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2023 가을호(252호)

서울교육정책의 쟁점과 연구 방향을
논하다 [한국교육학회 주최 2023
학술대회: 서울교육정책연구소 기관 세션]

박승철(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교육연구사)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SEPI)는 고려대학교 운초우선교육관에서 6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 「한국교육학회 주최 2023 연차학술대회」에서 ‘서울교육정책의 쟁점과 연구 방향’이라는 주제로 교육정책연구소 기관 세션(session)을 운영했다. 이번 기관 세션은 학술대회 둘째 날인 6월 29일에 진행되었는데, 교육 분야에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50여 명의 교사 및 관련 연구자, 교육전문직원 등이 참석했으며, 참석자의 열띤 호응 덕분에 주어진 80분을 훌쩍 넘기며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알차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발표 및 토론 주제는 크게 세 가지였는데, 일선 학교 현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인 ‘AI 활용교육과 개별 맞춤형 교육 관련 연구’, ‘코로나19 시기의 신규교사 교직 적응 관련 연구’, ‘보직교사 제도 관련 연구’로 교육정책연구소에서 수행된 정책연구 내용이었으며, 연구책임자들의 발표와 전문가 토론 및 전체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주제1] 인공지능(AI) 활용교육과 개별 맞춤형 교육, 교육적 이상과 현실 사이

발표: 주정흔(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토론: 남미자(경기도교육연구원)

첫 번째 발표를 맡게 된 주정흔 선임연구위원은 2022년에 수행한 ‘AI 활용교육’ 관련 연구로 관심을 받게 되어 연구자로서 보람과 함께 무거운 부담을 느낀다는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특히 연구 수행 과정에 발표된 챗(Chat)GPT의 등장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연구 속도를 압도하는 현실에서 연구 방향과 결과에 대해 다시 깊은 고민과 숙고가 필요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지금의 인공지능 교육은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그 필요성만 강조될 뿐 누구도 무엇을 왜, 어떻게 인공지능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한 채 ‘희뿌연 담론’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이에 인공지능 교육에 대해 ‘말하는 것’과 그 기술을 ‘실제 사용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활용 교육은 학교교육이라는 맥락에서 ‘직접 경험되고 성찰되면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AI) 활용교육의 ‘현재’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활용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의 활용 양상과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정한 이유로 학습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학습지원 사업’ 으로 진행된 ‘AI 튜터 마중물학교’를 대상으로 했는데, 해당 사업에 참여한 일반 초・중・고, 이주배경학교(다문화, 새터민 학교), 특수학교 등 총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그리고, AI 플랫폼(AI 튜터 혹은 AI 코스웨어) 도구 분석, 그리고 해당 사업에 참여한 학교의 운영 실태와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의 경험 양상에 초점을 두었다.

먼저, 연구 참여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플랫폼(AI 코스웨어) 중 10개 플랫폼에 대해 선도교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단(Working Group)을 통해 기능 분석과 사용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현재 학교 현장에서 사용 중인 AI 튜터는 규칙 기반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을 중심으로 개발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또한 사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하여 가정학습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업 장면에서 직접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등 기능적 특징과 한계가 있었다. AI 튜터의 기능은 교사와 학생들의 활용 양상에서 그 특징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표준화된 정답지를 붙여놓은 수준’ 또는 ‘실마리 없는 피드백’만을 제공하는 수준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진단기능이 사람 교사만큼 종합적이고 복합적이지 못하고 대부분 정답률에만 기반한 난이도 조절만 해주고 있으며, 틀린 유형의 문제를 반복하여 풀도록 제시하고 있는 등 결손의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기초학습 부진 아이들이 보이는 특유의 학습 상황과 심리적 특성에 대한 이해 및 고려 없이 보편적으로 일반화된 문제로 접근하는 한계성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어가 부족한 다문화 이주배경학생에게는 플랫폼을 통해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는 있으나, 여전히 한국어의 높은 장벽이 해소되지 못함으로써 겪는 불편함이 학습과정 내내 지속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교육목표에서부터 교육과정, 교수 원리까지 일반학교와 다른 운영체제를 지닌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도 학생들의 발달 특성에 맞지 않게 설계되어 있어서 불편함을 유발하는 문제점을 보였다.

