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3 여름호(251호)

관계맺기를 통한
따뜻한 공존교육의 원년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1. 코로나로부터의 회복, 무엇이 키워드인가?

작년 전면 등교 이후 현재 학교는 제자리를 잡는데 아직 어려움이 있다. 3년의 코로나 경험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여러 어려움을 주었다. 3년 600여일의 학교 출석일 중 학생들의 출석일은 300여일에 불과했다. 이 절반의 결석과 원격 수업 이후 새롭게 만난 교실은 그야말로 ‘회복’을 필요로 했다.

우울은 20%, 불안은 40%가 증가했고, 자해와 자살도 증가하고, 학교폭력도 증가하고 학생들의 상태는 불안정했고, 교사들의 소진도 만만치 않다. OECD 사무국의 보고에 따르면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로부터의 회복을 위해 가장 많이 연구한 부분은 학생 정신건강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이 교사의 정신건강 분야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코로나로부터의 회복을 위한 지도를 새롭게 그려야 한다. ‘관계와 공동체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서와 정신건강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일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병리적 행동과 돌출적인 충동적 행동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의 경험을 반복할 지도 모른다.

2. 아이들은 어떻게 변했는가?

영유아의 지능이 낮아진 것에 대한 과학잡지 네이처의 보고는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코로나 시기의 불안한 임산부의 심리와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과 이에 기반한 의사소통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영유아 지능뿐 아니라 고립된 청소년들의 뇌가 고립이 적은 청소년보다 더 퇴화된 상태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포함하여 현재 코로나 팬데믹이 준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또한 아이들의 신체는 허약해지고 코로나 첫 해부터 비만의 증가로 인한 신체 발달의 이상도 크다. 학교를 다니며, 학교에서의 체육활동을 하며 아이들은 성장을 위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했었는데, 그것도 절반에 불과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차이가 없어 보일 뿐이지 아이들의 뇌 상태, 신체 상태는 말 그대로 만신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체활동의 부족과 사회활동의 부족은 아이들의 정상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 그 상태에 대한 활발한 조사와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교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은 ‘관계맺기’이다. 사회성의 부족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것이 직접적으로 나타난 부분은 학교폭력의 증가이다.

3. 학교폭력은 왜 증가할 수밖에 없는가?

학교를 등교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과정으로서 배우던 수많은 사회기술의 축적이 코로나 이후 현저히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배우는 친구 사귀기 과정에는 많은 사회기술이 담겨 있었다. 쳐다보기, 눈 맞추기, 조율하기, 협력하기, 돕기, 기다리기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활동이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 보기로 대체되었던 것이다. 사회적으로 퇴행되고, 더 자기중심적으로 되었고 더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상태에서 학교 생활은 다시 시작되었다. 세월에 따른 학년의 진급은 있었지만 그만큼의 진보는 학생들에게 있지 않았다. 사회적 경험 측면에서는 2개 학년은 낮아진 것 같다는 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는 사실에 가까웠다. 이 어려움은 결국 갈등의 증폭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학교폭력의 증가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많은 선생님들이 이야기하듯이 아이들은 더 어리고 미숙하고 부족한 사회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경험의 부족 그 자체였다.

둘째, 집단으로서의 규범을 숙지하고 행동하는 것도 어려워했다. 학교는 신입생들에게 여러 의례를 통해 집단으로서의 규범이 몸에 배도록 하는데, 지난 2년간 그런 활동은 거의 없었다.

셋째, 사회기술의 부족과 집단 규범의 이해 감소는 문제 해결, 갈등 해결을 개인화 했다. 즉 중재에 대한 기대나 갈등에 대한 과정이 이전보다 부족했고, 이에 대한 인내심이 사라졌다. 그래서 모두 신고하고, 신고를 한 이후 중재가 제공된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라는 환경이 더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만나기 힘들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쉬운 소셜 미디어에 기반해서 소통하는 등 코로나라는 환경은 의사소통에 더 큰 어려움을 주었다.

넷째, 아이들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집단 간 문턱이 높아졌다. 텃세가 더 심해지고 아이들 간의 벽이 높아서 아이들은 낯선 아이들과 더 힘들어했다.

4. 삶에서 관련맺기의 어려움을 전하는 에피소드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힘들다. 이렇듯 관계가 힘들어졌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몇몇 에피소드만 여기 소개한다.

모둠 짜기가 힘들어졌다.

학급에서의 낯설음, 서먹함이 사라지지 않고, 서로 충분히 모르는 상태에서 모둠 형성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모둠이 싫어서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 보호자의 전화도 종종 있다고 한다.

수학여행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수학여행에 가서 화장하지 않은 얼굴과 맨살의 일부를 보여주는 일들이 아직 어색하다고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선택은 수학여행 불참이다. 그냥 친한 애들과 놀이공원 정도면 지금 관계가 충분하다고 한다. 결정적 이유는 아직 그 정도로 친해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홀수 인원으로 반편성 하지 말아주세요!

