돌봄을 이해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줄이고 교육의 공공성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함을 시사해 준다. 하지만 돌봄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고 재정립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논의 수준을 넘어서는 관점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통상 학교와 돌봄이 논의되는 초등학교가 아닌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의미에서 본격적인 학업을 시작하는 연령으로 전환하는 시기인 중학교에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돌봄은 어떻게 인식되고 경험되었는지 파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수행한 초점집단인터뷰(FGI)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중학생들의 생활 변화와 이에 따라 요구되는 돌봄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향후 중학교에서 학교교육과 돌봄이 하나의 교육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면 그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탐색하였다. FGI는 교사와 학부모, 교육청 담당자가 참여하였다.

연구 결과, 중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나태해진 생활 습관과 학교 공부를 못 따라가는 상황, 더 어려지고 사회성이 부족해지는 부분,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하였다.

차◯영 학부모3: (중학교 1학년이면) 중학교에서는 처음이잖아요. 낯설고 많이 힘들잖아요. 근데 작년에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간 거예요. 그리고 [중략] 전면 등교를 했을 때 중3 먼저 등교시키자, 고3 먼저 등교시키자 이렇게 된 거죠. 그러니 이제 1, 2학년 특히 1학년 학부모님들은 많이 속이 상했던 거예요. 작년에는 이래서 못 가고 2학년이 됐는데 또 못 가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고요. 중1이라고 하면 초등학교 6학년보다 더 못해요. 낯선 환경에서 또 과목마다 선생님이 달라지고 이런 부분이 초등학교에서는 영어, 실과 요 정도라면 중학교는 과목마다 달라지잖아요. 아이들은 너무나 낯설거든요. 근데 학교도 못 가, 숙제를 하라고 그랬더니 도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학부모 FGI 1차)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학교는 수업은 원격으로 진행하고 보육, 출결과 평가를 위한 곳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과연 이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슨 재미로 학교에 다니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고, 중학생에게 돌봄이라는 말이 어색한 측면도 있지만 중학생들에게도 비행을 막고, 심리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돌봐 줄 어른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성장을 위한 올바른 식사 ‘밥’이 가장 필요한 돌봄이라고 하였다. 또한 중학생들이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의 돌봄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에게 학교는 재미없고,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도 않으며,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보내며 배우고 생활하는 공간이 아닌 평가를 위해 가는 곳이 되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들을 제기하며 앞으로 학교는 학생들이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생활과 관련된 부분과 재미있게 관계를 맺으며 평가만이 아닌 배움의 과정이 같이 경험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III. 학교교육과 돌봄에 대한 이해

이 연구에서는 정책으로서의 돌봄과 돌봄의 보편성에 대해 이해하는 것으로 나누어 돌봄 개념이 주로 어떻게 논의되는지에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교육복지와 같은 개념어로서의 돌봄이 궁극적으로 교육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냐는 문제의식을 확인하였다. 즉, 특정 대상의 학생들에게 수혜를 베푸는 관점의 돌봄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논의의 토대를 확인하고, 이제는 그 논의가 확장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적 의미의 돌봄을 확인하고 학교의 공공성과 관련지어 교육적 차원에서논의하였다.

정책으로서의 돌봄은 결국 불평등 해소에 궁극의 목적이 있다. 따라서 돌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등관으로 기회와 결과의 평등을 넘어서, 관계적 평등과 살아가는 힘을 길러낼 수 있는 학력에서의 평등으로 확장해서 봐야 한다(백병부 외., 2020). 그렇기 때문에 결국 돌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돌봄에서의 인간관이 중요한 지점이 되고, 그 개념 속에 내포된 정치성과 공공성으로 논의하게 된다.

간명하게 보면, 돌봄의 정치성은 돌봄의 규범적, 도덕적 의미를 중심에 두고 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돌봄의 주체는 어떤 사회문화적 조건에 놓여 있는지, 나아가 거기서 핵심이 되는 윤리적 가치는 무엇인지를 보는 것이 된다. 또 이를 토대로 인간 존재가 결국 상호의존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개인이 돌봄의 대상(being cared)으로 존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돌봄을 행하는 주체(caring)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관계적 존재인 인간은 서로가 연결되며 공동의 삶을 만들어가는 돌봄의 주체로서 그 역량을 가지고 사회에서 돌봄의 대상이나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공공성은 학교가 공교육 기관으로서 가진 공적인 책무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전제 위에서 돌봄은 학교의 주요 책무인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라는 점(김대현, 2007)에 주목해야 한다.