두 번째로는 ‘AI 활용교육’의 적용 가능성과 교사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학생에게 AI 튜터는 ‘신기 효과(novelty effect)’로 인해 기기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자신의 학습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지속성은 매우 짧았다. 특히 학습결손이 누적된 중・고등학생들에게 내적 동기 유발이 없는 외부의 일방적 지원은 활용에 의미를 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학교급을 막론하고 학습능력의 차이가 활용의 차이로 연결되었고, 원격수업에서 지적되었던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은 AI 활용교육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개별화 맞춤 문제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학습부진이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과 함께 오히려 학습격차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연결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도구를 통한 교감보다는 상호작용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볼 때 결국 학생들에게 ‘도구의 합리성’보다는 ‘정서적 합리성’이 우선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AI 튜터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현실에서 교사들은 AI 튜터 활용을 학생에게 일임하는 ‘위임’ 현상이 나타났다. 교사들은 학습부진 문제를 AI 튜터를 통해 해결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도 활용 주체를 교사가 아닌 학생으로 규정함으로써 ‘활용’이 아닌 ‘사용’ 자체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AI 튜터는 학습보충을 위한 보조도구로서만 기능함으로써 교수 · 학습의 도구가 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많은 교사들은 AI 튜터(코스웨어) 활용을 통해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리교사’라는 새로운 역할이 발생함에 따라 예상치 못한 업무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현실에 많은 교사들은 방향성 없는 AI 활용교육에 대한 저항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교육적 성장을 품은 개별화 맞춤을 위한 AI 활용교육 정책실현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한 AI 활용교육에서 담지(擔持)하고 있는 학습은 디지털의 가능성을 내포하기보다, 인지적 영역에서의 ‘학습보충’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민간기업의 상업적인 AI 학습 플랫폼 중심의 활용교육은 디지털(Digital)의 외피(外皮)를 입었을 뿐 그 내용과 형식은 특정 정보나 지식을 ‘설명’하거나 ‘지시적(order)’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우리 교육이 벗어나고자 했던 파편화된 지식 중심의 교육을 더욱 공고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과연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그리는 미래교육의 이상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갖게 만든다. 따라서 개별맞춤형 교육을 위한 AI 활용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 마련에 있어서 다음의 네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경기도교육연구원의 남미자 연구위원은 해당 연구를 ‘담론이 무성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AI 활용교육이 어떻게 실천되는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AI 활용교육의 현재를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로 높이 평가하였다. 토론자는 해외의 사례를 통해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personalized education)’이라는 현재 AI 활용교육 정책의 전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을 학교교육에 전면적으로 적용하여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된 미국의 ‘알트스쿨(alt school)’을 예로 들면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존하여 설계된 학습이 오히려 기초학력의 저하를 가져왔으며 이것이 오히려 알트스쿨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했다. 결국,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은 언제나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이루어지며, 학생은 동료학생, 교사, 학습환경 등과 같이 자신의 학습을 둘러싼 상황과 맥락에 의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안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기에 AI 활용교육은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연구자의 견해에 적극 동조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제2] 코로나19 시기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 양상과 경험

발표: 정송(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토론: 김나영(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두 번째 발표자인 정송 연구위원은 이 연구가 「서울교원종단연구 2020」1을 바탕으로 수행된 연구임을 밝히며 발표를 시작했다. 신규교사는 교사 양성과정에서 습득한 이론적 지식과 교육실습 경험을 교직입문과 동시에 실제 수업에 적용해야 하는 직무를 수행하게 되며, 급격한 역할 전환으로 인해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교사 시기에 경험하는 환경과 역할 전환은 복잡성을 보이며, 변화된 환경이나 역할에 적응하는 수준이나 형태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여 이 연구는 신규교사들의 교직 적응 양상이 질적으로 서로 다른 집단으로 어떻게 유형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했다. 더불어 개인인 교사가 학교라는 환경에 맞추어 가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으며 교직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FGI를 통해 이들의 경험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향후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을 위한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정책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먼저 이 연구에서는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 유형 탐색을 위해 「서울교원종단연구 2020」 1차년도(2021년도) 조사에서 수집된 초・중등 신규교사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코호트2를 기준으로 교직 경력 2년 미만의 교사가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인 기능적 측면과 교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측면을 적응의 지표로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을 적용했다. 또한, 교직 적응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요인을 교사의 개인 요인과 학교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각 학교급별 하위집단을 분류한 결과, 최종적으로 초등학교는 2개의 하위집단[‘교직 적응 상 집단’(38.4%), ‘교직 적응 하 집단’(61.6%)]이 중· 고등학교에서는 좀 더 세분화된 수준의 4개 집단[‘교직 적응 상(9.1%), 중상(28.1%), 중하(42.0%), 하(20.8%) 집단’]이 도출되었다. 모든 지표에서 수준에 따라 집단 구분이 뚜렷하게 이루어졌으며, 전반적으로 교직 적응의 기능적 측면이 열정 및 사기, 소진이라는 심리적 측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향요인에 대한 검증 결과는 학교급에 따라 다소 상이하였다. 초등의 경우 소속감과 학교 규모, 학교장 리더십 중 책임감이, 중등의 경우 교직선택 동기 중 내재적 동기, 이타적 동기, 외재적 동기와 소속감, 기간제 교사 경험 여부, 학교장 리더십 중 비전 제시가 유의했다. 두 학교급에 공통으로 유의한 변수는 소속감이 유일했다.