29명이 한 학급인데 14쌍과 마지막 1명 혹은 13쌍과 3명의 한조에 속한 그 3명 중 한명들의 비명소리가 높다. 그 무위의 순서. 즉 2명이 할 때 1명이 쉬어야 하는 시간을 두려워한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치열한 싸움도 일어난다. 그래서 그 1명으로 남는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는 일도 있다

아직 짝꿍은 힘들어요! 

코로나 이후 한줄로 앉은 채로 3년을 지냈다. 외로울까봐 전처럼 2인 1조 짝꿍 대형의 자리 배치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무참히 깨지기도 한다.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1인 대형이 좋다는 아이들, 코로나는 끝났지만 코로나 문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 아이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힘들다. 

아이들의 관계는 가뜩이나 피상적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 이후 더 피상적 수준에서 겉돌고 있다. 그 겉도는 아이들의 입장은 딜레마 상황이다. 혼자 지내는 것은 외로워서 싫지만 함께 있을 때는 ‘어떻게 친해지느냐, 누구랑 다니느냐, 싫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느냐’ 등 수없는 자기 물음과 상처에 대한 두려움으로 힘들다. 이 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아이들을 아주 괴롭히고 있다.

연애 유튜버 사이트에 등록하다. 

피상적 관계에서의 괴로움이 미치는 영향은 연애에까지 이른다. 코로나 시기 아이들의 연애 경험은 더 줄어들었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아이가 내린 연애에 대한 대처 방법은 연애 학원에 등록해서 실패하지 않는 연애, 상처받지 않는 연애, 차이는 연애가 아니라 차는 연애, 성공하는 연애를 배우는 일이었다. 관계를 현실에서의 관계를 통해 배우면 너무 아파서 연애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고 연애를 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연애에 대한 꿈을 애시당초 꾸지 않는 초식남에 비해 연애 선행학습자가 되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라고 말하는 대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5. 코로나가 알려준 것들 

1)초등학교 남학생들에게 신체활동이란 노는 것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남학생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자료가 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신체활동의 현저한 감소가 미친 영향이 크다. 코로나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초등 남학생들이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면, 첫째 스트레스 푸는 것이 잘 되지 않고, 둘째 또래들과 어울리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셋째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약화되고, 넷째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기회도 갖지 못한다. 초등학교 남학생들의 운동은 복잡한 발달 과정의 중요한 매개활동이었다.

2) 중학교 여학생들의 수다떨기는 단순히 떠드는 것이 아니었다.

중학교 여학생들의 높은 스트레스는 대화의 부족, 특히 친구들과의 대화 부족이었다. 코로나 시기 중학교 여학생들에게 친구들과의 수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수다떨기가 중단되면, 첫째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어지고, 둘째 친구 사귀기의 규범을 배우지 못하고, 셋째 소속감을 가지지 못해 외로움이 심해지고, 넷째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기회도 갖지 못했다. 중학교 여학생들에게 또래와 어울려 수다를 떠는 것 또한 복잡한 발달 과정의 중요한 매개활동이었다.

3) 엄청나게 늘어난 스크린 타임(스마트폰 이용 시간)으로 학생들의 부정적 경험이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동안 전 세계 청소년들의 스마트폰은 엄청난 연결과 확장 그리고 새로운 현상을 잉태하고 배양했다. 다양한 사이트가 우글거리고, 새로운 문화 현상의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 중 상당 부분이 긍정적인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 시기 도박을 배웠고, 코로나 시기 우울 사이트에 들어가 자살을 방조하는 대화에 들어가 보기도 했고, 또 코로나 시기 오픈 채팅으로 다양한 성적 실험을 한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비일비재하다. 이 다양한 확장의 범위와 영향은 알 수도 없지만 사회적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참 걱정스러운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4) 코로나 감염과 허약해진 신체, 우리가 모르는 롱코비드 데이터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걸쳐 초등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확진되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백신을 현저히 적게 접종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프다는 아이들이 무척 많다. 코로나 유사 증상으로 학교를 빠지고 싶어하는 아이들부터 독감과 여러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조퇴, 결석, 그리고 미등교를 반복하는, 불성실하게 보이는 학생들이 늘었다. 이 중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 즉 롱코비드로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아주 부족하다.

5) 작은 학교가 코로나 때 확실하게 강했다.

출석일수가 높았던 아이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했는데, 300명 이하의 작은 학교는 출석일수가 훨씬 높았다. 관계 문제 및 학업 결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작은 학교 선생님들은 “무슨 일 없었니? 괜찮니?” 등의 관계 중심 돌봄의 질문을 많이 했으며, “힘든 것 말해라 꼭! 우리 같이 해야지, 혼자 하지 말고, 힘들어도 함께 하자.”는 관계 중심의 말을 많이 했다. 작은 학교는 교사들의 권한이 교사들을 소진시키지 않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작은 학교 교사들이 업무상 힘든 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권한이 많았다. 그리고 교사회가 더 치유적 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작은 학교는 학부모들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참여도 더 많았다. 작은 학교의 교사들이 부모와 교류나 연락이 잦았고 참여도 많았다. 부모와의 활발한 교류와 참여는 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교사들과 학부모의 교류가 잦아지면서 더 가까워지기도 했다.

