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23 가을호(252호)

[교사의 고민과 해결 Ⅰ]
학교 문제, 혼자 해결하지 말고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김현수(성장학교 별 교장,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1. 학교 현장의 현실에 대한 체계적 분석
: 만족도는 낮고, 행정은 많고, 지원과 협력은 여전히 부족한 학교 현장

◼︎ TALIS (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연구1

OECD가 주관해서 진행하는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연구가 2008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Teaching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이하, TALIS)라고 불리우며, 이 조사는 여러 나라의 교사와 교장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수집하는 주요 주제는 ① 교사 양성 및 초기 준비 교육, ② 교사 직무 만족도 및 동기, ③ 교사 피드백 및 전문성 개발, ④ 교사 자기 효능감, ⑤ 교사의 전문적 실천 및 교수실천, ⑥ 인적자원 문제 및 이해관계자 관계, ⑦ 학교 풍토, ⑧ 학교 리더십 및 혁신, ⑨ 다양성과 형평성에 관한 것들이다. 현재까지 TALIS 2008(1주기), TALIS 2013(2주기), TALIS 2018(3주기)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2023년 올해 조사하고 내년에 결과를 발표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처럼 교육개발원을 통해 분석 자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TALIS 연구 결과에 따른 교육개발원의 한국 교사 및 교원환경에 대한 요약 보고 내용2

TALIS 연구 결과에 기초해 OECD 여러 나라와 우리나라의 상태를 비교하고, 그 비교를 통하여 우리의 현 상황을 추정하면서 변화를 위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1] 교원의 인적 배경
  • 한국의 여성 교장의 비율은 19.6%에 불과하여 매우 낮은 수치였다(OECD 평균 47.3%).
  • 한국은 30세 이상~49세 이하 교사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의 교사의 비율은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
  • 한국 교장의 평균 연령은 58.7세로 다소 높은 연령 평균을 보였으며(OECD 평균 52.2세), 60세 이상의교장 비율이 43.7%나 되었다(OECD 평균 20%).
  • 한국 교사가 현재 학교의 교사로 근무한 연수는 평균 5년이었으며(OECD 평균 10.3년), 한국 교장이 현재 학교에서 근무한 연수는 1.8년으로 매우 짧은 편이었다(OECD평균 6.9년).
[2] 교사 양성 및 초기 준비 교육
  • 한국의 교사 가운데 대학원 교육을 이수한 비율(37.6%)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OECD 평균 45.5%).
  • 대부분의 한국 교사(87.8%)는 동시적 교원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자격을 취득하고 있었다. 반면,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동시적 교원양성 프로그램보다 순차적 교원양성 프로그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 한국 교사는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교원양성 프로그램에서 ‘다문화 또는 다언어 환경에서의 교수법’, ‘학생 생활지도 및 학급 관리’에 관한 충분한 학습 기회를 제공 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나타났다.
[3] 교사 직무 만족도 및 동기
  • 한국 교사의 직무 만족은 OECD 평균에 비해 높지 않으며, 특히 직업 환경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5년 이하의 경력을 가진 한국 교사는 5년 초과의 경력을 가진 교사에 비해 직업 환경 만족도에서 보다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 한국 교사는 교직 선택 시 ‘개인적 유용성 동기’를 고려하는 비율이 OECD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교직이 갖는 사회적 의미보다는 교직 수행에 따른 보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언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 한국 교사의 업무 시간 구성에서는 OECD 평균에 비해 수업이 차지하는 시간이 적었고, 학생 상담, 행정 업무, 전문성 개발이 차지하는 시간이 많았다.
[4] 교사 피드백 및 전문성 개발
  • 한국의 ‘5년 이하’ 초임교사 중 멘토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3%로 비교적 낮았다(OECD 평균 21.9%).
  • 한국 교사는 학생평가 실제, 범교과 기술 관련 교수법, 생활지도와 학급 운영에 대한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가 크게 증가하였다.
[5] 교사 자기 효능감
  • 한국 교사의 교수·학습, 학급 경영 자기 효능감에 대한 긍정적 인식 비율이 유의하게 높아졌으나,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6] 교사의 교수 실천
  •  교실 수업이 소란스럽고 수업 방해 학생으로 인한 시간 허비 등 학급의 수업 분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악화된 경향성을 나타냈다.
[7] 학교 풍토
  •  우리나라는 학교의 안전한 학습 환경을 위협하는 사건이 매주 또는 매일 발생하는 빈도가 0%~1.8%로 OECD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 혁신
  • 한국 교사들의 혁신적 교수활동 전문성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편이었으나, 혁신적 교수활동 실천과 관련하여 ‘비판적 사고를 요하는 과제를 제공한다.(44.8%)’ 및 ‘학생들이 ICT를 사용하여 프로젝트 또는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29.6%)’의 비율이 OECD 평균(각각 58.1%, 52.7%)과 비교했을 때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9] 다양성과 형평성
  • 한국 교사는 다문화 친화적 교수활동 관련 전문성을 정규교육보다는 전문성 개발 활동을 통해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국가들이 주로 정규교육을 통해 관련 전문성 획득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2. 교사 개인의 변화만큼 중요한 교사 공동체의 변화
: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단합되고 든든한 ‘교사회’ 구성