다음으로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에 대한 경험 분석을 위해 종단연구의 코호트 기준에 따라 2020년과 2021년에 정규직 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교사를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하여 교직 적응의 경험과 요구 사항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했다.

코로나19 시기의 신규교사가 교직 적응 과정에서의 겪은 어려움과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 등 이 연구의 중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분석 결과 신규교사들이 마주한 적응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첫 번째는 새롭게 맺어지는 다양한 관계에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학생과 학부모와 관계 맺기의 어려움이었다. 세부적으로는 학생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기대와 실망감,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적절한 대처 방법이나 관계의 선을 설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의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친절한 교사와 강단있고, 단호한 교사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적응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신규교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연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원격으로 받은 연수도 실제 업무 수행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규교사들은 이렇게 학교적응에 도움이 될 만한 연수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 점보다 비효율적인 조직과 시스템으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하였다. 예를 들어 모든 학교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지만 학교마다 다르게 작동되는 방식, 매뉴얼(manual)이 부재하여 기존 담당자 등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 등에서 느낀 불편함, 학생과 수업에 집중해서 적응해야 하는 시기인 신규교사에게 어렵거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업무 몰아주기 등의 경험은 대부분이 MZ세대인 신규교사들에게는 비효율적인 조직과 시스템이기에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더욱 적응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학교장 리더십의 양면성과 학교 민주성에서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신규교사들은 위와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관계와 조직의 구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결국 관계와 구조 안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학교의 중간 관리자, 동학년 교사 그리고 관련 담당 전문 교사들이 있었다. 또한, 연차가 비슷한 교사들과 관계를 확장하여 교육과정이나 활동을 구상하는 교원학습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경험을 통해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가기도 했다. 또한 신규교사들은 한편으로는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방식을 많이 취하기도 했다. 대체로 업무들이 매뉴얼화 되어 있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알고 있는 교사가 학교에 없을 때 이들은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방식을 취했으며, 인터넷을 통한 자료 검색이나 유튜브, 콜센터, 단톡방 활용 등 다양한 형태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론 및 시사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언급되었다. 첫째,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 유형은 기능적, 심리적 측면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을 때 수준별로 구분되었으며, 학교급에 따라 유형 분류와 유의한 영향 요인이 달랐다. 즉, 학교급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들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급별 교사의 실증적인 직무수행 분석을 통해 교원 양성단계에서부터 관련된 역량을 키움으로써, 교직 적응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둘째,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에 소속감이 긍정적 영향 요인으로 기능하는 것을 고려할 때, 동료 교사 간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을 활용한 지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최근 ‘MZ 세대’라 분류되는 교사들의 입직과 교원 내 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특징 중 하나로 이전 세대 교사와 비교하여 개인주의 성향은 높고 공동체 의식은 낮은 편이라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신규교사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은 현재 신규교사로 채용되는 세대들이 학교라는 조직에 느끼는 소속감의 개념과 이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장은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 목표를 제시하고,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식의 공유와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함을 언급하였다. 더불어 추후 교직 적응이 교사의 다양한 역할 수행 및 조직 효과성 등에 미치는 영향과 기능적, 심리적 적응지표의 관계성을 밝히는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연구 내용 발표에 대한 토론자로 나선 한국교육개발원 김나영 부연구위원은 이 연구가 초 ·중등학교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연구이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초 · 중등 신규교사들의 교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임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하였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시기적 특성이 교직 적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고려하였을 때 해당 연구 결과를 초・중등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 양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추후 분석 대상을 5년 이하의 신규교사로 확대해 볼 것을 제안하였다. 신규교사의 적응을 위해서는 국가 및 시・도교육청 차원의 정책뿐만 아니라 학교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현재 실시되고 있는 다양한 직무연수가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보다 다양한 변수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통하여 신규교사의 교직 적응을 높일 수 있는 요인에 대한 풍부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제안하였다.

