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연구2023 여름호(251호)

협력종합예술활동을 경험한
서울 중학생에게 나타난
정의적 특성의 변화

민경석 (세종대학교, 교수)

이 원고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정책연구 보고서(서울교육 2023-33)의 요약본임을 밝힌다.

1. 서 론

국가수준 혹은 교육청 단위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성과를 명확히 정의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교교육의 성과는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측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하여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자료 수집과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특별시 중학교에서 현재 시행되는 협력종합예술활동과 같은 공동 예술 활동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협력적 성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의사소통과 정서적 교류가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협력종합예술활동에 대한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제시한 연구에서(한춘희 외, 2021), 뮤지컬, 연극, 영화 세 가지 분야 모두가 ‘이해’, ‘제작’, ‘감상’을 핵심 교육 내용 요소로 포함하며, 주요 기능은 ‘협력하기’, ‘감상하기’, ‘표현하기’ 등 정의적 영역의 행위 동사로 표현된다. 즉, 협력종합예술활동의 교육적 성과는 해당 교육활동이 중점을 두는 정의적 내용 요소와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의적 성과에 대한 경험적 검증을 위해서는 진단·측정 도구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일반교과와 예술교과의 정의적 목표와 이에 대한 측정 방법을 비교하였으며,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책적, 교육적 목적과 정의적 영역의 연관성을 척도 개발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상의 내용적 분석을 기반으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교육적 목적에 부합하는 정의적 영역과 요소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진단도구를 개발 및 제안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2022학년도 2학기에 협력종합예술활동을 시행하는 중학교를 주요 연구대상으로 설정했다. 자료수집을 위한 조사설계로서 연구집단(협력종합예술활동 실시 6개 중학교)과 비교집단(협력종합예술활동 미실시 6개 중학교)을 설정하고 정의적 특성에 대한 사전조사(협력종합예술활동 실시 이전)와 사후조사(협력종합예술활동 실시 이후)를 실시하는 준실험 연구방법을 준용한다. 이에 따라, 교육 효과성 검증을 위하여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차이와 집단 내 사전-사후 비교를 통하여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성과를 검증하였다.

2. 협력종합예술활동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진단지 개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의적 성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진단도구를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교과목표와 정의적 특성, 예술교과의 정의적 성과와 측정에 대한 국내외 문헌 연구, 전문가 협의회 등을 거쳐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의적 성과에 대한 7개 영역을 선정하였다.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진단도구는 영역별 5개 문항, 총 35개 검사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영역별 내적 일관성 신뢰도(Cronbach’s alpha)는 모두 0.90 내외로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 1]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의적 영역과 진단 문항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으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이용하여 7개 영역(예술적 흥미, 예술적 감수성, 창의적 표현, 자신감, 자기주도적 태도, 협력적 인성, 예술의 가치화)에 대한 확인적 요인 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구체적으로, 모형 적합도 지수로서 X²=1932.17 (df=539), RMSEA=0.07 (0.065-0.071), CFI=0.91, TLI=0.90로 나타났다. RMSEA는 0.10 이하이며, CFI와 TLI는 0.90 이상으로 [표 1]에 설정된 7개 요인구조의 적합도 지수는 권장기준(Browne, & Cudeck, 1993; Hu, & Bentler, 1999)을 만족하여 통계적으로 양호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표 2] 확인적 요인 분석모형의 적합도

3. 협력종합예술활동을 경험한 학생의 정의적 성과

1) 연구집단의 사전/사후 변화

협력종합예술활동이 학생의 정의적 특성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사전/사후조사에 모두 참여한 연구집단 학생 254명의 영역별 변화를 분석하여 [표 3]에 제시했다. [표 3]에서 협력적 인성을 제외한 6개 영역에서 사후조사의 평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예술적 흥미 영역의 평균 변화는 0.37로 가장 큰 증가가 있었으며 창의적 표현의 평균 변화는 0.27로 가장 작은 증가가 있었다.

[표 3] 연구집단의 사전/사후 점수 차이 (영역 평균, N=254)

2) 비교집단의 사전/사후 변화

협력종합예술활동을 2023학년도 2학기에 시행하지 않은(추후 시행 예정인) 비교집단에서 사전/사후조사에 참여한 학생 180명의 정의적 특성의 영역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표 4]에 제시했다. 비교집단의 정의적 특성 7개 영역 중 협력적 인성 영역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0.19의 하향 변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비교집단에서 사후와 사전에 정의적 특성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일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표 4] 비교집단의 사전/사후 점수 차이 (영역 평균, N=180)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사전-사후 검사 점수 비교 결과([표 3]과 [표 4])를 종합하면, 협력종합예술활동 이 한 학기라는 단기적 학생 참여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협력종합예술활동을 시행한 연구집단에서만 정의적 특성의 영역별 점수가 높아졌으며, 이는 협력종합예술활동이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을 신장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1
3) 이중차분법에 의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성과

연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한 사전-사후 비교방법은 프로그램 효과뿐만 아니라 시기별 특성에 의한 영향을 포함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비교집단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교육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통계적 분석방법으로 이중차분법(difference in difference method: DID) 모형이 적용되었다. 이중차분법은 특정 집단에만 정책 및 프로그램의 변화가 적용되고(연구집단), 다른 집단에는 적용되지 않았을 때(비교집단) 순수효과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통계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Khandker et al., 2009; Wooldridge, 2015).

