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024 봄호(254호)

[서울우암초]
“학생과 통하다”
긍정적 행동지원(PBS)과 연결을 통한
어울림, 너와 나 모두의 성장

박하나 명예기자

교육 현장은 여러 학생이 각자의 필요에 적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곳이다. 즉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교육환경에서 모두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라 사회와 가정에서의 문제가 커지면서 다수의 초등학생들이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실 안에서 학생들은 심리·정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아가 수업 방해를 포함한 문제 행동을 표출하고 있다. 학교 안 모든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학교 문화 조성은 이러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소외시키지 않고 모두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이하 PBS)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을 고려해 어려움이 생길 때 학생 개인의 결함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예방적이고 긍정적인 환경을 구성함으로써 모두의 성장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과정이다.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긍정적 행동지원의 적용 단위가 개인에서 학교 전체로 확장된 것으로 학생과 교원의 행동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는 체계적, 긍정적, 예방적 접근을 말한다.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을 잘 실천하고 있는 서울우암초등학교(이하 우암초, 교장 유선미)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보편적 지원] 더불어 행복한 Only one! 우아미1 교육과정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교에서 기대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 차원의 보편적 지원이다. 보편적 지원 체계가 안정적으로 실행될 때 표적 집단 지원 및 개별 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암초는 이러한 보편적 지원 체계를 효과적으로 확립하고 있다. 우암초의 교육 비전은더불어 행복한 Only one!’ 이다. 우암초가 학생 각자에 적합한 보편적 지원을 중시하고 있는 것을 잘 드러낸 교육 비전이다. 전교생이 250여명 남짓 되는 작은 학교이지만 학생들의 긍정 행동을 보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교육과정 속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넣어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우암초의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음과 같은 보편적 지원 체계를 통해 학생들과 어떻게 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아미 교육과정

1.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우암초등학교 자치활동 우아미

2. 놀이와 체험중심 미래교육 SMART 우아미생태전환교육

1)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우암초등학교 자치활동 우아미

학급 임원, 전교 임원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낯선 역할이 아니다. 그러나 우암초에서는 학급 임원, 전교 임원이라는 역할을 찾아볼 수 없다. 학생 모두가 우아미 자치회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 역시 학교 차원에서 실시하는 긍정적 행동지원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대표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과 책임감을 전교생 모두가 느끼고 누구라도 자신의 의견을 활발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1기에서 4기까지 월별로 임기를 바꾸며 학생들이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학급 회의뿐만 아니라 전교 회의에도 참여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각 기수별 대표들은 교장 선생님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소속감과 책임 의식,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다른 학교에 비해 우암초는 학생들이 스스로 이끌어 나가는 학생 자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발간하는 교육 통신을 우암초에서도 발간하고 있다. 특별한 것은 우암초 교육통신의 발간 주체는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수석교사의 지도 아래 「다옴소리」라는 이름으로 분기별로 발간되는 교육 통신은 모든 기사를 학생들이 취재하고 작성하고 있다. 그만큼 기사 내용에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가 많고 학생들 개개인의 소식이 많이 실리기 때문에 「다옴소리」는 학생들이 한 번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이야깃거리로 삼을 만큼 인기가 있다고 한다.

6학년 학생들이 준비해 전교생 모두가 관람하게 되는 6학년 연극도 학생들이 이루어가는 자치활동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암초에 입학해서 졸업하는 학생이라면 연극 무대에 누구나 한 번은 서게 된다. 6학년 학생들 모두 연극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준비한 연극은 교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교생들 앞에서 발표하게 된다. 학생들 스스로 준비한 연극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학교와 교사의 체계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활동이다. 우암초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놀이와 체험중심 미래교육, SMART 우아미생태전환교육

우암초의 보편적 지원은 다양한 생태교육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생태교육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가치를 알게 되는 교육이다. 인간 이외의 것에 대한 관심은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끈다. 우암초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생태교육을 잘 녹여내어 실천하고 있다. 학년별로 텃밭에 구역을 나누어 1년 동안 꾸준히 식물을 기르고 관리함으로써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자연스럽게 생명을 사랑하는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수확한 열매와 채소를 급식 시간에 직접 먹어보는 교육도 하고 있다. 또한 야생화 가꾸기 프로젝트를 통해 전교생이 재배 상자에 계절에 맞추어 식물을 재배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지역 연계 생태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충남 공주 친환경 농업인 연합회와 MOU를 체결하여 학년별로 모 상자에 구역을 나누어 벼를 심고 수확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생태 감수성 함양 및 생명존중의식을 실천하는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별 지원] 교사와 학교가 함께 이뤄낸 학생의 긍정적 변화 

보편적 지원 체계를 운영하는 동시에 보다 직접적이고 집중적인 안내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 3차 예방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학생에게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직접 가르쳐 주어야 할 수도 있고 어떤 학생들에게는 불안, 분노, 우울 등의 감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는지 가르쳐 주어야 할 수도 있다. 우암초에서는 모든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어떤 학생들이 집중적이고 개별 지원을 필요로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살피며 예방 전략과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성 기술 교수 프로그램이나 그림 자료를 활용한 단순화된 과제 제시, 객관적인 학생 관찰과 분석 등이 그 예이다.

어느 반이나 개별 지원이 필요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은 있기 때문에 보편적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개별 지원까지 연결되어야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다. 학교에서 학생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실 환경이며 그 중에서도 교사의 의사결정과 행동의 변화가 문제행동을 완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일상적인 학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일련의 개별 지원 과정을 혼자 수행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교사 간의 협력 및 추가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우암초에서는 인력을 지원하고 대안 교실을 활용하여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교사가 학생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개별 지원이 필요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위해 다른 교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며 개별 지원 필요의 정도에 따라 대안 교실을 만들어 개별 지원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학생의 행동 지원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교사, 보조인력, 학부모 및 영역별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문제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행동 변화를 이끌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점검해 나가고 있다. 실제 우암초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혜정 교사는 이러한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정서행동 위기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모두의 성장을 위한 노력

긍정적 행동지원을 실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모든 학생들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 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2우암초는 이를 위한 노력과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긍정적 행동지원(PBS)을 운영하는 많은 학교를 위해 매년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 ‘PBS 누리집이라는 사이트도 만들어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에 관심이 있는 교사를 위해 자료 검색 및 다운로드, 교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Seoul PBS’라는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이론 교육도 하고 있다. 교육청의 협력 아래 긍정적 행동지원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한 학교 분위기에서 보편적 지원과 개별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긍정적 행동지원은 개별 학교에서 잘 실천될 수 있을 것이다.

  1. 우암초등학교 자치회의 이름으로서 우암 도우미를 일컫는 말.
  2. 박상현(2023), 정서행동 문제 대응방안으로서의 긍정적 행동지원.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