⦿ 2018년 TALIS 결과에서 나타난 교사 공동체를 둘러싼 논의의 초점들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접근 방향 중 우리는 유독 개인적 역량의 전문성 강화에 집중한다. 그러니까 모두 개별적으로 현장 문제와 싸우고 풀고 해결하려고 한다. 나는 이것이 가장 뼈아픈 고통이며,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협력적 방식이 학교 안에서 교사들 관계의 핵심이 되느냐 그렇지 못하냐가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2018 TALIS 연구 결과 중 변화가 필요한 5가지 제안은 다음과 같다.

◼︎ 멘토와 멘티: 초년기 교사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5년 이하의 교사를 지원해주고 돕는 교사 멘토링의 비율이 매우 낮으며, 2013년에 비해 2018년에는 더 낮아졌다. 교사들이 수행한 연수 방식에서 가장 높은 비율은 원격 연수방식이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아쉽게도 우리는 교원들의 연수 방식이 교사들 간 혹은 전문가들과의 만남과 교류가 아닌 원격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선배 교사들이 후배 교사들에게 지원 및 제안하고 돕는 문화와 연수가 매우 부족하다. 같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싱가포르나 일본은 5년 이하의 교사에게 지정된 멘토가 30%가 있는 반면 우리는 불과 10%도 되지 않는다. 멘토의 부재는 초년기 교사들의 어려움을 때로는 더 증폭시키기도 한다. 힘든 업무가 초년기 교사들에게 분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학교 현장의 현실도 있다. 이 과정에서 초년기 교사들이 상처받는 일에 대해 자주 듣는다. 따라서 초년기 교사들에 대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 교사와 교사: 교사회 내부의 신뢰와 단합이 필요하다.

TALIS 연구에서 교사와 교사의 관계, 즉 다른 교사에 대한 신뢰를 묻는 질문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동료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공간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단합된 교사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고, 그 공간 내부의 모든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개개인의 교사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나 과제는 너무도 크다. 혼자 해결하는 자수성가형 근무 체계에서 벗어나 함께 서로 책임지고 해결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학교에서는 시급하고 중요하다.

다음 표3에 제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교사들이 동료 교사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고, 또 학교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믿을 동료 교사는 적은데 추가적인 지원도 적게 받는다는 것은 문제해결을 혼자 해나가고 있는 집단이라는 뜻이고, 이 부분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 교장 제도와 리더십: 새로운 리더십이 요청된다.

