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육2018 가을호 (232호)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

박제훈 오류중학교 교사

1. 우리 교육 생태계의 혁신 바람, 그리고 진로교육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은 교사 중심 또는 단위학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전인교육’1)이라는 체육교과의 고유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업 방식이다. 이 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인성 주제를 신체활동을 통해 이해하고 그 의미를 실천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중학생이 갖춰야 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체육교육의 본질이자 교과 도구인 ‘신체활동’2)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체육수업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의 [표 1]은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의 구성요소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업은 ‘인성함양이 수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란 전제하에 4가지 구성요소를 지닌다.
첫째, 계획성이다. 계획성은 수업을 실행하기 전 준비하는 단계에서 갖춰져야 할 사항으로 반드시 한 학기 또는 1년 간 수업에 대한 교육과정이 계획되어 있어야 한다. 이 수업에서는 ‘수업진행 계획표’가 계획성 있게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둘째, 인성교육에 대한 지속성이다. 이것은 수업이 실행되는 단계에서 갖춰져야 할 사항이다. 이 수업은 신체활동 못지않게 정의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수업이다. 다시 말하자면, 수업이 이루어지는 내내 학생들이 수업과 관련된 인성 주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치 또는 수단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 수업에서는 ‘수업 주제’와 ‘인성 피라미드’가 그 역할을 한다.
셋째, 관계성이다. 이 역시 지속성과 마찬가지로 수업이 실행되는 단계에서 갖춰져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관계성이 영향을 미치는 기간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관계성의 경우, 수업 속에서뿐만 아니라 수업을 떠나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에서 지내는 모든 시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성은 대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이다. 인성주제 중심 체육수업을 통해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관계가 잘 맺어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장치도 필요하다. 이 수업에서는 지속적인 관찰, 상담 그리고 교사가 학생들에게 쓰는 감사의 편지가 그 역할을 한다. 다음은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이다. 이 수업은 거의 모든 활동을 팀으로 수행한다. 팀 수행을 통해 교사는 학생들 간의 바른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지속성을 바탕으로 그 관계가 유지·강화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넷째, 발전성(자기반성·수업반성)이다. 이것은 수업이 끝난 후 점검단계에서 갖춰져야 할 사항이다. 발전성은 교사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신과 자신의 수업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 과정을 통해 더 좋은 교사로 성장할 수 있는 내적 동기를 부여하고,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사에게 외적 동기를 부여한다.
이 수업에서는 수업 노트 작성, 수업 촬영 그리고 매 학기마다 실시하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설문 조사가 그 역할을 한다. 이 수업은 위의 네 가지 구성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만 체육수업을 통한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사항들(수업진행 계획표, 수업 주제, 인성 피라미드, 지속적인 관찰, 상담, 감사의 편지, 팀 활동, 수업노트, 수업촬영, 만족도 설문조사)은 수업을 진행하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 팀워크 수업

이 수업은 올해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1학기 초에 실시한 수업이다. 수업의 명칭은 ‘팀워크’이다.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에서 수업의 명칭은 곧 수업 주제이자 인성 주제가 된다. 그리고 인성 주제는 그 수업이 갖는 가장 핵심적인 수업 목표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팀워크 수업이라고 하면 신체활동을 통해 팀워크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함으로써 팀워크 능력을 길러나가는 것이 수업의 목표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2018학년도 학기 초에 실시한 팀워크 수업의 실천사례를 인성 주제 중심체육수업의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위의 [표 2]와 [표 3]은 팀워크 수업의 수업진행 계획표와 인성 피라미드3)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업은 학기 초에 진행했던 수업으로 굉장히 짧은 차시로 계획되어 있었다. 특히, 학기 초 교우관계가 제대로 형성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상태에서 팀으로 활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심적으로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경기 방식이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게임처럼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뉴스포츠 중 하나인 하노이탑을 신체활동으로 선택했다.
1차시 수업은 교실에서 감상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영상 시청을 통해 팀워크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그 정의를 내림으로써 팀워크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남녀 혼성 4개 팀을 조직했고, 팀원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책상의 위치와 자리를 옮겨 앉도록 했다. 이후 하노이탑에 대해 설명하면서 시범을 보였고, 수업 교구를 가지고 학생들 스스로 경기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특히, 이 수업은 인성 피라미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인성 피라미드가 무엇이며, 어떻게 수업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이루어졌다.

[사진 1] 1차시 수업 활동사진

2차시 수업의 핵심 활동은 하노이탑 1차 기록 측정과 인성 피라미드 쌓기였다.
우선 기록 측정에 앞서 팀워크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수업시간에 실천할 인성 피라미드의 인성 요소를 선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선택한 인성 요소의 실천사항을 숙지하게 함으로써 수업시간 팀워크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실천사항에 대한 실천여부는 수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팀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해당 요소의 스티커를 인성 피라미드에 붙임으로써 인성 피라미드 쌓기가 진행되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업의 목표를 인식하고, 인성 주제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도록 수업을 구조화 하였다.
1차 기록 측정은 4개 팀의 1차 기록을 서로 비교하여 기록이 빠를수록 높은 수행점수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팀 간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다른 팀보다 더 빨리 하노이탑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2] 2차시 수업 활동사진