6. 따뜻한 공존을 위해 해야 할 5가지 

1) 지금 가장 필요한 교육과정은 관련맺기이고, 사회정서학 (Social-emotional Learning) 이다.

자기 알기, 자기관리하기, 사회 알기, 대인관계 기술, 책임있는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이루어진 학습이 필요하다. 다양한 교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 주제를 실행하는 것은 학습 향상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통로이다. 진도를 나가고 성적으로 경쟁시키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알게 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게 하는 수업과 활동이 필요하다.

2) 지금 가장 필요한 학생 정서안정 접근은 진료의 패스트 트랙 도입과 상담의 대규모 확대이다.

현재 적체되고 장기 대기 되어 있는 진료를 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하여 해소해야 한다. 현재 병원은 신체 질환 및 정신과 질환의 아이들로 가득 차 있다. 많은 정신건강의학과는 현재 진료를 받으려면 대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6개월 대기, 1년 대기 해야하는 상황의 정신과 의사들도 많다. 이 많은 학생들이 과연 무엇으로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것일까? 친구문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 부모와의 갈등, 학교 등교의 어려움, 학업의 어려움 등이 현재 진료의 흔한 이유들이다. 상태가 악화되다보니 자해, 자살시도와 같은 급박한 상태로 응급실에서 만나게 된 학생들도 많다. 청소년 진료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곧 수립되기를 바라며 여기저기 건의하고 언론에도 소개한 바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서울시 정신건강의사회가 협약을 맺어 진행하면 된다. 그리고 학교에 임시라도 얼마간 상담 교사를 증원하여 학교 내 상담도 활성화해야 한다.

3) 지금 가장 필요한 활동 중 하나는 스크린 타임 줄이기 캠페인과 소셜 미디어 활동에 대한 자정활동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적어도 1.5배 이상 늘어난 스크린 타임이 정상화될 수 있는 교육과 캠페인,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제공되어야 한다. 단지 금지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과 함께 다양한 신체활동이 증가되어야 한다.

4) 지금 가장 필요한 활동 중 하나는 청소년 또래 상담가 활동과 상담지원을 통한 우울 및 자해, 자살 시도에 대한 발견과 지원이다. 

청소년 자해 및 자살시도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급증하였다. 여학생들의 증가는 훨씬 두드러졌고, 여학생들에 대한 보호가 시급하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의 깊은 세계를 포함하여, 청소년들의 코로나 하위문화에 관련된 부분들은 어른이 접근하기 힘들기에 또래 활동가들이 중요하다. 동시에 생명사랑 캠페인을 비롯하여 우울증 예방에 대한 학생교육도 시급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5) 지금 가장 필요한 교육 중 하나는 교사와 부모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다.

퇴행과 결핍, 사회기술의 부족 등으로 학교 교실은 더 어려워졌고,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힘들어하는 부모들도 늘어났다.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아동학대를 포함한 다양한 부작용이 코로나 시기에도 많이 일어났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교사는 더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부모들도 힘들어하고 있다. 지금의 세대, 또 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과 대화가 필요하다.

7. 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을 찾습니다.”

천사는 왜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체스터튼은 마음이 가볍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의 정신장애 단체 ‘베델의 집’ 식당 입구에는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적혀있다.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마음은 매우 불편하고 무겁다. 그래서 그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을 위해 바라는 것은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한끼 식사도 아니고, 좋은 옷도 아니라고 한다.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을 위해 바라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어서 이해해 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준은 가까운 나라 중 거의 꼴찌이다. 얼마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의 연구 결과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의 부모님과 비교했을 때, 가장 듣지 않았고 (아이들 이야기 듣기 꼴찌) 가장 요구를 많이 하며, 특히 대화 중 공부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는 어른들이 우리 한국 어른들이라고 한다. 묻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 어른들에게 마음을 전할 도리는 없다. 그런데 뒤늦게 말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면 학생들은 정말 혼란스럽다고 한다. 잘 들어주지 않는 어른들의 사회이다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 리가 없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아침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무슨 일이 없었니? 기분이 괜찮니?”라고 묻고 시작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고 한다. 폭력, 괴롭힘의 시작은 서로를 돌보지 않는 분위기, 경쟁의 분위기에서 더 많다고 한다.

우리 교육이 관계맺기로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새로운 교육 공동체의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많은 OECD 국가들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행복하고 더 강한 공동체를 지망한다는 구호를 크게 홈페이지에 써붙여 놓았다. 우리도 그런 지향을 확고히 하면서 그렇게 바라는 성적의 회복도, 기초학력 저하의 복원도 교실 내 관계, 학교의 많은 관계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모두가 함께 알아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