[주제3] 초등학교 보직교사에 대한 교원 인식 분석

발표: 김유리(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토론: 정바울(서울교육대학교 교수)

세 번째 순서로 2023년 현재 수행 중인 초등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한 ‘보직교사’에 대한 연구 수행 과정에서 실시된 인식 조사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이 연구가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현재 교육의 일선 현장에서는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매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해가 갈수록 그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 때문일 것이다. 연구와 관련하여 ‘보직교사 구성의 어려움’과 관련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학교관리자, 보직교사, 일반교사 모두 75% 내외로 구성이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보직교사가 아닌 일반교사 응답자 중 74.6%가 어려움을 말하고 있는 조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교사는 93.9%가, 현재 보직교사인 응답자 중 63.6%가 내년에 보직교사를 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는데,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일선 학교가 처한 보직교사 구성의 어려움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보직교사 필요성’을 묻는 질문과 관련해 일반교사는 69.8%가, 현재 보직교사인 교사는 77.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두 가지 문항의 응답 결과를 종합해 보면, 교사들 대부분이 보직교사 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자신은 보직교사를 할 의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응답 결과는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보직교사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보직교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과중함 등 다른 요인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보직교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조사한 문항의 응답을 통해서 이렇게 보직교사를 기피하는 현상의 원인을 잘 파악해 볼 수 있는데, 일반교사는 ‘업무량 과다(34.4%)’를 가장 힘든 점으로 응답하였으며, 보직교사는 ‘적은 경제적 보상(28.6%)’을 가장 힘든 점으로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 볼 때, 보직교사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보직교사의 업무량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과 경제적인 보상과 관련한 방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련 문항에서 ‘보직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학교 교육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학교 행정 및 교육활동 제반 업무 수행에 있어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복수응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보직교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에 대한 응답 내용과 동일한 결과였다.

결국, 보직교사 제도는 학교 교육활동 수행에 있어서 필요하다는 것이 설문에 응답한 초등학교 교원들 대부분의 응답이었다. 이를 통해 볼 때, 보직교사를 선호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조성과 방안 모색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보직교사를 선호하게 하는 방안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보직수당 인상’, ‘공문 축소 등 업무 간소화’가 문제해결 방안으로 가장 많이 응답되었다. 이는 앞서 말한 보직교사 기피 원인에 대한 응답 내용과 동일하므로 이와 관련한 정책 마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 관련 토론자인 서울교육대학교 정바울 교수는 보직교사와 관련한 인식 조사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은 ‘2024년 보직교사 수행 의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토론자는 연구와 관련한 이와 같은 초등교원 인식 조사 결과는 단순히 보직교사 기피 요인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보직교사를 선호하지 않는 현상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면서, ‘교사들의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인식의 다름’, ‘어느 누구도 리더를 하고 싶어하지 않음’ 등과 같은 보직교사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주제 발표가 모두 끝난 후, 박상현 연구위원이 진행한 참석자와의 소통 시간은 발표 내용과 관련하여 참석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를 중심으로 솔직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참석자 중 첫 번째 발언자는, 보직교사 관련한 초등교원의 인식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연구원임을 밝히며 토론자인 정 교수가 제시한 내용을 의미 깊게 잘 받아들여 연구에 참고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 발언자는 AI 활용교육이 교사의 교수・학습에 도구가 되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발표자의 생각에 적극 공감하며, 현재 관내 중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AI 활용교육이 학교교육이라는 맥락에서 직접 경험되고 성찰되면서 논의되고 진행되는 등 경험과 성찰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말에 적극 동조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세 번째 발언자는 현재 초등학교 교사이자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교육분야의 쟁점과 관련된 연구 내용을 접할 수 있어 매우 기뻤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의미 깊은 자리가 많이 주어져서 관심 있는 관내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며, 시간상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는 서울교육정책의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그동안의 서울교육정책연구 결과물 및 사업 성과 자료를 전시・홍보하는 홍보 부스를 학술대회 기간 내내 운영했다. 특히 29일에는 한국교육학회 학술대회 축사를 위해 참석한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해당 홍보 부스를 방문하여 정책연구 결과물 홍보 상황을 살펴보며 격려했다. 해당 홍보 부스에는 「서울교육정책연구 연구보고서」, 「톺아보는 서울교육」, 「글로벌교육동향 GIL」 등의 서울교육정책연구 관련 연구 결과물이 전시되었고, 서울국제교육포럼, 교육정책포럼 등의 스케치 영상이 상영되었다. 아울러, 디지털전환 시대, 서울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담은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기기와 인공지능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인 뉴쌤 3.0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서울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1.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 교사들의 교직 경력에 따른 특성과 변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돕고, 교원 및 관련 교육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근거 자료를 마련하고자 2021년부터 수집되고 있는 교사 대상 종단연구임.
  2. 「서울교원종단연구 2020」은 교직경력(1, 5, 10, 15, 20, 25년)에 따라 6개 코호트(cohort)를 설정하고 코호트별 특성과 변화를 수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