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운영사례Vol.228.가을호

건강한 학교참여 문화를 만들어가는 강명초등학교 학부모회

|전은영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전체 아이를 위한 일이 맞지요? 소외되는 아이가 없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봅시다. 학부모 연수를 전체에 공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참여도를 높입시다.”
학부모회 회의 전경이다. 어느새 우리는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를 보는 관점에 익숙해졌고, 여러 학부모와 함께 가야 함에 깊이 동의하고 있다.

1. 우리 교육의 든든한 동반자로 바로서기

가. 학부모가 주인이 되는 학부모회

학교가 개교한 첫해에는 학부모회가 운영되지 않았고, 학교와 학부모 모두 공식적인 소통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2년차에 학부모회를 만들게 되었다. 2012년 학부모회를 구성할 당시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에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걷어내고 건강하고 건전한 참여가 될 수 있도록 큰 방향성을 정립하고 활동하였다. 이는 학부모가 주최하는 사업선정이나 운영방안을 논의할 때 막연함을 덜고, 무분별한 프로그램들에서 가지치기를 하며 흔들림 없이 활동을 해 나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었다. 학부모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단계에서부터 학부모가 주체가 되어 이끌어 갔고, 학교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모든 참여는 자발성에 기초하였다.

▣ 강명초등학교의 학부모가 추구하는 학부모상
•어린이의 삶을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학부모
•내 아이를 우리 아이로 키우는 학부모
•더불어 함께 사는 학부모
▣강명초등학교 학부모회의 역할
•학부모가 학교 교육 정책에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학부모의 역량 강화 및 학부모 프로그램 전달
•학부모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통로 역할

나. 자발성에 기초한 학부모회 구성과 운영

학부모회가 학부모들의 진정한 대의체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학부모회 조직구성, 임원선출, 사업 계획 및 진행 등 모든 과정들이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에 근거해야 한다. 학부모 대의원회는 학생의 역할과는 무관하게 학급, 학년 모임에서 자발적으로 선출한다. 학부모회장 역시 전체 학부모 공지 후 지원자로 진행하며, 학부모 총회에서의 임원과 학년 대표 선출도 학교나 교사의 주도가 아닌 학부모가 주체가 되어 운영한다. 이런 자발적인 참여의 시작이 바로 어떤 사업을, 어떤 취지를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과정 속에서 학부모가 주인이 되는 활기찬 운영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학부모회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도움 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학부모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함과 동시에 학교교육 3주체로서의 역할, 즉 교육소비자를 넘어선 학교교육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건전한 학교 참여를 고민한다.

 

2. 주체적이고 활력 있는 학부모회 활동

가. 학부모회 회의 체계

학부모 다모임과 온라인 소통 방법으로 대다수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년 회의와 임원회의를 거쳐 수렴된 의견들은 학부모회와 학교에 즉각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학교 홈페이지와 학부모 대화방 공간에 게시한다.

나. 분과운영 사례

소수 학부모에게 편중되지 않기 위해 분과로 나누어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분과를 선택하기도 하고, 유대가 좋은 동학년별로 분과의 역할을 맡아 운영하기도 한다. 분과장이 임원회의에서 서로 간의 활동을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고, 사업 후엔 평가회를 실시하여 다음 해 분과에게 인수인계하는 방식으로 발전 있는 다음을 기약한다. 학부모회사업 진행시 학교와 전체 학부모에게 홍보, 공유하면서 소외되는 학부모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을학기에 진행하는 책잔치에서는 학부모가 교실로 찾아가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교장실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다정함을 나누기도 한다. 교장실 회의 테이블이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따뜻한 공간이 되어주는 것이다.

[교실로 찾아가는 책아빠, 책엄마], [그림자극 공연], [발도르프 인형극] 등은 교사회와 희망학급, 일정 등을 협의한 후 학급 단위로 진행하고, 안뜰에서는 원화전시, 책나눔, 그리기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아이들이 경직되지 않고 책과 친해지도록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어른에 대한 신뢰를 위한 숨은 뜻이 들어있기도 하다. 그림자극과 자극을 줄인 정적인 인형극 공연은 화려한 볼거리에 길들어져가는 아이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보는 경험이었다. 대본, 그림 등을 손수 제작하여 준비 과정 중에 많은 소통이 이루어졌다.

다. 학부모 동아리

학부모 동아리 운영은 학부모 자아성장과 성취감에 깊은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어떤 일에 매진하면서 보이는 부모의 삶에 대한 태도로 자녀에게 큰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꾸준한 동아리 운영으로 얻어진 전문성은 자아성장에만 그치지 않고 학교 교육활동에 질적인 깊이와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재능을 기부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따뜻함도 나누고 있다. 학교 학부모 중심으로 형성된 동아리는 학교 공간을 이용하고 외부 프로그램과는 차별성을 두고 운영하도록 하며 동아리 개설시 정체성을 정립한다. 신학기에 신입회원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재 인문학, 비폭력대화, 놀이, 바이올린, 인형극 등 12개 동아리가 운영 중이다.

라. 아버지모임

자녀의 성장에 아버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자녀의 발달이나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어 간혹 아버지가 표현하는 관심이 자녀에겐 맥을 끊는 간섭으로 와 닿기도 한다. 아버지 모임은 다양한 직업군이 모이는 장점과 활동력 으로 지역 연대를 통해 마을로 확장되기도 하였다.
여름방학을 이용한 캠프, 주말을 이용한 텃밭운영, 김장 나누기, 생태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운영하는데, 아이와 엄마가 동반하여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이 많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마을의 개념을 일깨우며, 아이들에게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한 삶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3. 소통을 위하여

가. 학부모가 주관하는 간담회

선생님과의 토론 시간이 어렵다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서로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회의를 거쳐 학부모가 작성한 의제를 선생님께 전달하고, 동료 선생님과 함께 의견을 나누어 관점을 정리하여 간담회에 임하게 된다. 의제 작성을 위한 학부모들과의 토론, 고민이 곧 공부가 된다. 그래서 간담회는 준비하는 과정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여름학기 중 학년 상황에 맞게 학급 혹은 학년 간담회로 진행한다.

나. 학생·교사·학부모 “3주체 생활협약”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건강하고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구성원들의 심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주체별 약속을 정하였다.

다. 마을과 연계한 방과후 마을학교

교육에 관심 있는 마을 주민, 작은 도서관과 연계하여 방과후에 아이들의 활동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