구체적으로, 순수한 처치효과(협력종합예술활동의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집단의 시기 간 차이(사전-사후)에서 비교집단의 시기 간 차이(사전-사후)를 차분했다. 기술통계치로서 산출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순수효과는 영역별로 예술적 흥미 0.37, 예술적 감수성 0.42, 창의적 표현 0.29, 자신감 0.26, 자기주도적 태도 0.41, 협력적 인성 0.26, 예술의 가치화 0.34로 나타났다([표 5] 참조).2 이러한 수치는 사전-사후 단순비교의 결과와 유사하며([표 3]과 [표 4]), 다시 한번, 협력종합예술활동이 정의적 영역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표 5] 협력종합예술활동의 효과성(이중차분모형, N=434)

4. 협력종합예술활동의 정의적 성과에 대한 논의

협력종합예술활동 실시 여부에 따른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사전조사와 사후조사를 비교한 이 연구의 결과에 기반한 협력종합예술활동의 효과로서 [표 1]에 제시된 정의적 영역과 문항으로 측정된 성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협력종합예술활동은 예술적 흥미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예술적 흥미 영역은 7개 영역 중에서 연구집단의 사전-사후의 증가폭이 가장 컸던 반면 비교집단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즉, 협력종합예술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뮤지컬, 연극, 영화 등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되고, 예술 활동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으며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의지와 기대감이 향상되었다. 다시 말해서, 예술 행위자로서의 역할 수행은 내적 동기를 유발하여 예술적 흥미를 갖게 하는 중요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협력종합예술활동은 예술적 감수성을 발달시킨다. 예술적 자극은 감각을 섬세하게 만들며, 예술의 아름다움에 주의를 기울이고 느끼며 감정을 교류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정서적 기반이 된다. 또한, 협력종합예술활동이 학생들의 감수성에 긍정적 변화를 주고, 예술 작품에 감동하거나, 연주가와 배우의 감정표현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예술 작품의 표현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는 예술적 민감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셋째, 협력종합예술활동은 학생들의 창의적 표현에 긍정적 변화를 준다. 창의적 표현 영역은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사전-사후검사의 결과에서 모두 평균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비교집단과는 달리 연구집단에서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즉,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창의적 표현능력이 낮다고 인식하는 편이었지만, 정규 예술 교과목만을 이수한 학생들보다 협력종합예술활동에 공동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창의적 표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협력종합예술활동을 통해 예술의 형태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게 되고 무대공연이나 영상 제작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는 행위에 대한 변화가 두드러졌다.

넷째, 협력종합예술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자신감이 높아졌다. 예술 활동은 연습이 필요하며, 협력종합예술활동은 반복적인 연습이 집약된 예술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연습을 거쳐야 예술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얻게 되고, 또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이 협력종합예술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원동력이다. 이 연구에서 협력종합예술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자신감이 상승된 결과를 보여주었듯이, 예술활동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연습하여 성취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다섯째, 협력종합예술활동으로 자기주도적 태도가 향상되었다. 학생 스스로가 이야기를 만들고 감독과 연출가로 진행 과정을 계획하며 학생이 중심이 되는 예술 프로젝트가 협력종합예술활동의 기본 방향이다. 즉, 협력종합예술활동은 자기주도적 태도가 요구되는 활동인 것이다. 협력종합예술활동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태도 영역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는데, 특히 예술 활동 과정이나 활동 후에 목표 달성 정도를 스스로 성찰하는 태도의 상승 폭이 컸던 반면, 새로운 과제에 대해 도전적인 자세로 임하는 태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를 보였다.

여섯째, 협력종합예술활동을 통한 협력적 인성 함양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공동체의 구성원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협력은 중요한 덕목이다. 학급이라는 작은 공동체 단위에서 경험해 본 협력은 삶과 인성 함양을 위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사전-사후검사의 모든 결과에서 협력적 인성 영역의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학생들은 대부분 모둠활동에서 서로 협력하고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며 책임감과 노력하는 자세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정의적 영역의 결과에 대별되게 협력적 인성의 효과는 연구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사전조사에 비하여 사후조사의 증가 폭이 다른 영역에 비해 작은 원인으로는 협력의 효과가 최고조에 다다르는 발표회 전에 사후검사가 진행된 사례를 포함하여 구성원 간의 협력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 간의 협력관계를 수시로 파악하고 관찰하며 지원해주는 교사 역할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일곱째, 협력종합예술활동은 예술의 가치화에 영향을 준다. 예술의 가치화는 예술 작품과 예술 활동의 가치를 인식하고 학교생활이나 삶 속에서 내면화된 예술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는 협력종합예술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앞으로도 예술 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라는 인식의 변화가 가장 컸다. 협력종합예술활동의 결과는 그들의 삶에서 지속적인 예술 활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 지면 제한으로 생략된 내용으로서, 연구집단과 비교집단의 동등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두 집단의 영역별 사전점수를 비교하였으며, 7개 영역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집단 간 평균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2. 이중차분모형의 차이값(회귀계수)에 대한 통계적 검증에서 모두 .01 유의수준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