2018 TALIS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장 선생님들 연령이 OECD 국가들 내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고, 또한 남녀의 비율에서 여전히 여성의 비율이 적은 편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아마 지금은 여성 교장의 비율은 더 높아지고 공모형 교장제 등으로 이전보다 연령이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OECD 국가에 비해 더 혁신적이고 탄력적인 리더십을 위한 교장 제도의 변화를 권고 받기도 한다.

◼︎ 학교 풍토와 혁신 방향: 정서위기학생에 대한 새로운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특히 정서위기학생이 늘어나는 현실에 비해 교육 당국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사실이 그렇다. 학교의 정신건강팀이나 상담팀 혹은 특별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체계를, 법이나 제도로 만들지 못해서 학교에 큰 어려움이 생기거나 학급이 마비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교권 보호의 문제, 아동 학대의 문제도 동시에 파생되어 최근 무고성 아동 학대란 말도 나오고 여러 장치 및 제도에 관한 논의가 무성하다. 작은 문제라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할 주체나 재정, 지원인력이 없으면, 그 작은 문제는 계속 방치되고, 결국 큰 문제가 되어버리고 만다. 교사들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서위기학생에 대한 지원제도가 학교에 보편화되는 것이 꼭 필요하다.

◼︎ 교사의 권한 확대: 교사의 유능감과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는 권한의 확대가 필요하다.

한국의 교사는 권한이 적다. 통제가 많은 주체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능동성과 유능감을 발휘하기란 어렵다. 다른 나라 교사들보다 훨씬 더 많은 행정업무에 대한 경감 및 간소화 조치에서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도 과도한 업무로 인해 방해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과 함께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현실도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들과의 관계와 지도, 학급 운영에 대한 유능감이 확대되기 위한 체계적인 학교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교사 스스로에게 필요한 여러 자율적인 학습과 지도, 만족감 향상을 위한 권한이 필요하다. 단, 이 과정을 모두 권위적인 체계 하에서 승인하거나 통제의 과정에서 진행하면 변화나 혁신이 어렵다.

3. 학교 현장의 문제 해결방안
: 함께 모여서 해결하면 쉽고, 혼자 해결하면 어렵습니다.

현재 교사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는 정서위기학생들의 면면을 잘 살펴보면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아이들이 없다. 다중 위기, 다중 문제를 가지고 있고, 아이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성원 모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다.

20년 전부터 지역사회 현장에서 많은 논의가 되어 왔던 다중 위기 학생에 대한 통합적 지원, 돌봄의 체계적 접근 방안(System of Care) 등 다양하고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많은 아이들의 문제는 선생님 혼자 아이를 잘 상담하고 지도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함께 모여서 해결책을 마련해도 어려운 아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자신을 이 모든 문제의 책임자인 것처럼 해도 실패하고, 자신은 이 모든 문제와 무관한 것처럼 하면 문제는 버려져서 더 심각하게 된다.

무력하게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팀으로 고민하고 팀을 만들어서 대응하고 각각의 학교가 갖고 있는 자원을 연계하여 서로 도와가며 해결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다. 그것을 빨리 깨닫고 시도한 학교들은 학교 만족도가 높아지고, 혼자 해결하도록 각자도생하는 학교들은 말 그대로 제 각각의 만족도, 반 편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일 것이다. 마바 콜린스라는 미국의 유명한 교사의 말처럼 교사에게, 혹은 교육에서 기적은 없다. 다만, 우리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지금의 학교에서 모든 선한 영향력을 모아 최선을 다할 뿐이다.

  1. 이 글에서는 <교원 및 교직환경 국제 비교 연구:TALIS 2018 결과를 중심으로(Ⅰ) : 연구책임자 이동주, 한국개발원> 연구보고 RR-2019-22의 자료를 참조함.
  2. 상기한 문서에 소개된 연구 요약을 재요약하고 간략히 정리함.
  3. 상기한 참고문헌의 153쪽에 게재된 교사-학생, 교사-교사에 관한 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