<그림1> 학교교육에서의 돌봄

그렇기 때문에 돌봄을 특정 집단에만 베푸는 시혜적인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의미에서 모든 학생에 대한 연민, 사랑과 기대를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학교교육과 돌봄이 연결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또한 학교는 학생이 평등을 경험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점에 근거하여 돌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에서 돌봄을 통해 평등을 경험함으로써 아이들이 공부하고 탐색하는 행위가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마스켈라인 & 시몬스, 2020)과 연결된다. 정리하면 학교교육의 목표는 넓은 차원에서 돌봄과 연결되어 학교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할 수 있음’을 평등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돌봄은 학교교육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토대로 작동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토대로 학교교육에서 돌봄의 의미는 <그림 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IV. 학교교육과 돌봄에 대한 중학교 교사들의 인식

위의 <그림 1>을 개념적 틀로 차용한 본 연구는 위 내용들이 어떻게 실제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론적 이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논의에 대해 학교 현장의 중학교 교사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설문 문항을 개발하였다. 여기서는 설문 결과 중에서 교사들의 가치 판단 성향과 돌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수준, 마지막으로 학교 내에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대한 인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돌봄을 물리적 노동으로 인식하는 경향은 대체로 낮게 확인되며 대부분의 교사들은 돌봄에 대해 ‘모든 것을 포함하는 활동’이라는 가치 판단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문항에서는 돌봄을 학교교육과 연계하여 ‘학교교육과 분리된 보육의 영역’이라는 판단과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학교교육과 연결한 개념’으로 대비시켰다. 이에 대한 응답값의 평균은 6.84로 교사들이 돌봄을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이 가져야 할 시민성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돌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평균적으로 서울특별시 교원은 돌봄을 사회적 차원의 책무로 인식하고 있으며 돌봄의 대상이 특정 계층이나 연령대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교사들이 학교 내에서 돌봄이 필요한 시기를 언제까지라고 생각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 초등학교 저·중·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로 구분된 학교급과 학년별 교사들의 응답 비율을 나타내면 <그림 3>과 같다.

조사 결과 중학교 교사들은 학교 내 돌봄이 필요한 시기를 중학교 28.6%, 고등학교 20.2%로 응답해 중등학교급에 대한 응답이 약 절반에 이른다. 즉 중학교 교사들은 학교 내 돌봄에 대해 시기적으로 좀 더 장기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기존의 저연령 대상 중심 돌봄 필요 대상자에 대한 논의를 좀 더 넓은 의미로 확장할 필요성에 대한 교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V. 학교: 관계와 돌봄을 토대로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

본 연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앞으로 학교의 역할을 고려할 때 학교교육과 돌봄은 하나의 교육 실천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돌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더 넓어지고 적극적으로 제안되어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이론과 교사들의 인식 그리고 코로나19 이후의 학교교육 경험을 통해 어떤 의미로 돌봄이 이해되어야 하는지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들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정책으로서의 돌봄이 강화되면서 그 필요가 초등학생에만 한정된 한계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논의와 함께 실천이 되길 기대한다. 이론적 논의를 통해 확인하였듯, 관계적 주체로서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학생의 성장이라는 중요한 목적을 중심으로 함께 돌보고 돌보아지는 경험을 평등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 기관인 학교의 주요 책무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학교의 역할을 모색하고 교육의 방향을 잡아감에 있어 돌봄이 시혜적인 관점으로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특정하여 실천하는 별도의 행위가 아닌 모든 학생의 권리로서 누려지는 평등한 교육 경험으로 인식되어야 함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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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년 3월, 코로나19에 따른 돌봄 공백을 학교에서 채우기 위한 돌봄 교실 근무와 관련된 것으로,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업무 과다에 따른 과로로 숨진 사건이다.
  2. 여기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제시한 이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학교교육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과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그 변화의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시점에도 지속될 현상으로 학교교육과 돌봄의 관계를 탐색한다는 의미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제시하였다.
  3. 참여자의 이름은 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