3차시 수업의 핵심 활동은 하노이탑 2차 기록 측정과 인성 피라미드 쌓기였다. 수업방식은 2차시 수업과 거의 동일했다. 하지만 그 의미가 달랐다. 이 차시는 팀워크 수업의 마지막으로 2차 기록 측정을 통해 팀 간의 경쟁보다 팀원 간의 협동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교육 목표 중 하나였다. 다시 말하자면, 기록 향상의 결과는 다른 팀을 이기겠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팀의 1차 기록을 향상시키려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자기 팀만의 팀워크가 아닌 4개 팀 모두의 팀워크, 즉 그 반 전체의 팀워크를 달성(매직넘버 7)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통해 진정한 팀워크가 무엇인지 그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위의 [표 4]는 팀워크 수업의 수행평가 방식을 나타내고 있다.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의 수행평가는 노력하면 누구나 수행점수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수행평가 방식을 구조화하고 있다.
‘매직넘버 7’은 수업에 참여한 모든 팀이 수행평가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 수업은 10점의 수행평가 점수 중 1차 기록 측정에 4점, 2차 기록 측정에 6점을 배정함으로써 1차 기록보다 2차 기록에 더 많은 수행점수 비중을 두었다. 이는 1차 기록보다 2차 기록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위의 [표 5]와 같이 1차 기록 측정에서 1등을 한 팀은 4점의 수행점수를 받고, 등수에 따라 1점씩 차감되면서 4등을 한 팀은 1점의 수행점수를 받게 된다.
2차 기록 측정은 자기 팀의 1차 기록과 비교하여 얼마나 기록이 향상되었는지 정도를 보고, 가장 기록 향상이 높은 팀에게 6점을 부여하고, 향상 정도에 따라 등수를 정해 1점씩 차감하여 향상 정도가 가장 낮은 팀에게는 3점을 부여하게 된다. 1차 기록이 가장 좋아서 1등을 한 팀은 가장 느렸던 팀에 비해 기록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반면에 1차 기록이 가장 낮았던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록이 향상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와 같은 가정 하에 위의 [표 5]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모든 팀의 수행점수가 7점이 된다. 이것이 바로 ‘매직넘버 7’이다. 다만, 매직넘버 7이 되려면 모든 팀의 기록이 1차 기록보다 조금이라도 향상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팀의 기록이 1차 기록보다 향상되었을 때 4개 팀은 보너스 1점을 받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4개 팀 모두는 8점의 수행점수를 얻게 된다. 이렇게 나온 점수는 10점 만점에서 80%에 해당하는 수행점수를 얻었기 때문에 [표 4]와 같이 수행점수 환산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수행평가 10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최선을 다했을 때 모두가 만점을 받을 수 있단 사실을 알게 함으로써 인성주제 중심 체육수업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학생들에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와 같은 수행평가 방식을 통해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보다 자신 또는 자기 팀에게 초점을 맞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사진 3] 3차시 수업 활동사진

실제로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직넘버 7’을 달성한 반은 6개 반 중에 2개 반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수업의 평가 방식 때문인지 수업 내용과 방식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점점 서먹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특히 남녀 혼성팀으로 수업참여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매직넘버 7’을 달성하지 못한 반의 경우 모든 반에서 재도전이 이루어졌으며, 재도전에 참여하는 팀이 있을 때는 모두가 그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표 6] 팀워크 수업 후 느낀 점

위의 [표 6]은 팀워크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느낀 점을 정리한 내용이다.
학생들은 학기 초 짧은 차시의 수업 계획에도 불구하고 하노이탑이라는 뉴스포츠를 통해 긍정적인 교우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수업 주제와 걸맞는 수업 내용과 수업방식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이 수업이 갖는 수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을 처음 접해봤기 때문에 인성 피라미드 쌓기와 수행평가 방식 그리고 남녀 혼성팀으로 함께 활동하는 것 등에 대해 어색해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의 글은 2018년 3월 16일 금요일 4교시 2학년 6반 체육수업을 마치고 쓴 수업 노트의 기록이다. 도움반 학생 00을 배려하고 함께하려는 인 팀에 대한 기록을 쓴 것이다.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은 중학생들이 체육수업을 통해 바른 인성을 함양하면서 모두가 즐겁게 체육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업 방식이다. 그리고 이 수업을 통해 전인교육이라는 체육과의 목표도 이뤄나가고 싶었다.
학기 초는 학생들 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자 바쁜 시기이다. 또한, 교사와 학생 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 학생들과 함께 한 팀워크 수업은 교사인 나에게 많은 힘을 주었으며,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 간의 긍정적인 관계형성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무엇보다 학기 초 이들과 함께 한 팀워크 수업을 통해 ‘수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1)  체육 교과는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와 실천을 통해 체육과의 역량을 습득함으로써 전인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즉, 신체활동을 통하여 활기차고 건강한 삶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습득함으로써 스스로 미래의 삶을 개척하고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식, 기능, 태도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 11〕p.7)
2) 신체활동은 ‘체육’을 타 교과와 구별 지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체육과에서는 신체활동을 교육의 본질이자 교육의 도구로서 활용한다. (교육부 고시 제2015-74〔별책 11〕p.3)
3) 인성 주제 중심 체육수업에서 인성교육은 2가지 중요한 핵심(조건)이 있다. 첫째, 인성 주제는 단순히 하나의 의미로 존재할 수 없고 의도적으로 가르쳐야지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이 수업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인성 주제를 인식하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수업에서 위의 2가지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인성 피라미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